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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소리
정광호 케냐 선교사의 편지
2022년 02월 28일 (월) 12:46:46 정광호 선교사 webmaster@amennews.com

정광호 선교사/ 현 케냐 주재, GMS 원로선교사

   
▲ 정광호 선교사 

 지난 8월 방학중에 한국에 계신 선교사 친구가 ‘침묵의 소리’(Sound of Silence, 1964) 란 노래의 영상을 보내왔다. 그 노래는 시몬 바울(사이몬 폴, Simon Paul, 1941-)이 작사, 작곡하고 아트 가르푼켈(Art Garfunkel)과 이중창으로 1960년대에 인기 높은 대중가요로서 오늘도 여전히 인기가 높다. 그 노래는 자장가처럼 아주 부드러운 노랫가락과 잔잔한 호수에 퍼지는 물결처럼  시작하고 끝낸다. 그러나 노래의 가사를 살펴보면 무섭게 병든 후기 현대 사회의  인간과 사회상을 적나라하게 묘사하고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먼저 노래의 제목을 보면 흥미롭다. 제목은 한 단어나 구절 속에서 단어들이 반대하는 뜻을 가진 모순어법을 사용하였다. 예를 들면 코로나 시기의 ‘사회적 거리두기’(서로 어울림 가운데 거리를 두는 것), 지난 2021년 8월 도쿄 장애인 올림픽의 주제였던 ‘불협화음 속의 조화’(서로 다른 가운데 하나 됨) 등이다. 노래의 작사자 시몬은 아마 모순 어법을 좋아하여 노래의 제목 (‘침묵의 소리’) 을 모순 어법으로 지은 것 같다.

침묵의 소리

   
 

1.   여보세요, 어두움아. 나의 옛 친구야,
너와 함께 이야기하려고 다시 왔어.
꿈속의 비전이 조용하게 내게 와서,
잠자고 있는 나에게 꿈들을 심어 놓았지.
내 머리에 심어진 비전은
침묵의 소리 가운데
여전히 남아있어.

2.   불안한 꿈들 속에서 나 혼자 외로이
조약돌이 깔린 좁은 거리들을 걸었다.
길거리의 등불 아래서,
춥고 음산한 공기에 내 옷깃을 세우고,
내 눈이 네온 불빛에 비쳤을 때,
그 빛은 밤의 어둠을 가르고,
침묵의 소리를 감싸 안았네.

3.   나는 그 벌거벗은 빛 가운데,
수많은 군중을 보았지.
그 많은 사람들이 마음에 없는 이야기를 하고
듣는 체 하지만 귀 기울이지 않고,
서로 듣지 않는 노래를 부른다.
그 어느 누구도 침묵의 소리를
깨뜨릴 엄두를 내지 못 했다네.

4.   나는 말하였다.
“바보들이여!”
“너희들은 모르느냐
침묵이 암세포처럼 자라는 것을
내가 가르치는 말을 들어다오.
내가 벌리는 나의 팔을 받아다오”라고 했지.
그러나 내 말은 소리없는 빗방울처럼 떨어져
소리를 낸다.
침묵의 우물 속에서.

5.   사람들은 자기들이 만든
네온의 신상에게 허리 굽혀 기도했다네.
그러자 광고판으로부터 경고의 문구가 번쩍였지.
네온은 말했어
‘선지자의 말은 지하철 벽과 싸구려 아파트 현관에 적혀있다.’
그리고 침묵의 소리 가운데서
속삭이었지.
(Source: Musixmatch, Songwriter by Paul Simon, 나의 번역)

여기서 노래의 의미를 좀 해석해 보고자 한다. 

1절은 꿈속에 본 비전을 어둠의 친구에게 외로움과 침묵 속에서 독백하는 인사로서 시작한다.

2절은 깊은 침묵 가운데 홀로 문명의 도시 가로등 빛을 받으며 혼자 걷는다.

3절은 많은 군중이 서로 대화와 소통을 하지 못하고 침묵 속에서 서로 이야기는 하지만 듣지도 말하지도 못한다.

4절은 현대 사회는 암에 걸려 병이 침묵 속에서 빗방울처럼 조용히 퍼져나간다.

5절은 인간들은 자기들이 만든 네온신을 경배한다. 즉, 상업주의, 이기주의, 무관심, 분리, 물질주의, 섹스, 스포츠, 기술과 무기의 힘을 믿는다.

아트 가르푼켈(Garfunkel)은 1966년 한 콘서트에서 자기들의 노래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사람들은 지적이든지, 감정적이든지 서로서로 소통하자 못 하고 안 하고 있으며 주위에 있는 사람들과 서로 사랑하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후기 현대인의 자화상을 드러내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 방역 3대 지침(사회적 거리, 마스크 착용, 손 씻기)은 후기 현대 사회의  고립과 격리, 네온 불빛 아래 윤리적 타락상과 퇴폐적 문화, 자유와 평등과 정의를 저해하는 불의와 부패한 사회를 지적하고 있다.

(1) 사람들은 서로 사랑하지 못하고 무관심 속에서 감정적, 심리적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 신분과 빈부의 격차가  사회적 거리를 심화시켰다. 부자와 귀족들은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기를 원한다. 가난한 사람들은 사회적 거리보다는 떼와 무리를 지어 서로서로 어울려 살아가는 평등을 원한다. 성경에 나오는 부자와 거지 나사로는 저들이 살아 있을 때도 사회적 거리가 있었지만, 그들의 죽음은 영원한 분리로서 천국과 지옥의 분리였다(눅 16:19-31). 아프리카의 사회는 서구의 개인주의 사회와 달리 ‘우리’의 공동체 속의 나의 정체성이 있고 사회적 거리가 없는 사회이다. 기독교의 교회도 믿는 자들의 모임으로서 사회적 거리가 없는 신앙 공동체(갈 3:26-29; 엡 2:11-22)이다.

(2) 사람들은 수치스러운 죄들과 부도덕한 행위들을 위장의 마스크로 가리고 있다. 궁중 가면무도회에서 배우들은 마스크와 안경과 수염들로 변장한다. 범죄자들과 테러분자들은 자기들의 정체를 숨기려고 마스크를 쓴다. 사형수 얼굴의 두건은 마스크처럼  빛과 생명의 종결을 의미한다. 변장의 명수인 사탄과 그 추종자들(고후 11:13-14) 역시 실재 모양을 바꾼다. 그래서 이단들(마 7:15) 역시 위장의 옷을 입는다. 아프리카에서는 더운 날씨와 강한 햇빛으로 마스크를 쓰는 것이 힘들어하고, 이야기를 하고 듣는 것을 좋아하는 구전 문화의 전통 속에서 마스크 쓰는 것을 외래문화라고 싫어한다.

 (3) 사람들은 불의와 부패의 불결한 손들을 씻을 필요가 있다.  비누는 코로나바이러스의 왕관모양을 파괴하여 바이러스를 무기력하게 만든다. 비누가 알콜로 만든 세정제보다 훨씬 더 효과적이라고 발표되었다. 아프리카에서 식사 전에 손 씻는 것은 습관화되어 있다.  여러 종교들도 손 씻기를 예식처럼 교시한다. 유대교, 힌두교, 불교, 회교에서는 음식을 먹기 전 후에 꼭 손을 씻는다. 화장실을 사용한 후 손 씻는 것은 유대교, 힌두교와 회교에서도 의무화한다. 성경에서는 손 씻는 것은 무죄를 상징한다(시 24:4; 26:6; 73:13; 마 27:24; 약 4:8). 유대 총독이었던 빌라도는 군중의 요구에 무죄한 예수를 넘겨주고 자신의 무죄와 모든 책임전가를 피하기위해 손을 씻었다(마 27:24). 세계보건기구(WHO)는 손 씻기를 최소한 20초 이상 하도록 권한 바 있다. 크리스천으로서 손을 씻을 때, 할 수 있는 기도서 주기도문(20초)처럼 좋은 것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 중에도 부패한 정부 관리들의 손들은 여전히 부정하였다. 코로나 중에도 케냐 지방정부들이 전년도 예산집행보다 두 배나 사용하였다. 코로나 봉쇄로 정부행정과 사무실이 원격 근무로 들어가고 공식 모임이 중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외 여행비는 전년도에 비해 50% 더 많이 이상 사용되었다.  케냐의 부정부패는 정부 각 기관, 경찰, 법원, 대학, 교회에 이르기까지 사회 전체에 만연되어있다. 아프리카에서 부정과 부패는 국가 발전의 장애 요소 중에 가장 큰 장애다. 병원에서 코로나 환자들의 아우성소리와 함께, 정부와 사회일각에서는 탐욕에 찬 관료들의 부패를 반대하는 탄성이 하늘에 치 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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