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광호 선교사/ 현 케냐 주재, GMS 원로선교사

▲ 정광호 선교사

코로나 바이러스로 말미암아  비행기 운항은 취소되어 여행은 규제되고 있다. 이로 인하여, 크리스마스와 신정과 구정을 맞아도  귀향하기 어렵고, 여행을 가는 것도 어렵게 되었다. 강한 전파력을 가진 오미크론의 확산으로 인하여 나라마다 봉쇄시키고  모든 운동경기들도 중단되고 유람선의 운행까지 중단되고 말았다.

사람들은 휴가철을 맞으면 향수심이 더욱 커지고 깊어지는 법이다. ‘향수심’이란, 즉 ‘노스탈지어’ (Nostalgia)로 헬라어 ‘귀향’이란 뜻의 ‘노스토스’(Nostos)란 말과 ‘고통’이란 뜻의 ‘알지어’ (algia)라는 말의 합성어이다. 그래서 노스탈지어는 ‘고통스러운 귀향’이란 뜻을 가지고 있다(Collin’s English Dictionary; Nestle-Aland, Greek-English New Testament, Deutsche Bibelgesellschaft, Stuttgart, 1979). 요즈음 우리는 귀향을 위한 여행을 하려면 코로나검사증(PCR)과 백신 증명서를 소지해야 하는 고통과 불규칙적인 비행기 취항 스케줄로 인해 그야말로 ‘고통스러운 귀향’이 되고 있다.

호머의 ‘오딧세이’의 주인공인 오디시우스는 10년간의 트로이 전쟁에서 승리하고 그리스의 고향 이타카 섬으로 수많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고통스러운 귀향’을 했다. 그의 부인 페넬로프 (Penelope)와 아들 텔레마쿠스 ((Telemachus)는 20년간이나 그를 기다렸다. 많은 고초와 시험들을 이겨낸 후 거지로 가장하여 고향집에 도착하여 자기의 아내를 탐냈던 많은 부량자들을 물리쳤다. 

탕자(눅 15장)의 귀향은 그의 아버지에게는 기쁨의 귀향이었지만, 탕자에게는  ‘고통스러운 귀향’이었음이 분명하다. 그는 가족, 가진 돈, 그의 정직성과 도덕성, 인간의 존엄성과 사회적 지위를 모두 잃어 버린 후 그의 실패를 인정하고 실패를 이겨내는 ‘고통스러운 귀향’을 하는 데 성공하였다.

여기서 우리는  아프리카에서 선교사의 일생을 마치고 은퇴하여 고국 미국으로 귀향하는 한 노인부부 선교사의 ‘고통의 귀향’을 음미해 보고자 한다. 노 부부선교사는 연금도 없고, 건강은 악화되고, 실의를 잃고 염려 가운데 케냐의 몸바사 항구에서 배를 타게 되었다.  그가 탄 배는 1910년 미국의 26대 대통령이었던 데오돌르 루즈벨트 (1858-1919)가 그의 일행과 함께 동부 아프리카에서 동물 사냥을 마치고 귀국하는 같은 배였다. 루즈벨트 대통령은 그의 대통령직 만료 후 1909년 뉴욕항구를 떠나서 케냐의 몸바사 항구에 정박하고 케냐, 콩고, 수단을 탐험하면서 사냥을 즐기고 돌아오는 길이다.

배가 대서양을 건널 때, 노인 선교사는 그의 부인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뭔지 이상하지 않아요? 우리는 우리의 일생을 다 드려 하나님을 위해 선교사역에 봉사하고 아프리카로부터 돌아오는데 그 누구하나도 우리를 생각하는 자가 없지 않소? 그러나 여기에 사냥을 하고 귀국하는 전직 대통령에게 모든 사람이  시선을 쏟고 있는데 누구도 우리에게는 관심이 없지 않소.” 그의 아내가 말하였다. “여보, 그렇게 생각하지 말아요.” 드디어 배가 뉴욕 항구에 배가 정박하자, 군악대의 환영의 군가가 울려 퍼지고, 환영식이 거행되었다. 대통령의 귀국에 대하여는 신문마다 대서 특필되었으나 그 누구도 이 노 부부 선교사에게 관심과 주의를 기울이는 이는 없었다.

노 부부선교사는 하선하여 뉴욕의 동쪽 지역의 아주 싼 아파트에 여정을 풀었다. 그날 밤 노 선교사는 밤잠을 자지 못하고, 그의 부인에게 말했다. “나는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공정하게 취급하지 않으신다고 봅니다. …” 그러자 부인은 대답하였다. “나에게 불평하지 말고 골방에 들어가서 하나님께 이야기 하세요.” 

잠시 후 그는 완전히 다른 사람의 모습으로 방에서 나오는 것이었다. 아내가 묻기를, “무슨 일이 있었나요?” 그는 대답하였다. “내가 샤냥하고 돌아오는 대통령은 저렇게 화려한 환영식을 받고 있는데, 우리는 그 누구 한사람도 맞아 주는 사람이 없군요”라고 불평을 하자, 주님은 자신의 손을 내 어깨 위에 올려놓고 말씀하시기를 “너희는 아직 고향에 도착하지 안 했다. 잊지 마라. 너희가 고향에 돌아올 때는 수많은 군중이 너를 환영할 것이며, 천군 천사들의 찬양대가 너를 환영할 것이다. 내 아들아, 내가 너를 잊지 않았노라. 아직 너는 고향에 이르지 안 했어”라고 했다(Ray Stedman, Talking With My Father, Barbour & Co. 1997).  그들은 그 음성 들은 후, 그 길로 다시 아프리카로 귀향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