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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의 자전거 세상(1)
2024년 05월 20일 (월) 15:36:41 이현진 목사 webmaster@ame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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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진 목사(살렘교회 담임)

 

처음 타기 시작한 것은 어린 시절이지만 운동과 취미로 시작한 것은 십오 년 전 쯤이다. 나는 이제 소위 '자덕'(‘자전거 덕후’의 준말로 자전거 마니아를 일컫는 표현이다)이 되었다. 나는 목사이며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다. '목사'라는 말에는 전문적인 의미에서 하나의 직업을 넘어 신학을 전공한 신학자라는 의미도 담겨 있다.
 

신학이 무엇인가? 흔히 하나님에 대한 학문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뜻도 있다. 신학이란 ‘하나님의 눈으로 만사를 보는 것’이다. 참 마음에 드는 해석이다.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의 마음을 품은 사람이다. 그래서 세상의 모든 것을 하나님의 시각으로 볼 수 있는 안목을 키워간다.
 

내가 자전거를 새롭게 타기 시작할 때 처음에는 자전거의 세계만 크게 보였다. 어릴 적엔 동네 자전거를 타며 아주 작은 세계를 보았다면, 십오륙 년 전부터는 로드 사이클이 있음을 보았고, 유럽의 유수한 사이클 대회들을 보면서는 자전거의 세계가 얼마나 큰지를 보게 되었다. 그래서 자전거의 매력에 빠져 장비들을 마련하는 데 몰두했고, 내가 사는 지역을 넘어 국토 종주와 4대 강, 그랜드슬램(2012년에 국토교통부에서 시행한 인증제를 말한다.)까지 마치고도 모자라 설악산, 지리산 등 전국의 높다는 명산을 넘어 다니며 사이클링을 즐겼다.
 

하지만 본래 내 전공은 신학이 아니던가! 자전거를 탈 때마다 신학적 생각들이 솟아오르는 거다. 사이클링을 하나님의 시각으로 보기 시작한 것이다. 자전거와 신학을 엮을 때 먼저 떠오르는 생각은 사이클링이 신앙의 여정을 닮았다는 것이다. 우리가 평소 자전거를 대할 때는 그저 바람이나 쏘이고 짐이나 운반하는 수단 정도다. 하지만 요즘 자전거는 이와는 다른 양상을 띤다. 자전거를 가지고 엄청난 여행을 시작한 것이다.
 

유럽은 자전거의 원산지답게 유서 깊은 사이클 대회가 많다. 대표적인 것이 '뚜르 드 프랑스'(1903년 프랑스에서 시작된 유서 깊은 사이클 대회다. 우리나라에는 뚜르 드 코리아가 있다)이다. 자그마치 3주 동안 3,500km를 달리는 경기다. 알프스를 넘어 달린다. 그런데 제목을 ‘뚜르’, 즉 ‘여행’이라고 한다. 선수들은 지옥 같은 경주를 펼친다. 이것을 생중계하는 데 보는 이들은 스포츠를 즐김과 동시에 프랑스 전국의 명소를 보는 즐거움도 누린다. 그야말로 뚜르 드 프랑스는 그 어느 스포츠에서도 보기 힘든 대장정의 여행이다. 근자에는 자전거 경기에 ‘랜도너스’라는 장르가 생겼다. 자전거 모험을 즐기는 사람들을 위한 것인데 기본이 200km를 정한 시간에 마치는 것이다. 기본이 그렇고 500, 600, 1,000km 이상을 정한 시간에 마쳐야 한다. ‘이런 정신 나간 짓을 누가하랴’ 하겠지만 수 많은 사람들이 도전한다. 자전거로 떠나는 여행은 즐거움과 고통이 함께 담겨 있다. 그리고 이것은 오롯이 우리들의 신앙 여정과 닮았다.
 

여행 길의 특징은 생각하는 것이다. 무심히 지나치던 사물이 눈에 들어올 때 생각하게 된다. 나는 자전거로 낙동강을 지나면서 장엄한 일몰이 드리워질 때, 자전거를 세우고 넘어가는 태양과 붉은 노을 앞에서 넋을 잃고 바라보는 라이더들을 숫하게 보았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누릴 수 있는 행복이다. 자전거는 걷는 것보다는 빨라 더 멀리 갈 수 있으면서도, 자동차보다는 느려 작은 풍경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5월에는 찔레꽃 향기가 천지에 진동하는데 온 천지에 향수를 얼마나 뿌려야 이런 일이 가능할까를 생각하며 감탄한다. 늦가을 강변에는 누런 억새 풀에 더욱 도드라지는 강물의 푸른색이 눈앞에 펼쳐지고 시골 길을 달릴 때는 짙은 들깨 향이 퍼져온다. 이런 모든 아름답고 행복한 여행이 얼마나 삶을 풍성하게 만드는지 모른다.
 

그러나 이 길은 또한 고통의 길이기도 하다. 자전거는 간만큼 되돌아와야 한다. 힘들어도 자전거를 내팽개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만신창이가 되어 끌고 가는 한이 있더라도 끝까지 가야만 한다. 자전거 여행은 비가 오면 다 맞아야 한다. 바람은 아예 처음부터 동반자다. 펑크가 나기도 하고 넘어져 살갗이 까지기도 한다. 그 긴 여정에 음식 사 먹을 곳 하나 만나지 못 해 ‘개고생’도 한다. 이런 양면성에서 자전거 여행은 우리 신앙 여정을 닮아 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출애굽하여 광야로 나왔을 때 사정없이 불평을 쏟아냈다. 만약 이들이 신앙은 하나의 여정이며 순례길이라는 것을 마음에 새겼다면 불평과 원망만 하지는 않았으리라. 오히려 그 여정에서 만나는 모든 것을 하나의 훈련으로 삼으며 소화해 냈을 것이다. 신명기에는 광야 길 이스라엘 백성들의 신앙 여정의 의미를 이렇게 소개한다.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이 사십 년 동안에 네게 광야 길을 걷게 하신 것을 기억하라. 이는 너를 낮추시며 너를 시험하사 네 마음이 어떠한지 그 명령을 지키는지 지키지 않는지 알려 하심이라. 너를 낮추시며 너를 주리게 하시며 또 너도 알지 못하며 네 조상들도 알지 못하던 만나를 네게 먹이신 것은 사람이 떡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요 여호와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사는 줄을 네가 알게 하려 하심이니라. 이 사십 년 동안에 네 의복이 해어지지 아니하였고 네 발이 부르트지 아니하였느니라. 너는 사람이 그 아들을 징계함 같이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를 징계하시는 줄 마음에 생각하고 네 하나님 여호와의 명령을 지켜 그의 길을 따라가며 그를 경외할지니라. (신 8:2∼6)
 

하나님은 광야의 여정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반드시 알게 되기를 바라는 그 무엇인가를 여기에서 이렇게 밝혀 놓으셨다. 이것이 광야 길의 의미이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거친 광야를 지나면서 하나님의 눈으로 만사를 보는 안목을 키우도록 하셨다.

 
   
이현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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