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신앙> 이신성 기자】  장로교 제도에서 실질적 중심기구는 ‘총회’가 아니라 ‘노회’라는 점을 지적하며 ‘노회가 한국교회의 변화와 개혁의 분기점이 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 개혁연대 노회 정책제안포럼 패널들. 우로부터 이헌주 사무국장, 박신원 실장, 이국진 목사(전주 예수비전교회).

교회개혁실천연대(공동대표 남오성 외, 이하 개혁연대)와 기독교반성폭력센터(공동대표 방인성 외, 기반세)는 지난 4월 12일 서울 중구 공간새길에서 ‘2022 교단 변화를 위한 정책제안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노회, 교회를 살리는 희망이 돼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두 명의 발제자가 노회 구조 개선의 필요성과 성폭력 대책 마련을 위한 교단의 안건 상정 등 노회의 변화를 제안했고 현장 목회자의 의견을 수렴하는 시간을 가졌다.

▲ 이헌주 사무국장

이헌주 사무국장(개혁연대)는 “‘총회’를 살리는 ‘노회’를 찾습니다”라는 제목으로 발제했다. 이 사무국장은 “2004년부터 참관단을 모집해 교단총회 참관활동을 진행해 왔다”고 전하며 “매년 교단총회 현장 모니터링과 보고서 분석을 통해 남성 목사 중심의 폐쇄적인 교단총회 의사결정 구조와 시대적 흐름에 역행하는 결정을 비판하며 변화를 촉구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총회 참관단은 “총회에 구성원을 파송하고 안건을 상정하는 노회가 바뀌지 않는 이상 총회의 건강한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알리며 “노회가 총회 구성원을 파견하고, 총회에서 다루어질 안건인 헌의안을 상정하는 주요기구일 뿐만 아니라 교회에 대한 치리권을 행사하는 기구라는 점에서 주목하게 됐다“라고 전했다.

그는 노회별 총대 선출에 대한 규정을 분석하고, 노회 헌의안의 성격, 교회에 문제가 생겼을 때 노회의 역할에 대해서 살펴봤다. 그에 따르면 총회 총대를 선출하는 노회 규정을 보면 크게 세 가지였다. ▲노회장 또는 노회 임원이 당연직 총대 ▲시찰회를 중심으로 노회 임원과 총회총대 발탁 ▲노회임원과 총대를 다득표자로 선출. 이헌주 사무국장은 “이 중 맨 마지막 다득표자 규정이 공정해보이지만 대형교회가 자리잡고 있는 노회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면서 “예장 통합 서울동남노회 안에 명성교회 목사와 장로, 명성교회 출신 목사, 기관 목사, 소속선교사까지 더하면 2021년 가을 노회 기준으로 147명이나 된다”고 언급하며 “결국 대형교회가 원하는 사람으로 노회임원과 총대가 선출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 박신원 실장

또한 “총대가 되고 싶은 목사와 장로는 노회 내에 영향력 이는 이의 뒤에 줄을 서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임을 직감적으로 알 수 있다”면서 “노회 내 정치권력을 가진 자가 총대 선출에 큰 영향력이 있음을 부정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는 헌의와 관련해서 “천박하거나 시대착오적인 내용이 아니라 시대적 소명을 담아 강한 설득력을 지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사무국장은 “노회의 변화와 개혁이야말로 한국교회의 내일을 여는 열쇠가 되리라 생각한다”고 언급하며 “적법하고 공정하게 총대를 선출하고 시대적 소명을 담은 헌의안을 만드는 과정을 마련함으로써 노회가 한국교회의 변화와 개혁의 분기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박신원 실장(기반센)은 ‘교회 성폭력은 있다. 대책은 없다’는 제목의 발제에서 “교회 성폭력의 오랜 역사에 비해 이에 대한 해결은 한결같이 ‘은혜로운 방법’이라는 이름으로 사건이 무마되고 피해를 감추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고 지적했다. 박 실장은 “교회 성폭력 피해자들이 가장 절실하게 호소하는 해결은 가해자의 교회 내 징계와 재발 방지를 위한 교회의 대처이다”고 알렸다. 그는 교단별 성폭력 대책과 관련해서 ‘성폭력의 죄과를 인정 교단법’과 ‘실질적 지원을 위한 기구’와 ‘성인지 감수성 향상과 성범죄 발생 예방을 위한 예방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변했다. 박 실장은 “교회가 부여한 신적 권위와 힘이 남용되어 발생한 성폭력에 대해서는 더욱 단호한 징계가 필요하다”면서 “교회 성폭력을 심각한 범죄로 인정하고 교회 성폭력의 정의, 재판의 공정성 확보를 위한 절차, 사건 조사와 재판과정에서 피해자의 보호를 귀한 규정, 가해자에 대한 징계 규정, 사건 발생 교회에 성폭력과 2차 가해 예방 대책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 이국진 목사

또한 “피해자 지원 기구는 피해자들의 필요를 지원하고 실질적으로 교회와 노회의 해결 과정에서 피해자 보호와 정당한 해결을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이 필요하다”고도 알렸다. 이와 함께 “성폭력 예방 교육은 지속적이고 의무적이어야 하며 대상별로 다양해야 한다”고 밝히며 “전문가에 의한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검증과 실제적이고 실천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각 교회와 노회는 현재 성범죄 사건 해결 역량이 어느 정도인지를 객관적으로 살피고 적극적인 자세로 정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국진 목사(전주 예수비전교회)는 현장 목회자로서의 노회의 현실을 언급하며 ‘개혁적인 헌의안과 교회 변화 제안’과 ‘세대교체’를 대안점으로 제시했다. 이 목사는 “총회가 살기 위해서는 노회가 제 역할을 해야 하는 것에 충분히 공감한다”고 인정하면서도 “현실은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노회의 규칙은 총대들을 교체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고, 노회 내에서 서로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만 하는 특성상 다른 사람들을 물러나게 하는 방법은 거의 없다”며 “만약 사람을 바꿀 수 없다면 개혁적인 헌의안을 올리고 교회 변화를 제안한다면 총회는 좀더 개선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또한 “세대교체는 느리지만 반드시 이루어지게 되어 있다”면서 “노회 총대를 변화시키는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의견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