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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을 희망으로... 하나님의 선물
다발성절단 장애 딛고 일어선 이홍승 집사
2021년 12월 14일 (화) 13:14:27 양봉식 기자 sunyang@amennews.com

<두 번째 걸음마> 이홍승 지음/아르카

<교회와신앙> 양봉식 기자】  고난이 닥쳐오면, 고난을 맞서는 사람도 있지만 절망과 두려움에 나머지 삶을 패배자로 사는 이들도 있다. 더구나 사람으로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엄청난 사고가 일어났을 때, 패배자의 삶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절망을 선택하지 않고 하나님과 함께 고난을 이겨낸 사람의 이야기가 있다. 이홍승 (안수)집사의 이야기다.  <두 번째 걸음마>(이홍승 지음/아르카)은 급작스런 패혈증으로 인해 몸의 여러 지체를 절단할 수밖에 없었던 ‘다발성 절단’ 장애를 가진 이홍승 집사의 간증을 엮은 책이다.

   
▲ 다발성 절단 장래를 가진 이홍승 집사. 

이홍승 집사는 일반인에겐 텔레비전 시청률 조사 기관으로 널리 알려진 국제적 회사 ‘닐슨’에서 소비자 마케팅 조사 전문가로, 회사의 팀장으로 일하던 10여 년 전 어느 날, 처음엔 독감으로 오해한 ‘급성 폐혈증’에 걸려 순식간에 혼수상태에 빠졌다. 무려 3주간 의식을 잃었고, 뇌와 심장을 살리는 대신 팔과 다리는 끝에서부터 새까맣게 변해갔다. 이 병에 걸리면 보통 2, 3일을 넘기기 어렵다는데, 그는 깨어났다!

저자는 당시의 이야기를 덤덤하게 이렇게 적고 있다.

맨 처음 한기를 느낀 때의 불길한 직감이나 응급실에 실려 갈 때의 막연한 두려움, 약 3주 만에 기도 삽관을 빼면서 몽롱하게 깨어났을 때의 혼미함, 절단 수술 후 마취에서 깨어나서 본, 권투장갑보다 더 두툼하게 싸여 있던 사지(四肢)의 붕대, 그리고 이어진 끝도 없는 절망감…, 그 모든 것이 어제 일처럼 너무도 생생하다.

까맣게 변한 오른팔과 양쪽 다리, 그리고 왼쪽 손가락은 두 개만 남기고 대부분을 잘라내야 했다. 스스로 먹지 못하고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된 그의 신체는 어쩌면 갓 태어난 아기보다 못해 보였다.

   
▲ 이홍승 집사의 책 <두번째 걸음마> 

‘다발성 절단’이란 복수의 지체를 사고나 병 때문에 동시에 자르는 것을 말하는데, 사지 대부분이 사라진 그에게 상상하지 못했던 고난이 시작된 것이었다. 살아 있다는 것과 그럼에도 그런 몸을 가지고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절망감으로 인해 죽고만 싶을 것이다.

이 집사는 그 때 일을 압축해서 이렇게 적고 있다.

이 시점에서 지나온 시간을 거슬러 되돌아본다. 나는 힘겹지만, 그저 꾸준히 하루하루를 살았을 뿐이었다. 때론 절망감에 괴로워 남모르게 눈물을 훔치기도 하며, 웃으며 애교를 떠는 딸 덕분에 ‘세상 다 가진 딸 바보’가 되기도 하고, 큰아들이 5학년 다 될 때까지도 전동휠체어에 올라타 아빠 무릎에 냉큼 앉는 걸 은근히 즐기며, 그저 일상을 살아왔을 뿐이다. 어릴 적, 파주 시냇가의 징검다리를 하나씩 건넌 것처럼, 세월의 강에 놓인 돌다리에 한발 한발을 내디디며, 지금 이곳에 서 있다.”

큰 사고에 사지만이 아닌 다발성절단 장애를 가진 사람이 사회에 다시 복귀한다는 것은 불가능해보인다. 그런데 이 집사는 사회에 복귀했다. 그것은 열려있는 그가 좀 담았던 회사가 그와 함께 했기 때문이다. 회사(구 명칭 닐슨컴퍼니코리아, 현재 명칭 닐슨IQ)의 경영진은 장애인이 된 그가 재활에 전념하도록 격려했고, 놀랍게도 회사에 복귀할 수 있도록 자리를 비워두었다. 교회 교인들과 회사 직원들의 온갖 도움이 이어졌고, 청년 시절에 술친구들이던 고향 지인들은 회식을 멈추는 대신 모은 회비를 의수를 사는 비용에 보태주었다.

이 집사는 ‘로봇다리 세진이’를 세운 것으로 유명한 신촌세브란스재활병원 신지철 교수팀의 치료로, 반년이 채 안 되어 스스로 휠체어에 오르내릴 수 있을 정도로 재활에 성공했다. 그건 기적이었다. 하지만 그는 그것이 장애를 입은 고난의 기간에 다시 만난 하나님의 은혜 덕분이라고 고백한다. 무엇보다, 감당하지 못할 것 같은 시험(고난)을 능히 감당할 수 있도록, 그에게 감사할 수 있는 마음과 삶의 용기를 주신 덕분이었다. 그에게 ‘두 번째 걸음마’가 시작된 것이다!

   
▲ 이홍승 집사는 하나님의 사랑을 온 몸으로 증거하는 희망의 메신저가 되었다.

우리는 결과를 즐길 수 있다. 열매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열매를 맺기 위한 과정도 있다. 그 과정은 평탄하지 않다. 이 집사의 열매 맺는 과정에 대한 힘이 듬을 본인만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책을 통해 팬데믹으로 무너져가는 세상에 자신의 이야기가 작은 위로가 되기를 소망했다.

이 책을 마무리할 무렵, 코로나 4차 확산으로 확진자 수가 연일 최고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코로나 초기에, 코로나에 감염된 환자의 까맣게 변해버린 모습을 외신(外信)에서 보았다. 일상에서 잊고 있었던 10여 년 전의 내 모습이 떠올라 소스라치게 놀랐다. 그때 내 모습과 너무 흡사했기 때문이다. 트라우마 같은 기억이 나의 마음을 짓눌렀다. 전 세계 사람들이 집단적으로 겪고 있는 전염병의 공포 중에서 가장 두려운 것은, 이 길고 어두운 터널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것이다. 내가 겪은 고통이 그랬던 것처럼…."

그러나 이런 때 일수록 희망을 이야기하고 싶다. <사막을 건너는 여섯 가지 방법>에서 스티브 도나휴가 얘기한 것처럼, 인생이라는 사막은 애당초 경계가 없어서 절망이다. 단지 머릿속에, 마음속에 두려움과 공포로 허망하게 그어 놓은 관념의 울타리만 있을 뿐이다. 울타리를 허물 희망이 필요하다.”

저자는 스스로 화장실에 가는 일부터, 장애인이라서 불가능하다는 편견의 벽을 모두 깨고 하나둘씩 재활에 성공해나갔다. 그리고 전동휠체어를 타고서 다니던 회사에 지금도 계속 출근하고 있다. 이제는 삶의 모든 것을 긍정하고 어떤 일에도 감사하면서, 그를 살린 하나님의 사랑을 자신의 온몸으로 증거하는 ‘희망의 메신저’가 되고 있다.

이 책은 코로나로 삶의 고통을 겪는 모든 세상 사람들에게 위로와 긍정의 용기를 북돋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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