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고스 직원들은 인근 직장인들과 함께 매주 수요일 정오에 예배를 드린다

기독 변호사 27명이 뛰고 있다. ‘법무법인 로고스’(공동대표 양인평, 전용태, 김승규)라는 표방된 이름 아래 이들이 교회 보호와 복음 전파를 위해 활동하고 있는 것이다. ‘법’이라고 하면 흔히 두렵고 딱딱한 분위기를 느끼게 되는데, 로고스 변호사들은 이것을 ‘기독 정신’으로 녹이겠다고 하는 것이다. 이들은 의뢰된 소송 사건을 교회 사건과 일반 사건 등 크게 두 가지로 나눈다. 교회 사건을 통해 정통 교회를 보호하고, 일반 사건을 통해 의뢰인에게 복음을 전하는 등 기독 정신을 바탕으로 한 최상의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로고스’는 교회 사건, 특히 이단 단체와의 소송 사건에 더욱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교회의 권위와 명예가 달려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통일교, 무료성경신학원 등 다수의 이단 문제 사건을 다루어왔다. 변호사 전체가 기독인이기 때문에 교회 관련 내용을 보다 쉽게 다룰 수 있음은 당연한 일이다. 더욱이 이단 문제 사건과 관련해서 ‘로고스’는 특별히 변호사 비용을 실비 수준으로 처리한다. 이익보다는 소명을 먼저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매 사건을 실비로 처리하는 것은 아니다. 일반 사건을 다룰 때 ‘로고스’ 변호사들은 비용은 정상적으로 받되 의뢰인을 왕처럼 대접하려는 데 힘을 기울인다. 소송 사건으로 이미 마음의 상처를 입은 의뢰인의 그 마음을 조금이라도 치료해주려는 노력이다. 또한 그로 인해 복음을 자연스럽게 전할 수 있는 기회를 갖기 위해서다.

“실제로 지난해 한 승려가 사찰의 소유권 문제로 사건을 의뢰한 적이 있었습니다. 저희는 최선을 다해서 그분을 도왔죠. 나중에 왜 이렇게 친절하냐고 묻더군요. 이때다 싶어서 자연스럽게 그 승려에게 복음을 전했습니다.”

전용태 공동대표는 그 승려에게 복음을 전한 후, 그리스도인이 되겠다고 결심한 그에게 즉석에서 승려 신분증을 받기도 했다. 신분을 전환하겠다는 그의 의지를 수용한 것이다. 그날 로고스의 모든 직원들은 그를 위해 박수를 쳤다.

로고스 변호사들은 내부적으로도 여느 단체보다 단단한 결속력을 나타낸다.

“흔히 공동 사업이라는 게 돈으로 뭉치고 또 반면에 돈 문제가 발생하면 갈라서기가 쉽습니다. 그러나 우리 로고스는 신앙으로 뭉친 곳입니다.”
정인섭 변호사(31)는 자신이 로고스 멤버임을 자랑스러워한다. 로고스 각 직원들이 신앙으로 강하게 뭉쳐있기 때문이다. 그는 정직하게 일한다는 것과 법을 통해 신앙을 드러낼 수 있다는 것에 큰 만족감을 느낀다고 한다. 이것이 로고스의 강점인 것이다.

매주 수요일 정오. 로고스 직원들은 수요 직장예배를 드린다. 홀리클럽 등 인근 단체 직장인 60여 명이 복음으로 함께하는 자리다. 매주 월요일 오전 8시는 로고스만의 예배시간이다. 3명의 공동대표가 돌아가며 예배를 인도한다. 또한 매주 화요일 오전 8시에는 성경공부 모임이 있다. 로고스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일과 믿음을 융화시키기 위한 신앙 훈련인 셈이다.

로고스는 수입의 일부를 선교 사업을 위해 사용한다. 민영 기독교교도소 설립을 위해 재단법인 아가페를 후원하는가 하면, 로고스의 3명의 공동대표를 비롯, 전 직원이 그 단체에 후원회원으로 등록하기도 했다. 홀리클럽 사역에도 적극적으로 후원한다. 홀리클럽은 지난 96년 양인평 대표와 전용태 대표에 의해서 설립됐다. 성시화 운동 즉, 도시 단위 복음화를 위해 7가지 운동(성민, 성가, 성회, 성직, 성사, 성국, 성세)을 추진하고자 하는 것이다. 로고스는 또한 출소자들의 재활을 돕고 있는 세진회를 후원함으로 ‘법의 사랑’을 적극적으로 전하고 있다.

현재 변호사 단체(법무법인과 합동법률사무소)는 전국에 약 250개가 있다. 이중 기독 단체임을 겉으로 내세운 대표적인 곳이 바로 로고스다. 처음 12명으로 시작된 것이 지금은 변호사 27명을 포함 전 직원 70명의 작지 않은 단체로 성장했다. 10위 안으로 손꼽힌다. ‘법을 통한 선교’. 이제 로고스 변호사들에게는 더 이상 실험이 아닌, 결과인 것이다.

“로고스 설립은 소명…예수님이 바로 CEO”    전용태 공동대표        ▲ 로고스 법무법인 전용태 공동대표 “양인평 대표와 대학 시절부터 막연하게나마 기독 법률 단체에 대해서 대화를 했었습니다. 그러던 중 지난 95년 내가 춘천 검사장이었고, 양 대표가 춘천 법원장이었을 때, 지금의 로고스에 대해서 뜻을 모았었지요.” 전용태 대표(63)는 로고스의 설립을 ‘소명’이라고 언급한다. 로고스 출범 전부터 들려오는 많은 비난의 목소리를 뚫을 수 있었던 것도 바로 그 소명 때문이라고 한다. “고객 만족 시대가 아닙니까. 법률 의뢰인을 정말 예수님처럼 섬겨보자는 것이죠. 복음을 위해서 말이죠. 우리 로고스는 예수님이 CEO입니다.” 전 대표는 수없이 해야 하는 판단 앞에서 ‘예수님이라면 과연 어떻게 했을까’는 질문을 스스로 던지곤 한다. 소송 결과에 만족을 느끼지 못한 한 의뢰인이 그 비용을 돌려달라고 강짜를 부릴 때도 전 대표는 예수님의 생각을 떠올렸다. 일반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일이지만, 그는 복음을 위해서 그 비용을 돌려준 적도 있다. 변호사인 그의 판단 기준은 법보다 복음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3가지 철학이 있습니다. ‘성령충만하자, 성공하자, 성스럽게 일하자’는 것입니다.” 성령에 따르지 않고는 쉽게 돈을 따르게 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는 개인뿐 아니라, 로고스 전체를 하나로 묶는 기본 철학이기도 하다는 의미다. 전 대표는 성공의 개념을 ‘일반적인’ 돈에서 찾지 않는다. ‘깨끗한 돈’이 그의 성공 기준이다. 이를 위해 사건 소개 ‘리베이트’를 과감히 포기했다. 만연해 있는 일이고 짭짤한 수입원이지만, 법이 그것을 불법으로 규정했기 때문이다. 이웃을 위해 일하는 것이 그의 ‘성스러운 일’의 개념이다. “저는 일을 즐기려고 노력합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천직이기 때문이죠. 의뢰인들을 항상 하나님께서 보내주신 양이라고 생각하고 친절하게 대할 때 나에게는 기쁨이 솟아나옴을 언제나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