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신앙> 이신성 기자】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가 코로나로 중단된 지 3년만에 8,000쌍이라는 대규모 합동 국제결혼식을 진행했다. 이런 식의 결혼식에서 경제적, 정신적, 문화적, 신학적인 문제들이 노출되었다.

▲ 통일교 8천쌍 합동결혼식 장면(MBN 캡쳐)

150개국 약 8,000쌍이 지난 5월 7일 경기도 가평 청심평화월드센터 내 HJ 글로벌아트센터에서 한학자 총재 주례로 진행된 합동 국제결혼식에 참가했다. 통일교는 이날 행사를 ‘2023 천지인참부모 효정 천주축복축제’라고 이름을 붙였다. 이날 가평 행사 현장에는 신랑·신부 약 1,500쌍이 모였으며, 나머지는 온라인으로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0년 2월에 6,000쌍이 결혼했다는 보도 이후 3년여 만의 대규모 합동 결혼 행사였다. 통일교에서 알린 것처럼 8,000쌍이 결혼했다면 결혼을 직접 한 남녀만 16,000명이라는 집계가 가능하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에 보도된 것처럼 8,000쌍이 아니라면서 인원을 부풀렸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한 언론에서 입수한 내부자료에 의하면 ‘2023 천지인참부모 효정 천주 축복축제 미혼 축복 현황’에서 신청자는 9300여 명이고, 그중 후보자는 4300여 명, 여기에서 미혼자는 1902명으로, 8,000쌍에는 훨씬 못 미친다는 주장이다(관련 기사 http://www.churchheresy.com/news/articleView.html?idxno=1314).

이번의 8,000쌍이나 2020년의 6,000쌍이라는 결혼 커플 숫자가 아니라 통일교에서 대규모 합동결혼식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단 대규모 합동 국제결혼식 보도로 인해서 일반인들 사이에서는 결혼하지 못하는 경우 통일교에 가입하면 결혼할 수 있다는 말이 전해질 수 있다. 아마도 통일교를 홍보하거나 전도하기 위한 기회로 사용할 수도 있어 보인다. 이런 홍보 혹은 전도의 문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신학적이고 실제적인 문제도 발생한다.

보통 ‘합동 결혼식’ 후에는 신혼부부들이 통일교 예복을 입고 ‘피가름 혈통복귀의식’(3일 동안)을 행하는데, 통일교는 에덴동산에서 아담과 하와가 선악과를 따먹어 타락하였지만 탕감 복귀의식으로 구원받을 수 있다고 가르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비성경적인 내용으로 사람들을 미혹하고 있는데, 이것은 신학적인 문제이다.

이런 신학적인 문제만이 아니라 실제적인 문제도 발생한다. 합동 결혼식 당사자들은 통일교에서 지정한 배우자와 결혼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명칭에서 알 수 있듯 대부분 외국인들끼리 결혼하는 ‘국제결혼’이다. 대표적인 예가 한국 남자와 일본 여자가 결혼하는 것이다. 이렇게 외국인들끼리 결혼하다 보니 언어나 문화가 달라 언어장벽이나 문화 이질감 때문에 겪는 어려움이 크다. 소통이 어렵고, 정상적인 결혼생활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한 사람들도 결혼하는 경우도 있어서 부부 사이에 경제적 문제로 다툼이 발생하는 경우도 알려져 있다. 이런 문제들이 있지만 통일교는 여전히 결혼식에 참석한 대규모 인원을 홍보하며 합동 국제결혼식을 진행하고 있다. 통일교는 이를 통해서 세계평화통일가정을 만들고 있다고 자화자찬을 하며 명분을 내세우겠지만, 그로 인해서 발생하는 문제가 적지 않다.

한국교회는 통일교의 대규모 합동 국제결혼식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일단 결혼은 정신적으로 경제적으로 독립한 두 사람이 선택하고 결정하고 책임져야 할 일이라는 점을 상기시키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이와 함께 통일교가 진행하는 합동결혼식과 관련된 문제점들을 알리며 한국 내 피해자들이 있다면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하나의 대응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