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풍 목사 / 워싱톤 지구촌교회 담임

 이솝의 우화들 가운데 사자 사냥꾼 이야기가 나옵니다. 사자의 발자국을 찾고 있던 사냥꾼이 나무꾼을 만나 “사자의 발자국을 보았습니까? 사자 굴이 어디 있는지 아십니까?” 하고 물었습니다. 나무꾼은 사자 발자국이나 사자 굴을 보여주기보다는 곧바로 사자가 어디 있는지 보여주겠다고 했습니다.

이 말에 사냥꾼은 두려워서 얼굴이 하얗게 질리고 이를 덜덜 떨면서 대답했습니다. “난 그저 사자 발자국을 찾고 있는 것이지 사자를 찾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여기에 한 마디가 덧붙여져 있습니다. “말로는 큰 소리 치지만 실제 행동은 그렇지 못한 겁쟁이의 호언장담을 드러내 주는 이야기이다”(S. A. Handford, editor. Fables of Aesop #185, Penguin Books, Ltd., 1969).

호언장담(big talk)이 무엇일까요? 호언장담(big talk)은 “자기가 잘 알지 못하고 또 실천하기 어려운 일들에 대해서 큰 소리로 단언하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호언장담은 한 마디로 “자신이 책임지지 못할 큰 소리”라고 하겠습니다.

호언장담을 한 성경의 인물로는 예수님의 열 두 제자 중에 시몬 베드로를 꼽을 수 있습니다(눅 22:31∼34). 언제나 남보다 앞장서서 말하고 모험적이었던, 남들이 쉽게 할 수 없는 말들을 서슴없이 했던 그 제자였습니다. 예수께서 “시몬아, 시몬아! 보라! 사탄이 밀까부르듯 하려고 너희를 청구하였으나

그러나 내가 너를 위하여 네 믿음이 떨어지지 않기를 기도하였노니 너는 돌이킨 후에 네 형제를 굳게 하라”고 말씀하셨을 때 그는 “주여 내가 주와 함께 옥에도, 죽는 데도 가기를 준비하였나이다!” 하고 호언장담을 하였습니다.

물론 주님과 함께 감옥에도 가고, 죽는 데도 가겠다는 베드로의 각오는 진실할 것이었고 제자가 가야 할 마땅한 길이었고, 주님을 기쁘시게 하는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그의 호언장담에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베드로의 호언장담은 자기 자신을 잘 알지 못하면서 큰 소리 친 것이 문제였습니다. 주님께서는 “베드로야! 내가 네게 말하노니 오늘 닭 울기 전에 네가 세 번 나를 부인하리라”고 하셨습니다. 또한 기도 없이 큰 소리부터 친 것이 문제였습니다.

사실 기도가 필요 없으신 주님은 베드로가 “믿음이 떨어지지 않기를” 기도해 주셨습니다. 그러나 베드로 자신은 기도 없이 큰 소리부터 쳤고, 그 후에 주님이 기도할 기회를 만들어 주셨을 때에도 잠들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시험을 통과하여 단련된 믿음을 갖지 못한 채 큰 소리 친 것이 문제였습니다. 그는 앞으로 닥쳐올 시험을 이겨낼 만한 믿음의 단련이 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의욕과 결심은 단호했으나 아직 경험이 부족했습니다.

호언장담을 쉽게 하는 사람들의 자화상을 살펴보면 자신을 과신하는 우월의식의 특징이 발견됩니다. 대개는 열정적이고 모험적이며 헌신적입니다. 소신이 분명하고 의협심이 강하여 말과 행동이 앞서지만 생각이 깊지 못하고 덤벙댑니다.

호언장담을 피하려면 자신의 주제를 바로 알고 상황을 정확히 판단하여 신중하게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무슨 결정적인 말을 하기 전에 먼저 기도하고, 자기를 과신하지 말고 오직 능력 주시는 주님을 의지하며 주님의 뜻에 따를 때 고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