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신앙> 이우정 기자】   독일에서 조력 자살 관련 논의가 활발하게 일고 있는 가운데 독일의 기독교인들이 조력 자살을 경고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 독일 연방 헌법 재판소(Guido Radig, Wikimedia Commons / CC-BY-SA)

지난 2020년 독일 연방 헌법 재판소(Bundesverfassungsgericht)는 “독일 국민에게는 자신의 죽음을 결정할 권리가 있다”며 “이것은 자신의 생명을 스스로 거둘 자유” 및 “죽음을 위해 제3자의 도움을 구할 자유”를 포함한다고 판결했다.

해당 판결은 곧바로 조력 자살에 관한 논의로 이어졌으며 현재 조력 자살을 지지하는 단체들은 조력 자살 법률 제정을 위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조력 자살법이 올해 내에 제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상황에 대해 독일의 기독인 및 기독 단체들은 우려를 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독일 기독교 언론사 프로(Pro)의 조나단 스타이너트(Jonathan Steinert) 기자는 논의되고 있는 조력 자살 법안이 “생명을 보호하는 일보다 개인의 자유 의지에 더 집중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독일의 교회들도 “자살은 독일 국민들이 죽음을 맞이하는 일반적인 죽음의 한 형태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현 상황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독일의 기독교 단체 디아코니에(Diakonie), 카리타스(Caritas), 독일복음주의연맹(Deutsche Evangelische Allianz) 등도 “어떤 상황에서든지 조력 자살이 일반적인 일로 받아들여져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 조나단 스타이너트 기자(Evangelical Focus / Pro)

한편 독일에서는 의학 전문가와 일부 정치인들까지도 조력 자살 법안 제정에 대해 경고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독일자살방지협회(Deutsche Gesellschaft für Suizidprävention)의 우테 레비츠카(Ute Lewtizka) 회장은 “브레이크를 만들지 않은 차를 운전할 수는 없다”며 조력 자살 법안이 제정되기 전에 자살을 방지하는 시스템이 강화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라르스 카스텔루치(Lars Castellucci) 연방의회 의원도 “조력 자살이 일반적인 죽음처럼 받아들여지게 되면 사회 전체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결과를 불러올 것이다. 죽음의 상황에 내몰려 있는 약자들을 향한 조력 자살의 압박이 점점 더 거세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유럽에서는 스위스, 네덜란드, 벨기에 등이 조력 자살을 허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