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신앙> 이우정 기자】  미국 테네시(Tennessee)주에서 다운증후군 태아 낙태가 다시 금지됐다. 미국 연방항소법원에서 태아의 인종·성별을 이유로 한 낙태 및 다운증후군으로 인한 낙태를 금지하는 테네시주의 법안이 집행 가능하다는 판결을 내린 것이다.

▲ 8-10주차 태아의 모습(lunar caustic, Flickr / CC BY)

2020년 초반 빌 리(Bill Lee) 테네시 주지사는 태아의 성별이나 인종 및 다운증후군이 낙태의 이유라는 사실을 의사가 인지하고 있는 경우 낙태 시술을 금지하는 ‘리즌 밴’(Reason Ban) 법안을 발효했다. 이 법안은 이와 더불어 태아의 심장박동이 감지되는 시기부터 낙태를 금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지난 9월 이 법안의 집행이 중지된 바 있으나 연방항소법원은 2월 2일(현지시간) 이 법안의 집행을 허가하겠다는 판결을 내렸다.

법원의 이번 결정에 태아 생명권 옹호 전문가들은 이 판결이 미국 낙태 이슈의 분수령이 되었던 로 대 웨이드(Roe v. Wade) 판결을 뒤집는 데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로 대 웨이드 판결은 1973년에 내려진 판결로 미국에서 사실상 낙태를 합법화했던 판례로 전해진다.

낙태 반대 단체인 SBA 리스트(Susan B. Anthony List)는 법원의 이번 결정에 환영의 뜻을 표했다.

▲ 빌 리 테네시 주지사는 2020년 초 리즌 밴 법안을 발효한 바 있다 (테네시 주 정부 웹사이트)

SBA 리스트는 성명서를 통해 “소수 공동체에 속한 태아들, 다운증후군 판정을 받은 태아들과 수천 명의 여아들이 낙태로 목숨을 잃었다”며 “테네시주의 낙태 금지 법안은 태아를 대상으로 하는 잔인한 차별에 반대하고 또 낙태에 더 엄격한 제한을 둘 것을 원하는 많은 미국인들의 마음을 대표하고 있다”고 밝혔다.

법원이 리즌 밴 법안 집행을 허용하자 낙태 옹호 단체들은 반발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리즌 밴 법에 반대하는 단체들은 이 법안이 제시하는 기준이 모호하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낙태 옹호 단체 센터포리프로덕티브라이츠(Center for Reproductive Rights)의 라비아 무카담(Rabia Muqaddam) 변호사는 “테네시주의 낙태 금지 법안은 명백히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전미다운증후군협회(National Down Syndrome Society)의 발표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매년 6천 명의 아이들이 다운증후군을 갖고 태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700명 중 한 명 꼴의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