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신앙> 이신성 기자】   ‘명성교회의 세습은 교회다움의 상실이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러한 주장은 명성교회가 김삼환 목사 아들, 김하나 목사를 위임목사로 재추대한 결의를 추인하려는 공동의회를 앞두고 나왔다.

▲ 교회개혁실천연대(공동대표 남오성 외)는 지난 8월 21일 서울 명일동 명성교회 앞에서 “명성교회 성도여, 정년 불법의 길을 가시렵니까!”라는 제목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교회개혁실천연대(공동대표 남오성 외, 이하 개혁연대)는 지난 8월 21일 서울 명일동 명성교회 앞에서 “명성교회 성도여, 정년 불법의 길을 가시렵니까!”라는 제목의 현수막을 들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명성교회 대표자 지위 부존재확인소송 2심 담당 재판부는 지난 7월 19일 판결 선고를 연기하고 석명준비명령을 내렸다. 명성교회가 예장통합 총회(류영모 총회장)의 제104회 수습안에 따라 2021년 1월 1일 이후로 김하나 목사의 위임목사 청빙 절차를 진행한 적이 있는지 소명하라는 내용이다. 이에 명성교회는 지난 8월 14일 교회 주보에 ‘김하나 목사를 명성교회의 위임목사로 재추대한 결의를 추인하는 결의를 위한 공동의회’를 오는 8월 21일 주일찬양예배(오후 7시) 후 개회하기로 공지했다.

▲ 홍인식 목사는 “세습과정에서 보여준 명성교회의 모습은 ‘교회다움의 상실’ 자체이다”며 “교회다움은 교회의 안정과 성장에 있지 않다”고 발언했다.

개혁연대는 이것이 뒤늦게 청빙 절차를 밟아 재판부에 유리한 소명을 시도하기 위함이라고 판단하고 공동의회가 진행되는 월드글로리아센터 앞에서 불법세습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교회를 교회답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성찰하는 발언이 있었다.

홍인식 목사(새길교회, NCCK 인권센터 이사장)는 “세습과정에서 보여준 명성교회의 모습은 ‘교회다움의 상실’ 자체이다”며 “교회다움은 교회의 안정과 성장에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홍 목사는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셨을까를 핵심적으로 생각하면서 자신의 행위를 되돌아보고 삶의 방향성을 성찰하고 고쳐가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의미에서 명성교회는 교회답지 않다. 교회가 교회답지 않으면 존재의 정당성도 사라진다”며 “교회다움을 회복해서 가던 길을 돌이키기를 조언한다”고 발언했다.

이번 공동의회 결과가 대표성이 없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 조병길 집사(명성교회정상화위원회)는 “2017년 3월 공동의회 이후 과정에 하자가 있어서 오늘 다시 공동의회를 한다면, 그 결론 때문에 명성교회를 떠났던 분들의 권리와 의사는 어디에 반영할 수 있냐?”고 질문했다.

조병길 집사(명성교회정상화위원회)는 “2017년 3월 공동의회 이후 과정에 하자가 있어서 오늘 다시 공동의회를 한다면, 그 결론 때문에 명성교회를 떠났던 분들의 권리와 의사는 어디에 반영할 수 있냐?”고 질문하며 “이렇게 5년이 지나 찬성론자들만 남아있는 상황에서의 공동의회 결과는 적어도 세습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대표성을 갖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조 집사는 “지금이라도 세습의 부당함을 인정하고, 한국교회와 국민 앞에 사죄하고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기 바란다”고 전했다.

또한 지난 1월 법원의 판결이 배려이며 시민사회의 상식을 반영한 것이었다는 발언도 나왔다.

김정태 목사(개혁연대 집행위원장)는 “지난 1월 26일 서울동부지방법원이 내린 ‘김하나 목사가 대표자로 자격이 없다’는 판결은 명성교회에게 주는 이 사회의 마지막 배려였다”면서 “잘못이 분명하니 이제라도 세습을 철회하여 혼란을 수습하고, 교회는 다시 있어야 할 섬김의 자리로 돌아가라는 시민사회의 상식을 반영한 판결이었다”고 언급했다. 김 목사는 “그러나 명성교회는 귀를 닫고 어떻게든 세습을 완결시키기 위해 대형 로펌의 도움을 받아 법의 틈새를 비집고 이기려 하고 있다”면서 “오늘 열릴 공동의회야말로 이 모든 악한 일들의 결정판이다”고 주장했다.

▲ 김정태 목사(개혁연대 집행위원장)는 “지난 1월 26일 서울동부지방법원이 내린 ‘김하나 목사가 대표자로 자격이 없다’는 판결은 명성교회에게 주는 이 사회의 마지막 배려였다”고 발언했다

이러한 기자회견과 호소에도 불구하고 이날 명성교회는 공동의회에서 김하나 목사를 위임목사로 재추대한 결의를 추인했다. 6,192명의 교인이 참여한 투표에서 6,119명(98.8%)이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명성교회의 이러한 행보는 법원의 ‘김하나 목사가 대표자 지위를 갖지 못한다’라는 1심 판결로 불리해진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꼼수로 여겨진다. 왜냐하면 김하나 목사의 청빙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였지만, 결국 5년만에 공동의회를 열어 추인했기 때문이다. 명성교회는 이번 공동의회 추인을 근거로 2심 재판부에 김하나 목사의 위임목사 청빙 절차를 진행했다고 소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2심 재판 결과와 함께 9월에 진행될 예장통합 제107회 총회에서 명성교회 세습 문제가 어떻게 다뤄질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