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신앙> 이우정 기자】  미국의 기독교인을 비롯한 종교인들이 종교로 인한 직장 내 차별을 경험하고 있다는 연구 보고서가 발표됐다.

최근 미국 라이스대학교(Rice University)는 종교로 인한 직장 내 차별에 관한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종교를 원인으로 한 직장 내 차별은 주로 일상생활 속 미묘한 차별(microaggression)로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된다.

연구에 참여한 레이철 슈나이더(Rachel Schneider) 박사는 “종교인들이 일터에서 일상의 언어와 행동을 통한 차별을 경험한다는 점이 연구를 할수록 확실해졌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를 위해 라이스대학교 연구팀은 1만1천 명 이상의 피설문자를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 이 중 159명의 기독교인, 13명의 유대인, 10명의 이슬람교도 및 12명의 비종교인과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복음주의계 개신교인의 경우 36%가 직장 내 차별을 경험한 것으로 분석된다. 주류 개신교인(mainline Protestant)의 경우 약 20%가 직장 내 차별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복음주의권 성도들은 주로 언어를 통한 차별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변했다.

▲ 연구에 참여한 레이철 슈나이더 박사(라이스대학교)

테네시(Tennessee) 주에서 간호사로 일하는 한 백인 여성의 경우 회사 방침을 잘 지킨다는 이유로 이전 직장에서 동료들이 자신을 “거룩 씨”(Ms. Holy)라고 불렀다고 밝혔다.

텍사스(Texas) 주에서 수사관으로 근무하는 한 흑인 남성은 인터뷰에서 “많은 사람들은 기독교인들이 본질적으로 남을 비판하기 좋아하며 위선적인 부류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복음주의권 유색 인종 여성들의 경우에는 비기독교인들과 도덕관념 및 생활 방식이 다르다는 이유로 동료들의 모임에서 배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슈나이더 박사는 “비기독교인들은 기독교인 유색 인종 여성들의 술을 마시지 않는 생활 방식 등을 오해해서 해당 여성들이 직장 내 사교 모임에 끼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원들은 “미국의 기독교인들이 경험하는 직장 내 차별은 다른 소수종교인들이 받는 차별에 비해 폭력으로 번질 위험이 적은 편이다. 하지만 기독교인들은 종교로 인한 차별을 모욕으로 받아들인다. 잘못된 행위, 배타적인 행위로 받아들인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에서는 유대인과 이슬람교도들도 종교로 인한 직장 내 차별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대인의 경우는 52%가, 이슬람교도의 경우 63%가 직장에서 차별을 받은 적이 있다고 답변했다.

또 종교가 없다는 이유로 차별을 경험했다고 밝힌 비종교인의 비율은 27%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