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신앙> 이신성 기자】   “목회는 쉽습니다. 대부분의 목회자들은 목회가 너무 어렵다고 하는데, 목회를 바르게 하면 쉽고 즐겁습니다.”

▲ 이춘복 목사

이춘복 목사(73)는 남현교회(서울 개봉동)를 개척해서 40년 동안 목회하고 은퇴한 원로목사이다. ‘목회가 쉽다’는 그의 말은 목회에 대한 두려움과 목회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목회자들이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여전히 목회가 어렵다고 여기는 목회자에게 ‘목회는 정말 쉽다’고 말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목사는 “쉬운 목회와 편한 목회는 다릅니다”라고 강조했다. 그 이유로는 “쉬운 목회는 하나님이 도와주신 것이고, 편한 목회는 내가 편하게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쉬운 목회’라는 말만 들으면, 엄중함, 책임감 등에 대해서 너무 가볍게 여길 수 있는 여지도 생길 수 있다. 쉬운 목회가 단순히 가볍거나 편하게 대충한다는 뜻이 아니라고 여겨진다.

목회를 어렵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놓쳐서는 안 되는 부분, 엄중하게 지켜야 하는 것이 있기 때문이라고 보인다. 목회가 쉽다는 그에게 목회가 어렵다고 말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냐고 질문했다. 그는 “목회의 어려움은 거의 90% 이상이 내 욕심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라면서 “시험 들고 기분 나쁜 것은 내 맘대로 안되기 때문입니다”라고 답했다. 거꾸로 생각한다면 쉬운 목회는 내 욕심을 내려놓고 내 맘대로 하지 않으려 할 때 가능하다는 답을 얻을 수 있다.

▲ 이춘복 목사의 책 <쉬운 목회>

이와 함께 이 목사는 “비교의식을 갖는 것도 목회를 어렵게 하는 이유가 됩니다”라고 말하면서 “쉬운 목회는 하나님이 주신 것에 만족해 하는 것입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성도를 몇 명까지 부흥과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를 가진 적도 없다고 언급했다. 하나님이 10명을 주시면 10명으로 만족하고. 100명을 주시면 그걸로 만족하면 그것만으로 행복하고 성공한 목회라고 생각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물량주의가 한국교회 황폐화시켰습니다. 대형교회가 훌륭한가요? 작은교회는 실패한 목회인가요?”라고 오히려 질문했다. 그는 목회란 자신이 아니라 하나님이 하시는 것이고 하나님의 방법으로 하는 것이라고 상기시켰다. 그렇게만 한다면 목회는 더 이상 어렵지 않고 쉬워진다는 것이다.

이 목사는 자신의 40년 ‘쉬운 목회’ 노하우를 이번에 책으로 출간했다. 바로 <쉬운 목회>(킹덤북스, 2023)이다. 다른 목회자들도 자신처럼 목회하면 쉬운 목회를 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 때문이다. 책의 구성은 총 13장이며, 장별 제목은 하나님의 양 목회, 작은 목회, 만남의 목회, 손해 보는 목회, 진실한 목회, 성실한 목회, 앞서지 않는 목회, 짝사랑 목회, 교회 사랑 목회, 편애하지 않는 목회, 위임하는 목회, 섬김의 목회, 문제 삼지 않는 목회, 예방 목회, 쇠·스폰지·물 목회 순으로 되어 있다. 그런데 책 내용을 보면 목회는 손해봐야 하고, 진실하고 성실하며 앞서지 않아야 한다. 결코 쉬워 보이지 않는다.

무엇보다 그는 “목회자는 자신을 내려놓고 손해 보며 짝사랑해야 합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렇지 않고서는 목회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물론 그런 마음과 태도 역시 하나님이 도와주셔야 가능한 것이다.

▲ 이춘복 목사는 "목회는 쉽다"고 강조한다

이 목사는 “성도들은 세상에 나가 고생을 많이 하지만 너무 편하게 목회하는 것 같아 늘 죄송한 마음을 가졌습니다”면서 “‘어떻게 하면 기쁘게 해줄까’ 생각하며 목회했습니다”고 밝혔다. 그는 “측은하고 죄송한 마음으로 성도들을 대하니까 성도들이 측은하게 보이고 예쁘게 보였습니다”라고 전했다.

그는 40년 목회 기간 동안 교회에서나 성도들 앞에서나 당회나 제직회를 하면서 한 번도 소리를 높이거나 얼굴을 붉히며 화를 낸 적이 없다. 일단 자신이 성도들에 비해 호강하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거기에는 더욱 근본적인 이유가 있는데 예수님의 십자가를 생각하면 결코 화를 낼 수 없었기 때문이다.

또한 ‘쉬운 목회’는 하나님과 성도들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가 교회를 개척한 후 은퇴할 때까지 지켜온 약속들은 다음과 같다. ‘차량을 운행하지 않겠습니다’, ‘지역을 떠나지 않겠습니다’, ‘교회를 건축하지 않겠습니다’, ‘다른 교회 알아보라고 말하지 않겠습니다’ 등이다. 다른 대형교회는 차량을 운행하며 성도들을 이동시켰는데 남현교회는 끝까지 차량을 운행하지 않았다. 이와 함께 다른 교회를 알아보라는 말은 그만두라는 의미였기에 부교역자들이 불안한 상태로 사역하지 않도록 했다. 개척이든 담임 부임이든 최선을 다해 지원과 추천을 해줬다.

이 목사는 1981년에 남현교회를 개척한 후 2019년에 은퇴했다. 그는 약 40년의 목회 기간 동안 7개의 교회를 개척해서 부목사들을 담임목사로 파송시켰다. 은퇴하기 10년 전에 이미 후임 목사를 정하고 유학까지 보내 담임 목회 사역을 준비하도록 했다. 은퇴 후 세계신학연구원(WTS) 교수로 해외에 신학교를 세워 차세대 지도자를 세우는 일에 힘쓰고 있으며. 예장합동 총회세계선교회(GMS) 명예 선교사로 파송받아 열방에 복음을 전하고 있다.

“40년 동안 즐겁고 행복하게 목회했습니다. 그래서 여전히 지금도 목회가 쉽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