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신앙> 양봉식 기자】   예장통합 총회 임원회가 지난 4월 6일 부천 좋은교회(박요셉 목사)에서 제107회기-8차 임원회의에서 총회와 명성교회의 치유와 화해, 부흥을 위해 제108회 총회의 명성교회 개최를 청원하는 안을 결의한 것과 관련 서울노회가 장소 결정에 대한 재고 요청을 하는 등 교단 내에서 반대하는 움직임이 있어 명성교회와 연관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 서울노회 홈페이지에 올라온 총회 장소 개최에 관한 공지 내용.

서울노회(노회장 양의섭 목사)는 노회 홈페이지 공지(http://www.spck.org/)를 통해 명성교회 총회 장소를 재고해 줄 것을 요청했다. 서울노회의 이같은 요청은 4월 20일 개최된 봄노회에서 황영태 목사(안동교회)가 “지난 107회 총회에서 명성교회 수습안 철회안이 6:4로 묵인된지 1년도 안 되었다”면서 “총회 임원회가 명성교회에 108회기 총회장소 사용을 요청한 것은 후안무치한 일로 서울노회는 총회 총대 파송 보류 혹은 총회 불참 등에 대해 논의해 줄 것”을 요구했었다.

당시 노회장 양의섭 목사는 "임원회에 맡겨주시면 총대 목사 장로님들의 뜻을 살펴 고민하겠다"면서, "임원회에 맡겨달라"고 밝혔다. 그리고 임원회 의견은 ‘108회 총회 장소 선정 재고 요청’라는 결과를 가져왔다.

서울노회는 공지한 ‘총히 임원회, 제108회 총회 장소 선정을 재고해 주십시오’라는 공지에서 “지난 4월 초 총회 임원회는 제108회 총회의 장소를 명성교회로 정하면서 이런 명분을 제시하였습니다. ‘총회와 명성교회의 치유와 화해, 부흥을 위해’”라며 “한 때 명성교회는 우리 한국교회의 자랑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큰 바위 같던 명성이 우리에게 준 아픔은 그만큼 더 아팠습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갈등의 골이 깊이 패어있습니다. 이게 쉽게 메워질까요? 아무리 눈앞에 보인다고 할지라도 시간이 필요한 일이 허다합니다”며 “명성교회의 상처만 볼 것이 아니라 전국의 교회가 가진 그 실망감과 상처는 저 위의 몇 명의 정치하는 어른들에 의해 치유되는 게 아닙니다”고 지적했다.

또한 총회 임원회를 향해 “정치적인 배경이 숨겨져 있는 이런 일은 하지 마십시오, 언젠가는 명성교회에서 한국교회가 다 같이 모여 함께 찬송하며 울고 웃고 해야 할 날이 있겠지만 현재 한국교회의 정서, 수많은 목사, 장로, 교인들의 정서를 그렇지 않습니다”고 밝혔다.

이어 “대법원 판결이 우리의 신앙 양심의 최종 판결은 아닙니다”며 “진정한 화합에는 시간이 다소 걸리겠지만 대법원의 판결이 나자마자 명성교회를 총회 장소를 사용하는 것은 아직은 아니라고 봅니다”며 장소 결정 재고를 요청했다.

▲ 박은호 목사가 김의식 목사에게 카톡으로 보낸 메시지 일부

강남노회도 봄 노회에서 총회 임원회의 ‘명성교회 총회 장소’ 건과 관련 고형진 목사(강남동산교회)가 질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고형진 목사는 “108회 총회가 명성교회에서 회집한다는 소리가 있는 데 사실이냐”고 묻고 만약 “명성교회에서 총회가 열린다면 총회 헌법을 무시하고 세습을 강행하여 교단과 노회 사회에 끼친 여러 문제를 고려하여 총대로 가지 말아야 한다”는 발언을 했다. 강남노회 임원회에서 의견을 모으기로 했지만, 노회장의 유고로 인해 결정된 것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박은호 목사(정릉교회)는 4월 20일 김의식 목사(부총회장, 치유하는교회)에게 SNS 문자를 통해 총회 장소 재고를 요청하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박 목사는 문자에서 “제108회 총회 장소를, 임원회에서 명성교회에서 개최할 수 있도록 장소요청 공문을 보내셨다는 언론 보도를 접했습니다. 이를 두고, 주변의 우리 교단총회를 생각하는 목회자들의 우려가 생각보다 심대하게 크다는 것을, 말씀드립니다”며 “대법원 판결이 우리 교단 교회와 총회의 정서적인 측면이나 신앙적인 측면에서 결정적인 결론이라고 여기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명성 문제는, 지금까지 총회가 걸어온 행보도 있고 해서, 일단락 짓고 간다는 마음들은 있다고 하지만, 그러나 지금 이 시점에서 명성교회에서 우리 교단총회를 개최한다는 것은, 교회 안팎의 정서나 우리들의 신앙과 신학, 교단헌법 28조 6항이 엄연하게 살아 있는 실정법인데, 우리 교단 총회가 그나마 가지고 있는 일말의 희망, 소망을 끊어내는 행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며 “이에 대하여, 총회 임원회가 다시 한 번 심사숙고하셔서 영락교회나 주안, 혹은 새문안, 소망 등, 여타의 새로운 장소에서 총회를 개최하는 것이, 그나마도 남은 교단에 대한 희망의 끈을 끊어버리지 않고 이어가는 최소한의 조치라고 생각합니다”고 지적했다.

또한 “시선(視線)은, 단선적이지 않습니다. 모든 것이 가하나 모든 것이 덕을 세우는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며 “동기 목사의 사견(私見)이라고만 생각하지 마시고, 제가 신앙고백모임 회장을 맡고 있는데, 우리 교단 총회를 사랑하는 목회자들의 마음을 전하는 것이라, 이해해 주시면 대단히 고맙겠습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