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신앙> 이신성 기자】   “2017년 김하나 목사 스스로 세습하지 않겠다고 단언했다. 모든 것을 돌이킬 기회가 아직 있다. 지금이라도 그 자리에서 속히 내려오라.”

▲ 교회개혁실천연대 20주년 기념좌담회 모습. 좌로부터 정재훈 변호사, 김정태 목사, 이헌주 사무국장

이헌주 목사(교회개혁실천연대 사무국장)는 2017년 당시 김하나 목사의 ‘세습 거부’ 발언이 진심이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 발언 실행 기회가 아직 남아 있다며 실행을 촉구했다.

▲ 정재훈 변호사

교회개혁실천연대(공동대표 남오성 등, 이하 개혁연대)는 지난 3월 31일 서대문 공간이제에서 “끝나지 않은 이야기 교회 세습”이라는 주제로 창립 20주년 기념좌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기념좌담회에서 명성교회 세습 문제를 취급했다.

좌담회는 지난 1월 26일 법원에서 판결한 내용을 그대로 딴 “김하나 목사, 명성교회 위임목사 및 당회장 지위 없음”이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당시 재판에 참여했던 변호사와 세습반대 운동에 앞장섰던 목사들이 패널로 나서 발언하는 것으로 구성됐다. 정재훈 변호사(기독법률가회)는 ‘판결의 내용과 의미’, 김정태 목사(개혁연대 집행위원장)는 ‘1월 26일 판결이 통합교단에 남긴 과제들’, 이헌주 사무국장(개혁연대)는 ‘세습, 끝나지 않은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발언했다.

정재훈 변호사는 1월 26일 판결된 소송에 대해서 먼저 설명했다. 그는 “명성교회에 남아계신 성도들의 의견과 힘을 모아서 2017년 서울동남노회 청빙 결의 후 2019년 총회 수습안 결의로 ‘2021년 부임한 김하나 목사가 명성교회의 위임목사·당회장으로서의 지위가 없다는 것을 인정해 달라’는 건이었다”면서 “재판부가 결정한 판결을 보면 저희(원고측) 주장을 거의 90%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 김정태 목사

정 변호사는 총회재판국의 재심 판결이 법원의 판단의 근거가 됐다는 점도 강조했다. “총회재판국 재심판결문을 자세히 읽어보신 분은 많지 않겠지만, 재판부의 고민과 판결에 감탄하게 될 것이다. 교단 총회재판국의 판결문을 보면, 법원이 왜 이렇게 판단했는지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 변호사는 “이번 판결은 교회가 올바른 상식과 합리적인 해석을 통해 결론을 내리면 사회 법정도 이를 당연히 인정한다는 것을 보여 준다”면서 “아직 항소심이 진행 중이고 판결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판결 자체가 주는 의미들을, 총회 교단에서도 잘 새길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전했다.

김정태 목사는 “이번 판결은 내부적으로 잘 해왔으니 교회가 스스로 내부 문제를 해결하면 된다는 격려와 질책을 담은 것으로 이해한다”고 밝힌 후 명성교회 세습을 막지 못한 이유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했다. “한 교회의 야만을 이겨내지 못한 것은 교단 내부의 자정능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며, 세습을 관철하기 위한 의지와 집요함에 반해서 이익으로 똘똘 뭉친 교회에 대항하는 힘이 무척 부족했다고 생각한다”고 발언했다. 김 목사는 한국교회가 하지 말아야 할 일로 판결의 의미 축소, 세습반대운동을 반교회적 운동 심지어 친동성애진영의 음모로 몰아가는 시도, 불법 수습안의 일관성을 유지하려고 계속 명성교회를 비호, 세습금지법 폐지 시도 혹은 무력화, 명성교회의 교단탈퇴 시도 등을 언급했다. 반대로 한국교회가 해야 할 일로는 1심 판결 수용과 불법적인 수습안 철회, 총회재판국과 헌법위원회 같은 유관 부서들의 1심 판결 활용방안 숙의, 총회 재판국과 헌법위원회에 전문가 참여할 수 있도록 기구 개편, 각 노회들은 이번 판결을 개교회의 세습을 판단할 근거로 수용 등을 제시했다.

▲ 이헌주 목사

이헌주 목사는 “세습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 장로와 리더 그룹, 교인들이 필요하다. 또한 세습 받는 당사자도 필요하다. 그뿐만 아니라 비호하는 교단적 그룹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교회세습을 통해서 물려주는 것이 무엇인가?”라고 질문하며 “선대 목사의 지위만을 주는 것이 아니라 축적된 부와 명예, 권력까지 승계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그는 “세습을 하려는 분들이 교회 안정과 부흥을 주장한다”고 밝힌 후 “충현교회 사태를 보라”며 “세습을 통해 교회를 안정시킨다고 하지만 그렇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하나 목사에게 한 말씀을 전하고 싶다”면서 “2017년 이맘 때 김하나 목사 스스로 명성교회 세습 하지 않겠다고 단언했다”고 상기시키며 “당시는 진심이었을 것이다”라면서 “모든 것을 돌이킬 기회가 있다. 지금이라도 그 자리에서 속히 내려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