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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와 계절
정광호 케냐 선교사의 편지
2022년 02월 17일 (목) 11:17:57 정광호 선교사 webmaster@amennews.com

정광호 선교사/ 현 케냐 주재, GMS 원로선교사

   
▲ 정광호 선교사 

 아프리카와 케냐는 요즈음 일 년 중 가장 더운 불볓더위의 건기철(1-3월) 이다. 일 년 중 가장 추운 북반구의 나라들은 겨울비와 폭설 그리고 코로나와 싸우면서 냉혹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지난 2년 동안 관찰한 바에 의하면 북반구의 경우 코로나 전파율이 추운 겨울에 더 왕성하고 여름이 되면 낮아졌다. 아프리카는 반대로 일 년 중 가장 더운 건기철이며 확진율이 가장 낮은 계절이다.  이러한 상반된 계절이 주는 의미가 무엇인가?

여기서 우리는 영국의 낭만주의의 서정시인 퍼시 비. 셀리 (Percy B. Shelly,1792-1822)의 “서풍가”(Ode to the West Wind, 1820) 의 유명한 소절, “예언의 나팔이 되어다오! 오 바람이여, 겨울이 오면 봄이 멀지 않으리”를 회상해 본다.

(제1편)
오 거센 서풍여, 너 가을의 숨결이여
보이지 않은 너의 존재 앞에서 죽은 잎사귀들이
마술사에 쫓기는 유령들과 같다. ……. (생략)
염병에 걸린 저 무리들을 너는
어두운 겨울의 잠자리로 휘몰아친다. ……. (생략)

(제5편)
나를 그대의 수금(竪琴)으로 삼아다오, 바로 저 숲처럼:
내 잎들이 숲의 잎들처럼 떨어진들 어떠리!
…… (생략)
퍼뜨려다오, 꺼지지 않는 화로의
재와 불꽃처럼, 인류에게 내 말을!
내 입술로 잠 깨지 않는 대지에게 
예언의 나팔이 되어다오! 오 바람이여,
겨울이 오면 봄도 멀지 않으리.

(함석헌 역, 성서조선, 제 107호, 1937.12, 수정)

위의 “서풍가”를 간단히 요약하면,

   
 

제1편: 질병으로 변색한 나무잎을 떨어뜨리는 바람과 함께, 생명의 씨앗들이 겨울의 무덤속에 잠 자고 있다.
제 2편: 구름과 밤의 어두움으로 한해의 죽음을 가져오는 서풍이다.
제 3편: 시인이 본 지중해의 여름의 풍경을 회상한다.
제 4편: 자유와 생명을 회복하기를 원한다.
제 5편: 새 생명의 씨앗의 탄생과 자유와 해방의 봄을 알리는 나팔이 되어다오!

봄의 온화한 동풍, 여름의 무더운 남풍, 가을의 무서운 파괴적 서풍이, 겨울의 혹독한 어두움, 냉혹한 동면, 부자유, 고난과 좌절 속에서, 강추위의 바람이 전염병과 시달린 시민들을 강타하지만 … 새 생명의 계절에 나팔소리가 울릴 때, 봄은 희망과 자유를 가져온다. 즉, 죽음 후에 소생하는 생명의 계절에 인생의 시련과 고통의 문제들이 끝날 것을 기다리는 시간이다.

지금까지의 관찰에 의하면 사하라사막 이남의 열대 아프리카의 코로나 확산율이, 5대양 6대주 중에서 가장 적은 기록을 세우는 이유는 현저하게 2가지다: (1) 강한 햇빛, (2) 실내 활동보다 야외 활동과 공간성 때문에 코로나바이러스 비말전파를 억제한다고 의학연구가들은 보고 있다. 지난 2020년 11월에 확진율 약 15%(2022년 11월 25%)를 기록했으나 요즈음 1월에 약 5%정도로 떨어졌다.

일반적으로 아프리카의 건기철은 음력월력을 기준하는 한해의 마지막 계절이다. 그러면 이곳 적도하의 건기철은 어떠한 계절인가?

첫째, 추수 후에 한해의 모든 일정을 보내면서(4-12월) 비가 오기까지 심신의 휴식과 재창조의 기간이다. “시간을 기다리는, 생산적 시간을 보내는 때”(John Mbiti, African Religions and Philosophy, London: Heinemann, 1969, ch.3)라고 할 수 있다. 죤비티는 서구의 시간은 황금과 같이 사고 팔 수 있는 상품이지만, 아프리카인들은 시간의 노예가 되지 않고, 아프리카의 시간은 생산적이고 창조적이라고 말한다. 서구인들은 아프리카인들이 그저 나무 밑에 앉아 시간을 낭비하고, 언제나 시간에 늦는다고 불평하지만, 그것은 아프리카인들의 시간개념을 잘 이해하지 못한데서 기인한다고 피력했다(p. 19). 아프리카의 시간은 산술적 시간(1, 2, 3, 4 시)이 아니라 현상적 시간(일출, 우유짜기, 정오의 휴식, 물 길르기, 소에 물마시기, 귀가, 저녁 우유짜기, 저녁식사)이다(p. 20). 그러므로 아프리카의 달력은 음력으로서 “산술적 달력”이 아니라, 사건 중심의 “현상적 달력”이다(p. 19).

둘째, 땅이 휴식을 취하는 때다. 추수한 후 땅을 쉬게 하고, 다시 갈아 놓고 비를 기다린다. 인간의 스승인 땅(욥 12:8)의 휴식은 성경적이다(레 25:1-12). 하나님은 우상 숭배(사 24:4-5; 27:9-10; 램 18:12-17; 22:9)와 함께, 땅을  잘 관리 못하여 무모히 황폐케 한 유대민족(램 9:7-10; 12:10-13; 14:1-7)을 바벨론 포로로 보내어 훈계하고 땅에 휴식을 허락하셨다(대하 36:21; 겔 36:17-20).

셋째, 열불나는 건기철 후에 올 우기철을 기다리면서 소망의 단비를 위해 기도하는 계절이다. 비는 인간과 동식물의 생명과 번영을 주는 신의 축복이다. 그러므로 비가 내리는 곳에 신이  존재한다고 믿는다. 비가 내리는 것은 곧, 하나님이 하늘에서 내려오시는 것이다(John Mbiti, p. 109). 여기에 우간다의 나일강 상류의 한 부족인 ‘랑고’ 종족의 비를 위한 기도문을 보자.

비를 위한 연도”
기도자/ (회중)

우리는 이 회오리바람을 이겨내리라 (우리는 이겨내리라).
소낙비가 쏟아지기를 앙망하면서, (쏟아지리라).
비여, 당신이 쏟아지기를 탄원합니다.
비가 내리면 (평안해)
거침없이 쏟아지는 소낙비, 우리의 식물은 익어가서 (정말 좋다).
젊은이들이 노래하면 거침없이 쏟아지니,

우리들의 곡물이 익어가니 좋아.
부녀들이 기뻐 노래하고, (좋아해)
어린이들이 즐거워하고, (좋아해)
젊은이들이 노래하고, (좋아해)
노인들이 즐겨 해 (좋구나),

창고가 넘쳐나리라.
억수같이 쏟아지는 단비,
비 바람이 남쪽으로 향하여 불 때,
단비도 남쪽으로 향한다 (좋구나).

(John Mbiti, The Prayers of African Religion, London: SPCK, 1975, p. 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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