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신앙> 이우정 기자】  스페인 대법원이 대리모 출산에 반대하는 판결을 내렸다. 스페인 대법원은 대리 출산이 “인간의 존엄성을 짓밟는 행위”라고 밝혔다.

스페인에서 멕시코 대리모와 계약을 맺어 아이를 얻은 스페인 여성이 이 아이를 자신의 자녀로 호적에 올리는 것을 거부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와 관련해 소송이 제기되었으나 스페인 마드리드(Madrid) 지방 법원은 아이의 호적 등록을 거절한 국가 기관의 편을 드는 판결을 내렸다. 이에 이 여성은 항소를 진행했고 2심 법원은 이 판결을 뒤집었다. 2심 법원은 스페인에서 대리모 출산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아이의 출생 자체는 “스페인의 공공질서를 어지럽히지 않는다”는 의견을 내놨다.

그러나 스페인 대법원이 이 판결을 다시 한번 뒤집었다. 스페인 대법원은 “대리모 출산은 대리모와 대리 출산을 통해 태어난 아이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행위로 스페인의 공공질서에 어긋난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대리 출산은 여성 착취의 결과를 낳는다”며 “대리 출산이 대리모와 아이에게 주어진 인간의 존엄성을 무시하고 두 사람 모두를 물건으로 취급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 스페인 마드리드

이어 법원은 “대리모들은 대리 출산을 위해 개인의 자유와 도덕성, 자신의 신체를 희생해야 하는데 이것은 대리모가 인간으로서 갖고 있는 존엄성을 파괴한다”고 설명했으며 대리 출산을 통해 태어난 아이의 경우 “자신의 생물학적 부모에 대해 알 권리를 침해받을 수 있으며 한 명의 인간이 아니라 물건으로 취급받게 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스페인에서 대리 출산은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지만 대리 출산을 원하는 스페인 국민은 대리 출산이 허용되는 국가에서 아이를 얻은 후 스페인에서 아이의 국적을 등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법원은 대리 출산을 원하는 이들을 상대로 상업적 이익을 취하는 대리 출산 업체들을 향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법원은 대리 출산을 통해 얻은 아이의 호적 등록을 거부당한 여성에게 입양이라는 합법적 절차를 통해 아이를 호적에 올리라고 조언한 것으로 전해진다.

본지 <교회와신앙>에서 보도한 것처럼(http://www.amen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8536 참조) 스페인복음주의연맹(Alianza Evangélica Española)은 지난해 말 대리 출산에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한 바 있다.

스페인복음주의연맹은 대리 출산이 “여성을 의학적, 신체적, 정신적으로 학대하는 행위”이자 “아이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비판했으며 “외국에서 대리 출산으로 출생한 아이에게 스페인 국적을 부여할 수 있도록 허가하는 제도도 금지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