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홍 , 신천지
전체기사 | 상담제보 | 후원신청 | 배너달기
> 뉴스 > 문화 | 감동이 있는 한대목
       
꽃피운 ‘예수 십자갗의 나무
2002년 11월 27일 (수) 00:00:00 장경애 jka9075@empal.com

<나의 질긴 외로움을 만지시는 이>중에서
김진 지음 · 엔크리스토  펴냄

나는 볼품없는 나무로 자랐습니다. 옆 친구들이 아름드리 나무로 커가는 것과  달리 나는 그저 평범한 나무였지요. 줄기가 크고 멋지지도 않았고, 향긋한 꽃이나 맛있는 열매도 없었습니다. 그래도 지난 세월은 따뜻한 햇빛과 신선한 바람, 그리고 촉촉한 비를 만나는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우리가 헤어지던 날, 그러니까 이제 자랄 만큼 자라 또 다른 모습으로 변해가기 위해 쓰러지던 날, 오히려 우리는 신이 났습니다. 내 옆 친구들은 ‘드디어 거룩한 성전을 위해 쓰이게 될 것이고 그 옛날 바벨론 백향목이 부럽지 않다’고 야단스러워했지요. 시간이 흘러 다듬어진 모습에 스스로 기뻐하며 ‘이만하면 하나님의 성전 문 한 귀퉁이에 사용될 수 있지 않을까?’ 은근히 기대하기도 했지요.

이제 내 몸도 단단하게 말라가고 있던 어느 날, 그 날 따라 목수는 숨찬 모습으로 나를 붙들더니만 두 동강을 내서 끈으로 이리저리 묶고 또 못질을 해대기 시작했습니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어떻게 된 영문인지 몰랐지요. 목수가 손을 털고 냉수를 들이킬 때 나는 비로소 내가 십자가 사형틀이 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았지요. 아… 그 때의 절망이란… 성전에 쓰이지는 못해도 어느 집 들보 하나쯤은 될 줄 알았는데, 고통스럽게 죽어 가는 사람들을 매어 다는 사형틀이 되어야 하다니… 이런 생각도 잠시, 나는 허둥지둥 어디론가 옮겨졌고, 정신을 차렸을 땐 내 귀에는 나를 메고 가는 이의 힘겨운 숨소리와 군중들의 웅성거림이 메아리쳤습니다.

나를 메고 가는 사람이 누군지 알지도 못한 채 나는 ‘해골 언덕’으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나를 등에 짊어진 이가 쓰러지고 구레네 출신의 시몬이라는 사람이 대신 나를 짊어지려 할 때였습니다. 나는 ‘그’의 눈빛을 보았습니다. 미세한 떨림도 없는 깊은 응시, 사람들의 비난에도 동요하지 않는 영혼을 보았습니다. ‘이런 사람이 십자가에 달릴 흉악한 죄수라니…’ 믿어지지 않았습니다. 길가에서 웅성거리는 사람들은 그를 예수라고 불렀습니다.

내가 누운 언덕은 한낮인데도 하늘빛은 없어 스산한 기운이 맴돌았습니다. 그의 벌거벗은 몸이 천천히 내 위에 뉘어졌을 때 표현할 수 없는 느낌으로 잠시 전율했지요. 그리고 이어지는 못질 소리, 꽝! 꽝! 꽝! 그의 살을 뚫고 내 살로 저며든 아픔, 그 아픔이 나의 아픔으로 전해왔습니다. 세 귀퉁이 대못으로 연결된 그와 내가 언덕 위에 세워졌을 때 계속 흐르던 물과 피… 사람들의 비아냥과 여인들의 동정어린 눈물과 흐느낌을 보며 나는 이 낯선 사람의 삶의 무게를 느꼈습니다.

몇 시간 동안 매달린 채 오랜 침묵 사이사이 피를 토하듯한 절규는 나를 떨게 했습니다. 그러던 그가 끝내 “아버지, 제 영혼을 아버지 손에 맡깁니다!”라고 애절히 말하며 고개를 떨구었습니다. 바로 그때 놀랍게도 하나의 꽃이 피어올랐습니다. 붉은 핏빛 뚝뚝 떨어지는 사랑의 꽃이었습니다. 이 마른 골짜기를 온통 적시고도 남을 생명의 꽃이었습니다. 아! 그 꽃이 나같이 죽은 나무, 십자가 위에서 피어나다니… 그것은 말할 수 없는 신비요, 은총이었습니다.

난 생애 처음으로 꽃을 피운 나무가 되었습니다. 이제 비록 죽음의 골짜기에 이대로 서 있어도 나에게 기댄 이들을 이 꽃의 향기로 품겠습니다. 다시 태어난 나, 사랑의 십자가로 뿌리내리겠습니다.
예루살렘 성전으로 갔을 나의 친구들은 아마 이 기쁨을 모를 것입니다.

어시스트 장경애/ 빛과소금교회 최삼경 목사 사모

장경애의 다른기사 보기  
ⓒ 교회와신앙(http://www.amen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최근 많이 본 기사
국가기관에 제소하면 면직 출교,
통합, 에스라하우스(노우호) ‘이
신천지(이만희) 온라인 세미나,
이명범, 사과문 발표 이단 해지
통합, 인터콥(최바울) ‘참여자제
전광훈 이단 규정 없어, 교단의
이만희 교주, 감염병예방법 위반
   <교회와신앙>소개걸어온길만드는 사람들광고안내후원안내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제호 : 교회와신앙  /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아01814  /  등록일자 2011년 10월 28일 / 발행일 2011년 10월 28일
이용약관 / 발행인 : 장경덕 /  편집인 : 최삼경  /  청소년보호책임자 : 양봉식
서울 종로구 대학로 19, 303호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  /  Tel 02-747-1117 Fax 02-747-7590
E-mail : webmaster@amennews.com
Copyright 2005 교회와신앙.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ame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