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똥 자연학교(http://puppypoo.or.kr)에 처음 들어서자 눈에 보이는 장면은 정신 없이 뛰어 놀고 있는 아이들이다. 하나같이 옷에는 흙을 묻히고 있고, 심지어 몇몇 아이들은 맨발로 뛰어다닌다.

아이들이 직접 강아지똥 학교의 구석구석을 안내했다. 아름답게 꾸며진 화단과 그 주위에 있는 어린이들의 조각작품, 나무로 직접 만든 시소를 비롯한 여러 놀이 기구들, 개와 닭, 오리새끼를 키우는 농장, 기악연주를 하는 난타방, 그리기와 만들기 수업을 하는 아뜰리에 등 아이들을 위한 놀이천국이다.

열심히 놀고 있는 아이들에게 오후 스케줄을 물어보니 “공부는 안 한다”고 한다. 그냥 매일매일 논다고 한다. 아이들은 수업조차 놀이로 생각하고 있다.

사실 강아지똥 학교의 수업은 놀이와 다를 게 전혀 없다. 일과표에도 놀이와 수업이 구분돼 있지 않다. 오전시간에는 매일 두시간씩 주변 산과 들로 자연학습을 간다. 자연 속에 있는 수많은 소재를 통해 자연의 포용성을 배우는 것이다. 기자가 찾아간 날 오전에는 인근 야산에서 진달래를 따왔다. 오후에 ‘화전붙이기’ 시간이 있기 때문이다.

천안시 불당동에 있는 강아지똥 자연학교는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한 대안학교다. 원장인 하종중 집사(광야교회)는 취학 전 아동을 대상으로 한 기독교 대안학교를 만들기 위해 2000년 3월 천안시 쌍용동에서 처음 강아지똥 학교를 열었다. 철저한 아동중심, 아이들의 욕구에 따른 수업으로 프로그램을 짠다. 더불어 자연 속에서 창조주 하나님의 섭리를 일깨워주려고 노력한다.

현재 강아지똥 자연학교는 선생님 다섯 분과 영양교사, 그리고 원장인 하 집사 내외가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 취학 전 아이들을 주 대상으로 하고 있어 어린이집 형태다. 현재 3개 반, 36명의 아이들이 다니고 있다.

강아지똥 학교는 반 이름부터가 특이하다. 6~7세의 띠용방, 5세 탱자방, 그리고 3세 어린이들은 까꿍방. 6~7세 어린이들은 반 이름을 비롯해서 학교규칙까지도 연초에 스스로 정했다. 띠용방은 기발한 아이디어가 순간적으로 떠올랐을 때를 일컫는 말이라고 한다.

모든 교사가 크리스천이므로 고정된 예배시간은 없지만, 식사기도를 비롯해 모든 교육이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특이한 점은 강아지똥 학교에는 아이들 대상 컴퓨터가 없다는 것이다. 컴퓨터를 통한 정보교육은 필요하지만 아이들은 게임에 더 중독되고 어쩔수 없이 통제가 따르기 때문이다. 컴퓨터 교육 및 기타 여러 매체교육이 필요할 때에는 인근 도서관을 이용한다.
 
하 원장은 눈높이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아이는 완전한 인격체입니다. 모든 잠재력을 가진 존재죠.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욕구에 맞는 학습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컴퓨터실 대신에 흙을 가지고 노는 물레가 있는 공방을 우선적으로 만들 계획이다. 또 손을 이용한 분해 및 해체 전문가인 아이들을 위해 고물상도 만들 예정이다. 최초로 고물상 있는 어린이집이 곧 탄생할 것 같다.
 
자연 속에서 늘 즐겁게 사는 아이들에 비해 원장 내외는 나름대로 고민이 많다. 우선 교사 구하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하 원장은 “주입식 분절수업이 아닌 아동중심 교육의 마인드가 있는 교사를 찾기가 힘들다”며 “삶 속에서 기독교 복음을 주입시킬 수 있는 교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하 집사는 “외형은 일반 어린이집과 다를 게 없지만 잠재적으로 교회학교의 기능을 하고 있다”며 강아지똥 자연학교가 앞으로의 교회학교의 대안이라고 한다. 복음의 영향력이 큰 취학 전 아이들에게 가정과 교회의 역할을 동시에 제공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