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신앙> 이신성 기자】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 송태섭 목사, 이하 한교연)이 세계복음주의연맹(World Evangelical Alliance, 이하 WEA)와의 협력을 보류하기로 결의했다. 하지만 WEA와의 협력에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이 총회에서 기습 시위로 소란을 피워 앞으로 한교연이 WEA와의 협력 문제를 어떻게 매듭지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한교연은 지난 12월 6일 서울 종로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제12회 총회로 모였다. 이날 WEA와의 협력 논의를 반대하는 기습시위로 소란이 일었다.

한교연은 지난 12월 6일 서울 종로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제12회 총회로 모였다. 이날 총회에 앞서 ‘한교연-WEA’ 협력 논의가 알려져 일부 참석자들의 반발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여러 언론사들도 이 문제를 취재했다. 이를 의식한 듯 최귀수 사무총장(한교연)은 총회를 시작하기 전 “총회보고서 50쪽에 있는 임원회의록 결의를 참고하라”고 선수를 치듯 언급했다. ‘한교연-WEA’ 관련 문제를 모두 해결했다는 식이다.

그가 말한 한교연 총회 보고서(제 12회)에 따르면 지난 8월 18일 있었던 임원회에서 ‘WEA 총회 및 대회 유치의 건’을 일단 보류하고 연구하기로 결의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WEA 선교사역 후원의 건’ 역시 보류하고 연구하기로 결의했다고 보고되었다.

이날 총회 현장에서 일부 참여자들이 WEA와 협력하는 것에 문제를 제기하며 피켓 시위까지 하여 소란이 일었다.

그들이 ‘한교연-WEA’ 협력을 반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통일교 전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J목사 때문이다. J목사는 2013년 자신이 미국에 설립한 올리벳대학교 안에 있는 OCWM(Olivet Center for World Mission)의 대표 자격으로 WEA 북미지역 이사에 추대되기도 했었다. 시위자들은 이런 내용을 피켓에 담아 이번 한교연 총회 때 알리고자 시위를 했던 것이다.

사실 한교연은 WEA와 관계가 좋지 않았다. 지난 2014년 한국에서 개최하려던 WEA 총회를 무산시키는 데 한교연의 반대가 큰 역할을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2016년에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주관으로 서울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WEA 세계지도자대회(ILF, International Leadership Forum)에 대해서도 한교연은 보이콧을 선언한 것으로 보도됐다.

▲ WEA 홈페이지 뉴스(지난 6월 8일, June 8, 2022)에 실린 ‘필라델피아 하우스’ 봉헌식(리본 커팅) 모습. 왼쪽 세 번째가 문제의 J 목사이고 네번째가 한교연 송태섭 대표회장이다.

이런 전력이 있는 한교연이 송태섭 대표회장 체제에서 WEA와의 협력을 논의한다고 하니 사람들은 의아하게 여길 수밖에 없다. 국내 언론들에 따르면 한교연 대표단은 지난 6월 6일, 미국 뉴욕 도버 에반젤리컬센터에 가서 WEA 사무총장 토마스 셔마허(Thomas Schirrmacher) 박사와 만나 협력을 논의했으며, 사무총장 집무실 및 회의실로 사용될 ‘필라델피아 하우스’ 봉헌식에도 참석했다. WEA 인터넷 뉴스(https://worldea.org/news/19005/wea-communion-of-churches-in-korea-meet-to-discuss-closer-collaboration-for-mission-dedicate-new-wea-office/

)에는 이날 봉헌식에 한교연 송태섭 대표회장뿐만 아니라 J 목사도 참석했는데, 그를 ‘Dr. David Jang (Founder, Olivet University)’라고 소개하고 있다.

이러한 기사가 알려지자 몇몇 인사들은 그동안 한교연이 한국교회에 보여준 모습과 정체성과는 맞지 않는다고 여겨 한교연 총회 자리에서까지 WEA와의 협력 논의를 문제 삼으며 기습 시위와 소란을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한교연 임원회가 WEA와의 협력을 보류하기로 결의했고 총회에서 그 내용이 보고됐지만, 일각에서는 단지 ‘보류’된 것일 뿐임을 지적했다. 즉, ‘한교연-WEA’ 관련 불씨가 남아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의 시각이다.

이번 한교연 총회에서는 송태섭 목사가 대표회장에 연임 선출됐으며, 상임회장으로는 김병근 목사, 이영한 장로, 조성훈 목사가 새롭게 선출됐다. 이들이 총회 때 불거진 ‘한교연-WEA’ 논란에도 불구하고 WEA와 관계를 어떻게 결정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