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산시에는 ‘들꽃피는 마을’이 있다. 형편이 어려운 10대 청소년들이 새로운 가정을 만들어 사는 이른바 ‘그룹홈’이다.

▲ 여학생들만을 위한 캠프

‘들꽃피는 마을’은 40여명의 청소년들이 10개의 그룹홈을 이뤄 함께 사는 곳이다. 한 가정에는 2∼8명의 청소년들과 생활교사가 함께 살아간다. 한 가정의 식구가 10명이 넘어가면 가족의 느낌을 느낄 수 없어서 일정한 인원으로 제한하는 대신 여러 가정을 만들어 가고 있다.

 ‘들꽃피는 마을’을 설립한 사람은 김현수 목사(한국기독교장로회 경기중부노회)와 조순실 사모다. 1994년 김현수 목사가 시무하던 선양교회에 가출청소년들이 몰래 들어와 잠을 자게 됐고, 그 숫자가 늘어나 교회 사택에서 청소년 8명이 함께 생활하게 된 것이 ‘들꽃피는 마을’의 시작이었다. 1995년 11월에 안산시 팔곡동의 폐농가를 얻어서 ‘예수가정’이라는 이름으로 남자 청소년 10여명과 함께 생활하기 시작하였고, 차츰 가정이 늘어서 ‘들꽃피는 마을’로 이름을 바꿨다.

그들이 사는 가정은 이름도 독특하고 각각의 가정이 나름대로 특색이 있다. ‘하늘나리’ 가정은 ‘들꽃피는 마을’에서 가장 깔끔하기로 소문나 있는 여자 청소년들이 생활하고 있고, ‘인애 해바라기’ 가정 식구들은 자기 점검표를 만들어 자신의 일상생활에 대하여 책임 있는 행동을 하고 있다. ‘토끼풀’ 가정은 김현수 목사의 어머니인 권인희 권사가 생활교사로 봉사하고 있는 가정이며, ‘한신예수’ 가정은 서울 ‘한신교회(담임목사 이중표)’에서 ‘들꽃피는 마을’과 뜻을 같이 하기 위해 만든 남자 청소년을 위한 가정이다.

‘코스모스’ 가정은 남자 청소년들이 사는 가정으로 모두 일반학교에 다니는 청소년들로 구성돼 있다. ‘잔디네’는 94년 ‘들꽃피는 마을’의 처음 이름인 ‘예수가정’이 시작된 집이다. 김현수 목사와 조순실 사모가 생활교사로 함께 살고 있다.

▲ 김현수 목사 조순실 사모와 같이 생활하는 잔디네 가정

그 외 ‘상록수’ 가정, 이랜드 복지재단의 ‘이랜드 들국화’ 가정 등 각각의 가정이 독특한 이름과 특징을 가지고 있다. 매주 금요일 저녁이면 ‘들꽃피는 학교’에 모든 식구가 모인다. 저녁 예배와 생일파티, 회의 등 전체모임의 시간을 갖고 그들끼리 교제의 시간을 가진다.
현재 ‘들꽃피는 마을’의 최대 목표는 ‘들꽃피는 학교’의 건축이다. 재정적으로 후원하는 400여명 회원들의 도움으로 현재 안산시 와동에 150평 정도의 부지를 매입했고, 내년도 완공을 목표로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들꽃피는 학교’는 공교육을 받지 못하는 청소년들에게 수준에 맞춘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1997년 시작한 대안학교다. 현재 안산시 와동에 위치한 상가건물 2층에 있는 ‘들꽃피는 학교’에서는 인성교육 위주의 교육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아침 큐티, 한글 교육, 검정고시준비, 정서 교육, 장애인복지관 방문, 체험학습, 도자기 캠프 등 주중 3일은 밖에서 현장학습을 진행하고 있다.

“같은 처지의 아이들이라 동병상련을 느끼나 봅니다. 학교와 사회에서 특별한 취급받던 아이들이 이곳에서는 평범해져 버리죠. 같은 아픔을 가진 이들끼리 공동체성 키우고, 그들의 아픔을 서로 치료해 주며 지내는 거죠.”

김 목사는 아이들이 약물중독이나 이성중독 등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잘 적응한다고 말한다. 요즘 아이들을 위한 기도제목은 아이들의 자립심을 키워 자주적인 공동체를 세울 수 있게 도와달라는 것이라고 한다.

“아이들은 똑같습니다. 처음에는 모두 순수하죠. 부모들이 문제아를 만드는 것 같아요. 자기 자녀라는 것을 넘어서 우리 자녀라는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김 목사는 앞으로 청소년들이 넓은 포부를 가지고 가난한 이웃을 만날 수 있는, ‘인류의 고통을 만날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교육하고 싶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