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신앙> 이신성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임시 대표회장 김현성 변호사, 한기총)와 한국교회총연합(대표회장 류영모 목사, 한교총)과의 통합 논의가 2년 넘도록 실질적 진전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두 기관의 통합이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부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 동안 연합기관의 통합의 필요성이 공유되고 통합을 위한 실제적인 성과들도 있었다. 한기총과 한교총은 지난 해(2021) 10월 22일에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 송태섭 목사, 이하 한교연)까지 포함하는 3개 기관 합의문을 도출했었다. 하지만 한교연은 통합 논의 과정에서 발을 뺐다.

▲ 소강석 목사(한교총 통합추진위원장)과 김현성 임시대표회장(한기총)이 지난 2022년 2월 18일 기본합의서에 서명, 발표하는 모습(CBS 뉴스 갈무리)

한기총-한교총 통합 논의가 한참일 때 한교총에서 한기총 소속 회원 중 이단 문제 해결을 요구했다. 한교총은 이단 문제 해결을 통합의 전제조건으로 걸었다. 한교총이 한기총으로부터 분리되는 원인 중 하나가 이단 문제였기 때문이다. 한기총은 2021년 11월 9일에 이단 논란과 관련해 한교총과의 합의문을 채택했다. 올해(2022년) 1월 27일에는 양측 통합추진위원회의 공식 모임을 갖고, 이후 2월 18일에 ▲ 상호존중 ▲ 공동리더십 ▲ 플랫폼 기능 등 3대 기본원칙으로 적시한 통합 기본합의서에 서명했다. 또한 5월 31일에는 ‘한국교회 연합기관 통합을 위한 세부합의서’도 작성하고 서명하기도 했다.

한기총은 한교총에서 요구한 이단 문제를 해결하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며 통합 추진에 나서고 있다. 급기야 한기총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위원장 홍계환 목사, 이하 이대위)는 지난 9월 16일 전광훈 목사(사랑제일교회, 청교도영성훈련원)와 김노아 목사(김풍일, 세광중앙교회)의 이단성을 조사하기로 했다.

한기총 이대위원장 홍계환 목사는 이단성 조사에 대해 “당사자들이 이대위 조사에 불출석하겠다고 알려 추후 과정을 지켜보아야 한다”고 전했다.

한기총 관계자는 “출석요구서를 1차 보냈는데 불출석해서, 지난 10월 11일에 2차 출석을 요청했다”며 만약 이번에도 불출석하면 “3차 출석요구서를 보낸 후 참석 여부를 보고 최종 결론이 나올 것 같다”고 알렸다.

출석요구서를 보내고 기다리는 데 보통 1-2주가 걸린다고 본다면 한기총 이대위 조사는 10월 중에 결론 내기 어려워 보인다. 이런 상항에서는 연말이 되어서야 결론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연말에는 연합기관의 총회가 예정되어 있다. 총회를 앞두고서는 연합기관의 위원회 활동도 마무리된다는 점에서 올해 내 통합 논의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편, 금년(2022년) 예장합신 총회(107회기)에서 한기총 소속인 변승우 목사(사랑하는교회)와 인터콥(최바울)을 이단으로 규정했다. 한기총의 이단 문제 해결에 변수가 생긴 것이다. 한기총은 한교총과의 통합을 위해서 풀어야 할 숙제가 전광훈, 김노아(풍일) 외에 하나 더 주어진 셈이다.

한기총은 이단성 조사와 별도로 지난 6월 29일에 한교총에 위원회 혹은 임원회 등 공적 의사결정을 진행하여 통합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주기를 요청했다. 그리고 기본합의서에 따라 통합 총회를 준비하는 절차 진행을 위한 협의에 착수할 것을 제안했다. 한기총의 적극적인 행보에 비해 한교총의 움직임은 소극적으로 보인다.

한교총 신평식 사무총장은 “연말 총회를 앞두고 있기에 한기총과의 통합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한교총 안에서 진행되기는 어려운 형편이다”고 밝혔다. 기본합의서와 세부합의서 서명으로 두 기관의 통합이 급물살을 탔을 때와는 분위기가 많이 달라진 형편이다.

한기총 내부 분위기도 조금 달라진 듯했다. 한기총 김정환 사무총장은 “한교총의 반응에 따라 한기총의 대응이 나올 것”이라면서 “한교총의 반응을 일단 주시하며 기다리지만 다른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알렸다.

한기총-한교총 통합을 위해 ‘이단 문제’라는 큰 산을 넘어야 한다. 한기총은 보다 적극적이다. 소속 회원인 전광훈·김노아의 이단성 조사까지 발표했다. 이 와중에 인터콥·변승우 문제도 발생했다. 두 연합기관의 통합이 진행될 수 있을까? 가까우면서도 멀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