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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세습 허용’, 교인 80% 찬성하면?
정책협의회 보고회 및 공청회, 5/30 100주년기념관
2023년 05월 31일 (수) 11:37:59 이신성 기자 shinsunglee73@gmail.com

<교회와신앙> 이신성 기자】   교인 80%가 찬성하면 세습을 허용할 수 있다는 취지의 정책 제안이 나왔다. 세습을 금지한 교단 헌법의 취지에도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개교회에서 세습을 하려고 할 때 그 길을 열어준다는 점에서 개악으로 보일 소지가 크다. 결국 교회의 안정과 부흥을 저해하는 독소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 예장통합 총회 정치부 정책협의회 보고회 및 공청회가 지난 5월 30일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진행됐다

예장통합 총회 정치부 정책협의회 보고회 및 공청회가 지난 5월 30일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진행됐다.

김성철 부장(정치부)은 “작년 12월 정치부 정책협의회 때 제안된 현안들을 6개월 동안 정책연구위원회 회원들과 연구해서 오늘 분과별로 위원장들이 보고하게 됐다”면서 “오늘은 이 안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분의 의견을 수렴하고 정리해서 해당 부서로 보내드린다”고 정책위원회 보고회와 공청회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날 관심을 끌었던 정책은 목회 세습을 금지한 헌법과 관련한 건이었다.

   
▲ 김민수 목사는 “목회대물림의 경우에는 출석 회원 5분의 4, 즉 80% 이상의 찬성으로 강화하는 쪽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정책연구위원회의 제안을 내놨다

김민수 목사(정치부 정책연구위원회 서기)는 세습금지법으로 알려진 총회 헌법 제28조 제6항의 전면 재검토하는 안을 보고하는 자리에서 “목회대물림의 경우에는 출석 회원 5분의 4, 즉 80% 이상의 찬성으로 강화하는 쪽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정책연구위원회의 제안을 내놨다. 그 이유로는 교단의 정치 원리 중 교회의 자유(헌법 정치 제2조)를 보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러한 제안은 헌법에서 세습을 금지하고 있는데, 개교회에서 세습을 하려고 할 때 그 길을 열어준다는 점에서 세습을 금지한 헌법의 취지에도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결국 세습금지법이 무용지물이 되도록 만드는 개악으로 보일 소지가 크다.

일각에서는 세습을 강행했던 교회의 예를 들면서 “만약 이렇게 개정된다면 80% 찬성을 만들기 위해서 세습을 반대하는 교인들을 사전에 교회에서 떠나게 할 수 있는 약점이 있다”면서 “이러한 법은 교회의 안정과 부흥을 저해하는 독소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며 우려했다.

이날 보고회에서는 전광훈 목사에 관한 제107회기 총회 결의 재고의 건은 현재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에 검토중이므로 이 안을 이첩해 재검토를 요청하기로 했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이외에 공천위원회를 상비부서로 두어 3년조 방식으로 개편되어야 한다는 제안과 함께 부서 선거를 선거관리위원회에 맡겨야 한다는 안도 보고됐다. 또한 노회조직 요건인 ‘시무목사 30인 이상’은 ‘담임목사 20인 이상’으로, ‘당회 30처 이상’은 ‘20처 이상’으로 완화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현재 조직 요건 미달 노회가 4개나 존재하고 있다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다.

   
▲ 권헌서 장로는 총회 총대 수를 축소하는 것은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며 총회 운영 방법을 바꿔야 한다며 '총회 실행위원회'를 제안했다

권헌서 장로(정치부 정책연구위원회 위원장)는 “기본적인 안을 마련했지만 최종안은 아니다”면서 “거기에 대한 질문이 나오면 답변 과정에서 자세한 설명이 나오리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권 장로는 현행 위임목사와 담임목사의 명칭을 통일하는 건도 언급했다. 그는 “담임목사는 3년마다 연임청원을 해야 하는데, 실질적으로 위임목사와 다를 바 없는 제도로 가는 것이 맞다고 봤다”면서 “담임목사의 지위가 너무 취약하다면서 소신껏 목회하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차원으로 논의된 주제”라고 밝혔다. 담임목사의 임기를 5년으로 연장하는 안과 청빙서류 간소화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는 점을 알렸다. 이와 함께 교육목사 제도도 폐지하는 안도 제안됐다. 다만 원로목사와 원로장로의 제도는 존치하지만, 부정적 현상을 발생시키는 ‘예우’ 문구는 헌법에서 삭제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이와 함께 공로장로와 명예장로 제도를 신설해야 한다는 안이 보고됐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원로목사 존치와 공로장로와 명예장로 제도 신설과 관련해 다른 의견도 나왔다.

김지한 목사(호산나교회, 제102회 총회 정치부장)는 “은퇴목사, 원로목사, 공로목사 등 목사에 관한 명칭이 너무 많다”고 지적한 후 “명칭을 더 만들려고 하지 말고, 다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목사는 “목사들이 내려놓지 않는다. 목사 스스로 포기하지 않으면 끌려 내려온다. 은퇴 후 깨끗하게 내려놓고 평신도로 돌아가야 한다”고 발언했다.

특별히 ‘공로장로’와 ‘명예장로’ 신설의 경우 목사와 달리 장로들의 명칭이 너무 적고 헌신한 장로들을 격려하기 위해 제안됐겠지만, 목사의 지위와 명칭을 유지하기 위해서 정치적으로 고려해 만든 안이라는 시선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이외에 총회 총대 수는 현행 수준을 유지하거나 약간의 감축이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도 보고됐다. 총회 총대 수를 축소하는 것은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며 총회 운영 방법을 바꿔야 한다고 제안했다. 총대 1500명이 모인 자리에서는 부총회장과 상임부서/상임위원회 임원과 실행 위원을 선출하고 그 외 실제 안건을 1500명이 함께 다루는 것이 실효성이 없기 때문에 가칭 ‘총회 실행위원회’에서 구체적 안건의 의결과 처리를 담당하는 안을 보고했다. 가칭 ‘총회 실행위원회’에는 총회 임원과 노회장, 상임부서 및 상임위원회 임원과 실행위원 등으로 구성된다며 구체적인 참석 범위는 추가 논의할 것이라고 알렸다.

한 교계 관계자는 “(이러한 안은) 회의를 진행할 수 있는 숫자인 전체 과반 이상의 출석과 과반 이상의 찬성으로 일반 안건을 처리하는 의사 정족수나 의결 정족수 충족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총회 실행위원회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와 함께 총회 총대들이 부총회장과 임원들의 선출에만 직접 참여하고 안건들은 실행위에서 총회와 부서/위원회 임원들과 일부 실행위원들이 다룬다는 것은 대중의 참여와 책임을 근간으로 하는 ‘대의민주주의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한 총회 실행위를 만들 바에는 총회 총대수를 줄이는 것이 보다 효율적이고 실제적인 방법일 것으로 보인다. 총회 총대수 감축의 문제가 꾸준히 제기됐음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각 노회마다 총대 선출에 목숨을 걸고 있어서 현실적으로 줄이기 어렵다는 이유는 총회의 정책을 연구하는 사람들의 설명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총회 재판국 폐지 안에 대해서는 성경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보고 가운데 법리적으로 전문성이 없어 총회 재판국의 판결이 국가법원에서 무시당하고 교단 내부적으로 신뢰를 얻을 수 없으며 교회와 교인들의 피해가 가중됐었다는 문제점을 지적하며 소정의 법리교육과정을 이수한 사람에 한하여 공천하는 것으로 공천 규정을 개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와 함께 빈번하게 발생하는 제직회나 공동의회 결의무효확인의 소를 반드시 법제화해야 한다고 보고됐다. 또한 재판국의 판결과 헌법위원회 해석 간의 충돌 문제의 해결방안으로 법조인과 신망이 두터운 목사와 장로들로 구성된 ‘특별재판소’를 운영하는 안도 알려졌다.

통합 총회 정치부는 지난 5월 22일에는 광주소망교회(서부권)에서, 23일에는 대전신학대학교(중부권)에서, 29일에는 경동노회(동부권), 그리고 마지막으로 30일에는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수도권)에서 네 차례의 정책협의회 보고회 및 공청회를 진행했다. 교단의 현안 문제를 6개월 동안 연구해 보고했다고 하지만 교단의 미래에 대한 고민은 없어 보인다. 교인 80%가 찬성하면 허용하자는 안은 세습금지를 강화해야 한다는 사회적 염원을 저버렸다는 지적뿐만 아니라 기존의 세습금지 헌법을 유명무실화하려는 것이라는 의혹도 나온다. 이번에 논의된 안건들에 대해서 해당 부서와 위원회, 또한 노회와 총회에서 어떠한 결정을 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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