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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은 먹고 다니냐?
이원좌 권사의 시
2023년 04월 13일 (목) 17:41:44 이원좌 권사 webmaster@amennews.com

먹고 다니냐? / 이원좌 

 

살인의 추억’에서
송강호가 용의자(?)에게 화가 나지만 절제하는
높낮이 톤으로 한 말이다

영화의 히트와 함께
살인의 추억하면
밥은 먹고 다니냐?”가
영화의 대명사가 되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거다

   
 

밥은 인생의 가치다

밥값은 해야지
스스로 하는 말은
겸손함이다

“밥값은 해야지”
같은 말이라도
다른 사람으로부터 듣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하대하는 비아냥이다

누군가의 하는 일에 가치를 가늠하는 말 중에
밥벌이는 된다냐?
“네, 그럭저럭 밥은 먹는답디다”
생활하는 데 어려움은 없다는 이야기다

밥의 개념이 많이 바뀌었어도

그럼에도 아직도 자주 보는 사람끼리는
“식사하셨어요?”
하고 인사를 할 때가 있다

오랜만에 만난 지인이 반가워하며
언제 밥 한 번 먹읍시다~

이런 류의 약속은 기약이 없는 거다
그냥 하는 소리인 경우가 많다

외국 사람은 한국인 친구의
이런 인사를 듣고
“밥은 언제 먹자는 거야?”
계속 기다렸다는 후문이다. ㅋ

사랑하는 사람이 세상을 떠났을 때
처음에는 “어떻게 밥이 목구멍으로 넘어가?”
버티던 유족도 삼일이 지나면
자신도 모르게 밥숟갈을 들게 된다고 한다
사람은 밥을 먹어야 하기에
살아야 하는 본능이다

‘밥 한공기 다 먹기’
캠페인이라도 벌리려 했나?
어느 국회의원의 쌀소비정책이라고
내놓은 안이 질타를 받는다

아무리 좋은 정책안도 때가 있는 거 같다
한 삼십년 전에 나온 안이라면
반응이 조금은 따뜻하지 않았을까

지금의 정치판에서는 옳음과 그름이 아니라
내 편과 반대편이 있을 뿐이다
그러기에 틀린 안이 나와도 쉽게
아니라고 말하지 못한다

수장의 눈밖에 나면 공천을 못 받기 때문이다
이른바 ‘밥그릇’ 지키기인 거다

신호등에 걸려 서 있는데 차 왼쪽 창 너머
하얀 실루엣이 내리는 것 같아 보니

그늘진 구석에 활짝 핀 벚꽃이
신부의 드레스에 달린 레이스처럼
날리고 있었다
그늘이라 늦게 핀 벚꽃
선명한 꽃잎 결정체가
바람에 날리고 있는 아름다움에
신호가 바뀐 줄도 모르고 넋 놓고 있었다
빵 빵 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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