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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심 따를 때 참된 내가 된다
2003년 04월 16일 (수) 00:00:00 교회와신앙 webmaster@amennews.com

<소명> 중에서
오스기니스 지음. 홍병룡 옮김
IVP 펴냄

어시스트 최은실/ 가나안교회 장경덕 목사 사모


 
“나는 누구인가? 나는 정말 다른 이들이 말하는 그런 존재인가? 아니면 나는 나 자신이 아는 그런 존재일 뿐인가? 오늘은 이 사람이고 내일은 저 사람인가? 나는 동시에 둘 다인가? 내 속에 여전히 살아있는 패잔병 같은 그 무엇인가? 내가 누구든지, 오 하나님 당신은 아나이다. 내가 당신 것인 줄을.”

위의 시는 디트리히 본 회퍼가 생애의 마지막 순간에 베를린 감옥에서 쓴 시이다. 우리 자신에 대해서는 확신할 수 없지만 하나님에 대해서 갖는 확신을 감동적으로 묘사한 부분이다. 우리는 그리스도께 응답하고 그분의 부르심을 좇을 때에만 진정한 자아가 되고 자신의 본연의 모습을 갖게 된다.

우리는 인생을 숙명론적으로 보고 사전에 결정된 것으로 여기는 ‘체질화된 존재’가 아니다. ‘부름 받은 자’들이다.

우리는 간절하게 추구하는 모든 것을 얻기 위해 소위 ‘전문가들’의 도움을 요청하지만, 결국에는 새로운 형태의 속박만 초래하고 우리는 값비싼 대가를 지불하게 된다. 또 현실은 세상에 있는 모든 의지를 동원하더라도 우리가 되고 싶어하는 것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상기시켜준다. 의지력의 문제와 관련시키자면, 의지는 흔하지만 능력은 드물다고 말할 수 있다. 진정한 정체성은 스스로 건설하기보다는 항상 사회적으로 부여받은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스스로 방법을 고안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요컨대, ‘용기내기’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우리는 모두 ‘속박되어’ 있다. 수많은 세력들이 우리를 형성시키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부름받은 존재는 자유와 미래를 강조한다. 우리를 부르시는 분은 우리를 개개인으로 보고 우리에게 개별적으로 말한다. 즉, 우리를 독특하고, 특별하며, 고귀하고, 중요한, 아울러 자유로이 반응하는 존재로 대한다. 우리를 부르시는 분은 무한하고 인격적인 존재로서, 우리에게 인격적으로 다가올 뿐 아니라 그 자체로 인격인 존재다. 하나님은 “내가 너를 지명하여 불렀나니(사 43:1)”라고 말씀하셨다.

인간됨은 하나님의 부르심에 대한 반응이다. 이것은 당신의 인생 대본을 스스로 쓰라는 권면보다 훨씬 더 심오한 것이다. 소명에 응답하는 데에는 용기가 필요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순전히 자율적인 존재인 것은 아니다. 그 도전에 반응하는 것이 우리 손에만 달려 있지는 않다. 우리는 혼자 힘으로 일어설 수 없으며 그럴 필요도 없다. 소명에 응답하는 것은 그 도전을 향해 일어서는 것을 의미하지만 그것은 대화를 통해 함께 하는 것이다. 그리고 부르시는 분과 부름 받은 자의 친밀한 관계 속에서 반응하는 것이다.

우리는 그 분의 소명을 좇음으로써 창조 때 계획되어 있었던 ‘체질화된 존재’가 된다. 또한 우리는 앞으로 우리가 될 존재, 그것도 부름 받은 백성으로서 재창조될 때에만 될 수 있는 것이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은 단지 어린 시절의 경험으로 ‘되돌아가서’ 거기에 훗날 나의 운명이 어떻게 암시되고 나타나는지를 살피는 문제가 아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맞는 자리를 찾아주시는 것이 아니라, 그 분이 선택한 자리에 맞게 우리를 창조하시고 우리의 재능을 만드신 것이다. 하나님은 우리가 ‘본연의 자아가 되도록’ 부르시고 ‘우리의 존재에 걸 맞는 일을 하도록’ 부르신다. 그러나 우리는 하나님의 소명을 따를 때에만 진정 ‘본연의 모습’이 되고, ‘우리 존재에 걸 맞는 일’을 할 수 있다. 그러므로 ‘타인을 위한 우리의 것’인 재능은 이기심이 아니라 섬김, 곧 완전한 자유이다.

성경적 이해에 따르면 재능은 결코 우리의 것이 아니며 우리 자신의 유익을 위한 것도 아니다.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은 하나도 예외없이 우리에게 주어진 것이다. 우리의 재능은 궁극적으로 하나님의 것이며 우리는 ‘청지기’일 뿐이다. 즉, 우리는 우리의 소유가 아닌 것을 신중하게 관리할 책임을 부여받은 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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