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신앙> 이신성 기자】  신학대학원 정원 미달 사태로 신학대학교마다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는 가운데 통합 총회가 산하 7개 신학대학교의 목회자 수급 문제를 위한 구조조정 공청회를 열어 향후 어떻게 구조조정이 진행될지 교단 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구조조정 기준을 마련할 경우 총대 82.2%, 교수 76.6%가 찬성하겠다는 긍정적인 응답이 나왔다.

▲ 예장통합 총회(총회장 류영모 목사) 산하 7개 신학대학 구조조정 공청회가 지난 9월 5일 서울 종로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있었다.

예장통합 총회(총회장 류영모 목사) 산하 7개 신학대학 구조조정 공청회가 지난 9월 5일 서울 종로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있었다. 총회 신학교육부(부장 정병주 목사)가 주관한 이번 구조조정 공청회는 교단 역사상 최초로 진행됐다.

정병주 목사(신학교육부장)는 “오늘 공청회는 교단 내 신학교 구조조정의 시금석이 되리라 생각한다”며 “이날 공청회 내용을 기반으로 해서 총회에 보고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하나의 신학대학원 논의 역사와 함께 현재까지 지지부진했던 이유가 설명됐다.

▲ 정병주 목사(신학교육부장)는 “오늘 공청회는 교단 내 신학교 구조조정의 시금석이 되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정원 목사(7개신학대학교구조조정위원장)는 “2002년 87회 총회에 신대원을 하나로 해달라는 헌의가 있었다”면서 “이제야 안을 만들고 총장과 이사진들과 의논하고 총회에서 결의를 하려 준비했다”고 알렸다.

신영균 목사(총회 신학교육부 서기)는 “지난 2004년 89회 총회를 앞두고 신학교 교수들이 ‘신학교육부 헌의안에 대한 우리의 의견’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며 신학교 교수들이 반대로 인해서 총회가 신학대학원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지 못한 면이 있음을 언급했다.

이날 ‘7개 신학대학교 구조조정에 관한 자료’가 공개됐는데, 16개 가능한 대안을 도출해서 총회 총대들 148명, 교직원 64명 일반 표본 진단을 진행했고, 또한 무작위로 총대들 중 교직원과 동수인 64명을 추출해서 분석한 동수 표본도 제시됐다.

공청회에서 가장 논란이 됐던 부분은 총회 총대들과 신학대 교수들의 신학대학교 구조조정에 대한 의견 차이가 크다는 점이었다.

신영균 목사는 “총대들의 생각과 교수들의 생각은 완전 다르다”면서 “총회 주도의 구조조정에 총대는 58.5%가 찬성한 반면 교수들은 10.9%였다”고 밝혔다(일반 표본). 동수표본으로는 총대 40.4% 찬성했으나 교수들은 18%만 긍정적으로 응답하여 32%는 총회주도의 구조조정을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수표본은 총대와 교수 각 50%씩 합쳐 100%가 되므로, 백분율로 다시 환산하면 총대는 80.8%가 찬성하지만, 교수들은 64%가 반대하는 것이다.

이러한 의견 차이는 결국 총회 주도의 구조조정보다는 각 신학대학교에 일임해달라는 요청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고무적인 조사 결과도 나와서 눈길을 끌었다. 구조조정의 분명한 기준을 마련하고 그 근거로 구조조정을 시행하면 찬성하겠다는 데에는 의견의 일치가 있었기 때문이다.

총대 41.1%, 교수 38.3%가 이러한 의견에 긍정적으로 응답했는데, 백분율로 환산하면 82.2%, 76.6%가 이러한 구조조정에 찬성한 것이다. 따라서 총회가 주도하든 신학대학교가 자체적으로 진행하든 기준을 제시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보인다.

▲ 신영균 목사(총회 신학교육부 서기)는 “총대들의 생각과 교수들의 생각은 완전 다르다”면서 “총회 주도의 구조조정에 총대는 58.5%가 찬성한 반면 교수들은 10.9%였다”고 밝혔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총회 산하 7개 신학대학교 장기계획 기본방향을 마련하여 총회에 인준을 받기 위한 토론 주제들이 10가지로 제시됐다. 지원육성(신학대 지원 방안), 재정확충(재정 현황과 충원 방안), 학생충원(전망과 방안), 정책공동체, 기준확립(절적한 시기 및 기준마련 방안), 갈등예방(신학대와 총회 연구안의 합치), 문제해결(부수적 문제 해결 방안), 장기기획(모니터링 방안), 정원조정(목회자 수급 연구 및 조정 방안)이다.

이런 가운데 신학대학교 학부와 신대원의 구분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신학대학교 구조조정은 총회가 아니라 교육부에서 1. 신입생 충원률. 2. 전임교원 확보률. 3. 법인의 책무성 등을 감사하며 진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목회자를 배출하는 신학대학원의 구조조정과는 분리시켜 이해할 필요하다는 말이다. 따라서 총회의 신학대학교 구조조정은 신대원 목회자 수급조절이며 공청회도 정확한 명칭을 사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이와 함께 신학대학교는 교육부 산하 재단을 형성했기 때문에 교단이 통폐합을 진행하기 어려우며 총회가 신학대학교 구조조정에 나서면 교단 분열의 원인이 된다는 주장도 나왔다.

또한 신학대학원을 권역별로 통폐합하는 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영남신학대학교(이하 영신)와 부산장신대학교(이하 부신)가 통합할 경우 대구(경산)에 있는 영신이 부산으로 옮기면 같은 지역에 위치한 대한신학교에 유리한 일이 발생하며, 부신이 대구로 옮기면 고신대학교가 유리해진다는 것이다. 이는 각 지역에서 통합 신학교의 위상과 영향력의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로 보인다. 이에 통폐합하기보다는 각 지역교회와 노회마다 지역의 신학대학교에 지원을 하고 재정을 충당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예장통합에 69개 노회가 있으니 7개 신학교에 약 10개 노회가 나누어 지원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신학대학원의 물리적 통폐합에 앞서 신대원 재학생들에 지원 논의가 우선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채은하 총장(한일장신대)은 신학대학원 목회자 수급 문제와 관련해서 “지금 남아 있는 신학생들, 신대원 학생들에게 교단이 적법적으로 교회 지도자로 키워낼 수 있을까 하는 논의를 하지 않으면 물리적 통폐합은 굉장히 어렵다고 본다”고 발언했다.

신학대학교 구조조정을 위해서는 총회장 직속의 별도 위원회가 지속적으로 존재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황해국 총장(서울장신대)는 “신대원의 미달이 많다”며 “이로 인해 재정문제가 생기고, 교육부 평가나 감사에서 문제가 생기면 교단이 대응하기 어렵다”고 강조하며 “총회장 직속 별도 위원회가 존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각 신학대학교마다 신대원 특성화 전략을 가지고 진행하고 있는 사실도 알려졌다. 장로회신학대학교(총장 김운용)는 각 학년 40명을 선교사로 양성하는 선교대학원을 운영 중이다. 호남신학대학교(총장 최흥진)는 교회음악사를 30명씩 양성하는 교회음악대학원을 신설했다. 한일장신대학교(총장 채은하)는 교회사회복지사 15명을 교육하는 기독교사회복지대학원이 있다. 영남신학대학교(총장 권용근)는 기독교교육사 20명을 양성하는 교회교육대학원을 운영 중이다. 부산장신대학교(총장 허원구)는 상담과 심방 전문 목회자 15명을 위한 기독교상담대학원을 신설했다.

통합 총회 산하 각 신학대학교가 특성화 전략을 내세운 가운데 목회자 수급을 위한 신학대학원의 통폐합이 어떻게 진행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