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신앙> 양봉식 기자】   “자살로 생을 마감한 신자도 일반적인 죽음으로 생을 마감한 신자와 같은 동일한 방법으로 장례를 치러야 한다.”

▲ 생명사랑목회포럼 주관 '자살 예방을 위한 한국교회의 역할' 포럼이 지난 4월 17일에 개최됐다

생명사랑목회포럼 주관 제7차 ‘자살 예방을 위한 한국교회의 역할’이라는 포럼이 지난 4월 17일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열렸다. 이상원 교수(총신대)는 자살한 기독교인에 대해 장례집례를 꺼리는 한국교회의 경향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자살 가족 돌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안해 관심을 끌었다.

‘자살유가족 돌봄 사역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강연을 진행한 이상원 교수는 “자살한 구성원을 가진 기독교인 유가족은 자살로 생을 마감한 가족 구성원이 명확히 신앙고백을 하고 교회생활을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자살이라는 하나의 행위가 이 모든 것을 무너뜨려 버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가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인간의 구원은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영접했는가의 여부에 의하여 결정되며, 예수 그리스도 이외에 어떤 것도 인간의 구원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는 복음의 진리를 명확히 가르쳐서 근거 없는 불안으로부터 벗어나도록 지도해 주어야 한다”며 “자살이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고백을 무너뜨리는 것이 아니며, 성경이 자살을 특정하여 성령훼방죄로 제시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할 때. 자살로 생을 마감한 신자 역시 일반적 죽음으로 생을 마감한 신자 역시 동일 방식의 장례를 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 이상원 교수

이상원 교수는 자살한 신자의 구원과 관련 “신앙을 고백한 기독교인이라 할지라도 자살을 범하면 구원을 받지 못한다는 견해는 성경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신플라톤주의에 기인한 것이다”며 “자살을 다루는 성경 본문이 지닌 특징은 자살에 대하여 직접적이고 명시적인 윤리적 판단을 하지 안혹 있고, 자살한 자를 하나님의 백성이 아니라고 판단하거나 구원으로부터 배제된다고 말하지 않고 있으며, 따라서 자살한 하나님의 백성에 대해 장례를 거절하고나 백안시 않고 장례를 치러서 유가족들에게 상처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성경에 나타난 가룟유다는 ‘제 곳’(행 :25)로 갔다는 표현은 “통상적으로 지옥을 뜻하는 것으로 해석한다”며 “그렇지만 그 외의 자살에 대해서는 일반적은 죽음의 범주 안에서 다루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종교개혁자들은 자살을 비윤리적인 행위로 일관성 있게 비판했으나 자살과 구원의 문제를 연결시키지는 않았다”며 “하나님의 자녀들은 원래의 자기 모습에 따라서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감정적 충동에 따라서 행동한다는 점에서 그 누구도 그리스도 안에 있는 은총과 긍휼의 무한한 깊이를 제한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자살을 두둔하는 것이 아니며 성경적으로 죄라는 것을 명시하고 있다는 점”을 전제한 이 교수는 “그러나 동시에 모든 신자는 마지막 하나님의 심판의 날에 이 세상에서 행한 모든 행실에 대하여 심판을 받아야 하며, 이 심판의 결과에 따라 준엄한 책망을 받는가, 아니면 상급을 받는가가 결정된다는 사실을 유념하도록 유가족을 지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자살은 하나님이 모든 인간에게 심어주신 삶에의 본능을 거스르는 죄이며, 자살자가 속해 있는 공동체의 구성원들에게 깊은 상처를 안겨줌으로써 사랑의 대강령과 황금률을 범하는 윤리적인 죄임을 명확히 가르쳐서 자살을 행하지 않도록 지도해야 한다”며 “동시에 자살에의 충동은 얼마든지 극복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유가족들이 유념하고 자살의 충동이 일어날 때 결연한 의지를 가지고 극복해 나가도록 지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포럼에서는 유수현 교수(숭실대 명예교수)의 ‘자살 예방을 위한 한국교회의 역할’, 유영권 교수(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의 ‘생명 사랑 목회 실천을 위하여’라는 주제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