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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와 장례
정광호 케냐선교사의 편지
2022년 04월 11일 (월) 11:00:03 정광호 선교사 webmaster@amennews.com

정광호 선교사/ 현 케냐 주재, GMS 원로선교사

   
▲ 정광호 선교사   

이번 주는 예수님이 골고다 십자가의 죽음을 앞두고 예루살렘에 입성한 것을 기억하는 종려주일로 십자가의 고난과 죽음을 기념하는 고난 주간의 시작이다. 아프리카 역시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하여 가장 큰 아픔과 고통은 많은 사람들이 죽어 장례를 치루어야 하는 일이었다. 결국 코로나바이러스가 케냐의 전통적 장례 문화를 새롭게 바꿔 놓은 일이다.

첫째는 장례 참석인원을 제한하여 1차 유행 때는 15명으로, 제2차 유행 때는 100명으로, 제3차 유행 때는 50명으로 제한하였다(2021년 3월 26일). 둘째는 장례식 절차를 제한된 72 시간 안에 간소하게 해야 했다. 셋째는 장례식을 마친 후 귀중한 체율적 공동식사를 금지하였다. 코로나로 인하여 새로 생긴 장례 규칙과, 아프리카 장례와 회교인들의 장례 문화와, 그리고 예수님이 가르친 장례의 의미를 재음미할 수 있게 되었다.

지난 2021년 2월 19일에는 케냐의 아주 유력한 정치인이며 부유한 인사 두 사람의 장례식이 같은 날에 있었다. 케냐 정부의 전 재정부장관과 신용은행 이사장이었던 기독교인 시몬 냐차애(Simeon Nyachae) 씨와 전 케냐 도지사였으며 상원 위원이었던 회교신자인 유숩 하지(Yusuf Haji) 씨의 장례였다. 이 두 사람의 장례식은 코로나 전염병의 기간에 극명한 대조를 이루었다. 여기에 위의 두 사람의 장례와 예수님의 장례를 네 가지, 즉 장지와, 장례준비 과정과, 장례식 행사와 그리고  장례비용 문제로 나누어 비교해 보려고 한다.
 

1. 장지

기독교 신자인 냐차애 씨의 장지는 아프리카의 전통에 따라, 그의 고향 땅이었다. 반면에 회교도인 하지 씨의 장지는 그의 고향땅이 아닌 나이로비의 회교도 공동묘지였다. 회교에서는 죽은 자의 장지가 꼭 고향땅이 아니어도 된다. 예수님의 장지도 그의 고향 베들레헴이 아니라 수도 예루살렘 외곽이었다.
 

2. 장례준비 과정

   
 

냐차애 씨의 경우 그가 죽은 후 14일이란 오랜 시간 동안 장례를 준비하였다. 아프리카의 전통에서는 고인의 신분에 따라 장례를 준비하는데 충분한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죽은 자의 영이 남은 가족들을 해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죽음은 영혼의 멸절이 아니고 영들의 세계로 들어가는 것을 의미한다. 죽은 자의 영은 산자들을 축복할 수도 있고 저주할 수도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Mbiti, Africa Religion and Philosophy, Nairobi: Heinemann, 1969, p. 157). 그러므로 장례식 절차는 철저한 준비가 요구되며, “최선의 송별”을 위해 주민들과 함께 큰 잔치를 배설해야 하는 것이다.

회교도인 하지 씨의 경우, 사망 후  24시간 안에 장례를 치루었다.  회교도의 장례준비는 비교적 짧다. 가족들은 시신을 씻고 흰 세마포 천으로 몸을 감싼다. 죽은 자는 죽음을 담당하는 천사에 의해 부활을 기다리는 상태로 들어간다는 것이다. 회중 기도가 있다. 일반적으로 회교도들은 장례비용을 위해 장례기금을 적금한다. 회교사원에서는 가난한 자들을 위해 장례기금을 도와주므로 아프리카의 전통적 장례비용을 준비하는 데 걸리는 긴 준비 과정이 없다.

예수님은 어떠한가? 예수님은 이사야 선지자가 예언한 것처럼 ‘고난과 죽음의 종’(사 42:1-9; 49:1-7; 50:4-9; 52:13-53:12)이란 신분으로 사역을 하셨다(마 8:17; 눅 22:27). 예수님은 그의 사역 중에도 자신의 죽음을 제자들에게 알려주셨으며(요 12:32-36), 유월절 최후의 만찬(목요일 밤)에서 자신의 죽음을 준비하셨던 것이다(막 15:42-47).
 

3.  장례식 순서

냐차애 씨의 장례식장은 수천 명으로 가득 차서 시신을 관람하게 하였고 그 행렬은 대단했다. 회교도인 하지 씨의 장례식은 극히 제한된 인원으로 시신 관람없이 사후 24시간 안에 이루어졌다.

예수님의 장례는 사후 24 시간 이내에 가장  적은 약 4명인 아리마데 요셉과 니고데모와 두 여인(막 15:42-47, 요 20:6)이 참석하였고, 빌린 돌무덤에서 시신 관람순서조차 없었다. 유대인의 매장은 빈부의 차이 없이 24-48 시간 안에 매장을 하였다(신 21:23).
 

4. 장례비용

아프리카 전통적 장례는 장례비용이 아주 많이 소요된다. 장례식장 꾸미기, 공동식사, 화려한 관 제작, 운송비 등등 …  마을의 장례식은 소 한 마리를 잡고 마을 주민들의 대 회식의 날처럼 대접한다. 그래서 전통적으로 지역사회와 지인들이 장례비용을 모금한다. 아프리카인들은 자신의 장례비용을 사전에 준비하는 것을 꺼려한다. 왜냐하면 자신의 죽음을 미리 생각한다는 것은 비극을 가져 올 것이라고 믿어 금기된 사항이다(Chepkoech, Anita, “How Kenyans bury billions of shillings to give their dead kin a good send-off,” Saturday Nation, 2021년 2월 20일). 또한 타 지역에서 죽은 시신을 고향 땅까지 운송하는데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냐차애 씨의 관은 최고급 각목과 내장을 갖춘 아주 비싼 관이었다.

회교도들의 장례식 비용은 가능한 적게 들어가도록 한다. 나이로비 쟈미아 회교사원의 쥬마 아미아(Juma Amia) 주임사제는, “회교사원의 법칙은 죽은 자의 신분에 관계없이 동일하다. 가난한 자들을 위해서 장례비용을 도와준다. 시신이 부패해지기 전에 같은 날 매장해야 하므로 비용을 모금할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Chepkoech, Anita, 전개서). 시신을 죽은 날 그 지역에서 매장해야 한다. 왜냐하면 고향땅 선영에 갈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예수님의 시신은 예루살렘 공회원인 아리마데 요셉(막 15:42-46; 눅 23:53)이 준비한 세마포에 싸서 비싼 관도 없이 그냥 돌무덤에 안치되셨다. 유대인의 시신은 세마포나 목관을 사용하며 값비싼 장례식을 금지한다. 심지어 꽃장식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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