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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속의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정광호 케냐 선교사의 편지
2022년 04월 04일 (월) 16:13:54 정광호 선교사 webmaster@amennews.com

정광호 선교사/ 현 케냐 주재, GMS 원로선교사

   
▲ 정광호 선교사 

 케냐의 보건부 장관인 무타이 카그웨(Muthai Kagwe)는 지난 2021년 케냐 코로나상황 정기 보고에서 가장 많은 확진자와 확진율이 11월에 나타났다고 개탄하면서, “11월은 가장 어두운 달이었다(November was the darkest month)”고 하였다. 전문가들도 휴일이 많은 12월은 평상시와 달리 “검은 12월(Black December)”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으며, 미국 대통령 당선자인 죠 바이던은 미국의 겨울을 “어두운 겨울(Dark Winter, 2021)”이라고 불렀다. 영국의 수상 보리스 죤슨(Boris Jonson) 역시 지난 2년의 전염병 기간을 “우리의 평화스러운 역사에 가장 어두운 2년이었다”고 회상했다. 한국은 금년 2022년 3월17일에 62만 명이라는 코로나 세계 최다 기록을 보인 점을 보면, 3월을 ‘최악의 달’이었다고 불러도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보도들을 들으며, 전염병 기간에 자신이 전염병에 걸려 썼던, 티 에스 엘리어트(T. S. Eliot, 1888-1965) 서사시, <황무지>(The Waste Land, 1922)의 유명한 첫 소절인,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란 말이 생각난다. 엘리어트는 미국태생으로 하바드 대학을 졸업하고, 영국으로 유학하여 영국 여자와 결혼한 후 영국에 귀화하여 살았으며 1948 년에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엘리어트가 <황무지>를 썼을 때 (1922 발표)는 세계 1차 대전 중(1914-1918)이었으며 스페인 독감이 유행하던 때였다(1918-1920). 전세계에서 약 1억 명이 죽었으며, 영국에서는 인구의 ¼이 감염되었고 약 20만 명이 사망하였다. “스페인 바이러스 전염병의 영향을 받은 엘리어트 부부도 독감에 걸려 고생하고, 회복하면서 황무지를 쓰게 된 것이다”(Michael Austin, "Why is April the Cruelest Month”? T. S. Eliot’s Masterpiece of Pandemic Poetry," Michaelaustin-4714. medium.com).
 

   
 

 “황무지”

사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 내며
기억과 욕정을 뒤섞고
잠든 뿌리를 봄비로 일깨운다.
겨울은 우리를 포근하게 해주었다.
망각의 눈으로 대지를 덮고
마른 구근(뿌리)로 짧은 생명을 길러주며.

………………………(생략)

이 움켜잡는 뿌리는 무엇이며,
이 자갈더미에서 무슨 가지가 자란단 말인가?
사람의 아들아, 그대는 말은커녕 짐작도 할 수 없으리라
그대가 아는 것은 다만 우상뿐이니
그 곳엔 해가 내려 쬐고 죽은 나무엔 그늘이 없고
귀뚜라미도 위안을 주질 못하고
메마른 돌엔 물소리도 없다.

(1장 중에서, 조신권 역, 황무지, 서울: 박영사, 1976).
 

왜, ‘황무지’의 4월은 잔인한 달일까? 

황무지가 아닌 땅에서는 4월의 봄이 오면 오랜 겨울의 눈 속에서 죽은 만물이 소생하는 때이지만, 황무지에서는 눈 속에 죽은 채 다시 살아나지 못하고, 소망과 새 생명이 없이 묻혀있다. “황무지의 주민들은 망각의 눈 속에서 체온을 보존하며 삶속의 죽음으로부터 깨기를 싫어한다. 이런 주민들에게 모든 것을 일깨워 주는 4월이야말로 잔인한 달일 수밖에 없다”(조신권 역, 황무지, 서울: 박영사, 1976, p. 138). 자갈더미 밑의 나무 뿌리는 자라지 않고, 꽃이 피지 않은다. 황무지의 군중들은 살아있으나 삶의 의미와 생명이 없는 죽은 존재들이다. “봄의 우뢰 소리”가 들리지만 물이 없고 바위와 모래밭이 된 황무지에 “비 없는 메마른 불모의 천둥소리뿐”이다. 황무지의 주민들은 봄과 사랑의 새인 제비새를 앙망한다. 이 참담한 황무지에 최고의 평화, 평화, 평화 (“샨티, 샨티, 샨티”)가 깃들기를 기원하면서…

엘리어트에게 스페인 감기의 전염병과 1차 대전 후의 황폐해진 유럽의 현대 문명은 부활과 생명이 없는 죽음의 세계처럼 보였다. 황무지의 거민들은 퇴패한 윤리와 해이한 도덕성을 회복할 수 없는 현대인들과 같다. 황무지의 주인공은 성 어거스틴의 경험을 회상하면서 퇴폐된 문명이 구원 받기를 소원한다.  성 어거스틴이 17살에 고향을 떠나 대학교육을 받기 위해 아프리카의 북부 도시 카르타고에 와서 부정한 색욕이 끓은 가마솥처럼 불타는 성생활에서 아들 아데오다터스(Adeodatus)를 낳았다. 그는 개종한 후에 “참회록” 속에서 “오 주여 나를 구원하소서”라고 고백했다.  황무지의 교회는 텅 비워 있다. 런던의 다리 (현대 문명을 상징)는 무너진다. 황무지의 주민들이 생명과 희망의 계절인 봄이 왔어도 죽은 자들의 고요함 속에  언제까지 깨어나지 못하고 잠들어 있을까? 현대 문명의 황무지 속에 잠들어 있는 인간들은 언제 어떻게 살아날까?

구약성경의 이사야의 황무지(사 24)는 메시야의 시온성(사 35)으로 변화한다. 땅의 슬픔과 탄식(사 24:4)이 “백합화같이 피어 기쁜 노래로 즐거워하며(사 25:1), 불에 탄 황무지의 사막(사 24:6)에 시내가 흐른다(사 35:6). 황무지의 거민들이 불에 타서 정죄를 받았으나(사 24:6) 다시 건강을 회복하고 강하여 진다(사 35:3-4). 봉쇄되었던 황무지 (24:10)에 시온의 대로가 열린다(사 35:8).

아프리카의 황무지인 광야는 환경적으로 야생동물들의 서식처이며, 인간이 여러 가지 활동을 할 수 있는 유익한 장소를 제공하기 때문에 아주 중요하다.

(1) 광야는 인간의 재 창조적이며 건강한 활동들 즉, 사냥, 낚시, 걷기를 할 수 있는 좋은 훈련 장소다. 광야 안의 호수에서는 새로운 관찰과 물놀이를 할 수 있다.

(2) 광야는 운동할 수 있는 공간이다. 자동차 경주 코스, 캠핑, 광야 마라톤대회 등을 개최 할 수 있다.

(3) 광야는 관광을 할 수 있는 온천이나 오아시스를 제공한다. 광야의 분천은 수영과 사우나를 하게 한다.

(4) 광야는 고독 속에서 묵상할 수 있고 정서를 향상시킬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한다.

(5) 광야는 기름이나 화장품 원료들 같은 귀중한 자연자원의 공급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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