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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해니까
2022년 01월 10일 (월) 13:21:41 장경애 kyung5566@hanmail.net

장경애 사모/ 최삼경 목사

   
▲ 장경애 수필가

 지난해는 참으로 힘들고 불안한 한해였다. 코로나19라는 신종바이러스가 온 지구촌을 장악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코로나가 아무리 힘들게 했어도 우리는 소(牛)해답게 소처럼 우직하게 잘 견뎌내고 호랑이의 새해를 맞았다. 새해를 맞을 때마다 새해 앞에 붙는 수식어는 대망이라는 것인데 정말 올해는 대망의 한 해가 되기를 기대한다.

호랑이해가 되니 나 어릴 적에 내가 생각했던 우습고 생뚱맞은 생각이 뇌리를 스친다. 그것은 내 아버지는 호랑이해에 태어나신 분이셨기에 마치 나는 아버지가 호랑이 같은 존재라고 생각했었다. 아버지 호랑이는 무섭고 엄격했지만 무슨 일이든 불가능이 거의 없는 전지전능한 분으로 여겼었다. 그렇기에 아버지의 한 마디는 권위가 있었고 그 말씀에 반드시 순종해야만 했다. 그래서 나는 아버지라면 마땅히 호랑이해에 태어나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친구들에게 물어봐도 그들의 아버지 중에 호랑이띠를 가진 사람은 별로 없었다. 그런 점으로만 봐도 내 아버지가 가장 제대로 태어나신 것이라도 되는 양 은근 자만하기도 했다. 지금 생각하면 얼마나 우스운 일인지 얼굴이 붉어진다.

   
 

유치하지만 귀여운 생각의 철없던 어린 시절 내 모습을 그려보며 언제나 새해를 맞을 때마다 해 오던 대로 올해도 어김없이 호랑이를 조명해 보고 싶어졌다. 이처럼 수많은 동물 중 12가지를 골라 한 해를 대표하는 동물로 지칭한 데에는 무슨 이유가 있을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나는 지금 그 이유가 궁금한 것이 아니라 그 해를 상징하는 동물을 생각하며 한 가지라도 유익을 얻고 싶은 마음이다. 아무리 작은 미물이라도 배울 것이 있다는 점에서 이 호랑이해를 맞아 이 호랑이에게서 배울 점이 무엇이 있는지 생각해 보려 한다.

호랑이 하면 즉각 떠오르는 생각은 ‘동물의 왕’ 내지는 ‘무섭다’라는 것이다. 고집부리며 잘 우는 어린아이에게 ‘그렇게 울면 호랑이가 잡아간다’라는 말로 아이의 울음을 잠재우기도 했으니까 말이다. 사실, 실제로 존재하는 동물 중에서 가장 무섭고, 두려운 동물이 호랑이이기도 하다.

호랑이라는 말은 원래 호랑이 자체를 뜻하는 말이 아니라 범과 이리같이 흉악하고 포학한 사람을 호랑이라 지칭했다고 하는데 호랑은 ‘범 호(虎)’와 ‘이리 랑(狼)’의 합성 명사였다. 범을 두려움의 상징으로 여기다가 신성시하게 되어 범이라는 말을 금기어로 지정하였고 그 대체어로 호랑이라는 말을 사용하게 되었다고 하는데 동물 중에서 전통적으로 가장 높은 위상을 가졌다고 볼 수 있다. 산군, 산중왕 등의 존칭이 낯설게 느껴지지 않음을 봐도 그렇다. 또한 호랑이는 맹수로 과거부터 아시아 토테미즘 신앙의 중심이 되어 왔다. 아시아의 많은 국가에서는 호랑이에 대한 공포와 경외가 반드시 존재한다. 그래서 상서롭고 잡귀나 나쁜 기운을 물리치는 존재로 인식하여 예로부터 집 안에 호랑이 그림을 걸어두기도 했다.

호랑이는 ‘동물의 왕’답게 생김새나 생태가 카리스마가 있어 보이고, 그 강함 역시 무시무시한 수준이다. 수컷 이마에만 있는 왕(王)자만 보아도 알 수 있다. 호랑이는 동물과 천하를 호령하는 영물로 권위, 명예 등을 상징하며 진보, 독립, 모험, 투쟁 등의 속성을 가지고 있기에 국가나 집단이나 학교 등에서 호랑이를 그들의 상징의 동물로 사용하기도 한다. 호랑이는 마스코트로 많이 쓰이고, 스포츠팀 이름에도 사자, 독수리와 함께 자주 쓰인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호랑이를 대학의 마스코트로 이용하는데 특히 미국의 대학 46개가 호랑이를 자기 학교의 마스코트로 사용하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대학은 물론 프로 야구팀이나 단체에서 호랑이의 이름을 딴 팀도 있다. 우리나라 한반도의 땅 모양을 호랑이의 모양으로 말하기도 하고, 최초로 우리나라에서 열렸던 올림픽의 마스코트도 호돌이, 즉 호랑이였다. 또한 거슬러 올라가 보면 단군신화나 수많은 전래동화에도 호랑이가 등장한다.

호랑이는 종종 사자와 비교하기도 한다. 조금만 설명하자면 호랑이는 단독 생활을 주로 하는데, 혹 2~3마리 정도의 소수가 무리를 이루기도 하지만 사냥 활동은 독립적으로 한다고 한다. 이처럼 홀로 생활하면서도 왕좌를 지킬 수 있는 것은 호랑이가 사자보다 똑똑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반면에 사자는 홀로 생활하지 않고 힘을 합쳐 무리를 이루어 생활하므로 백수의 왕으로 군림하는 것이라고 한다. 울음소리도 사자와 호랑이는 비슷하면서도 차이가 있는데 호랑이의 소리는 사자 소리보다 더 날카롭고 성깔 있게 들린다고 한다. 호랑이는 동족에 대한 애착이 크기 때문에 영역 표시나 다른 개체들과의 소통을 특이한 그 울음소리로 한다고 한다. 사자는 물을 싫어하지만, 호랑이는 수영을 엄청나게 잘하는데 일부러 물속에서 물놀이를 즐길 정도라고 한다.

이 외에도 호랑이에 관한 이야기는 생각밖에 많다. 호랑이에 대한 기원, 호랑이의 특징, 호랑이와 연관된 속담, 고사성어, 혹은 설화 등 많지만, 지금은 “호랑이는 죽어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 이름을 남긴다”라는 말에서 교훈을 얻고 싶다.

‘호사유피 인사유명(虎死遺皮 人死遺名)’이라는 고사성어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말이다. 이 말처럼 호랑이는 가죽을 남기지만 우리는 사람이니까 이 땅에 이름을 남겨야 한다. 조선 시대 기준으로 호랑이 가죽 한 마리 분량이 대궐 한 채의 가격으로 대체 통용화폐 중에서 최고 수준이었다고 하니 그 가치는 대단한 것이었다. 우리도 이왕 남길 이름이라면 악한 사람, 없었어야 할 사람으로 이름을 남기기보다는 남에게 유익한 사람, 어느 면으로나 공적을 남긴 가치 있는 이름으로, 호랑이 가죽의 가치보다 더 가치 있는 이름으로 남겨야 하지 않을까? 특별히 이 호랑이해에 인간에게 유익한 가죽을 남기는 호랑이처럼 어디서나 필요한 사람으로 살아가도록 노력해야 함을 느낀다.

아무도 찾지 않는 깊은 산골에 피어 있는 이름 없는 풀도 생을 마치면 거름이 되어 다른 식물 성장에 도움을 준다는데 하물며 만물의 영장으로, 아니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받은 우리는 하나님이 기뻐하시게 살다가 하나님께로 돌아가야 한다.

하나님께서 이 땅에서 무엇 하다가 왔느냐고 물으실 때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열심히, 성실히 믿음으로 살다 왔다고 할 수 있다면 이 땅에 남겨진 이름 또한 멋있게 남을 것이다. 어떠한 어려운 일이 닥쳐도 호랑이의 기백과 믿음으로 승리하는 2022년이 되었으면 좋겠다.

놀랍기도 하고 흥미 있는 최근의 호랑이 이야기를 소개하고 글을 맺으려 한다.

2020년 4월 5일, 미국 뉴욕시 브롱크스 동물원에 있는 호랑이가 어디서 감염되었는지 모르게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세계 최초로 받았다고 하니 놀랍기도 하고 우습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다. 동물의 왕 호랑이도 코로나바이러스에는 어쩔 수 없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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