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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에게서 배우다
2021년 01월 04일 (월) 15:11:46 장경애 kyung5566@hanmail.net

장경애 사모/ 최삼경 목사

   
▲ 장경애 수필가

생각하기도 싫을 만큼 많이 힘들었던 2020년이 저물었다. 이어 대망의 2021년을 맞았다. 2020년 새해 벽두부터 우리를 괴롭힌 코로나19는 지금도 그 기세가 꺾일 줄 모른다. 지구촌에 사는 사람들은 모두가 같은 불안감 속에서 새해를 맞았다. 그러나 그렇게 낙심할 것만은 아니다. 물론 백신 개발 소식이 있지만, 그보다 아무리 힘들고 길이 안 보이는 어려움 속에도 우리의 모든 것을 다 아시는 하나님께서 우리를 인도하시며 선한 뜻을 이루어 합력하여 유익하게 하실 것이므로 감사하면서 새해를 시작한다. 그리고 소망을 가진다.

2021년은 ‘소의 해’다. 20년은 작은 동물의 상징인 ‘쥐의 해’였는데 그 다음 해인 올해는 큰 동물의 하나인 ‘소의 해’다. 내가 이렇게 동물을 주제로 새해 첫 글을 쓰는 것은 그것을 중요하게 여겨서가 아니라 동물 아니 미물에게서도 배울 것이 있으니 이왕이면 한 해를 상징하는 동물을 통해 배워야 할 교훈을 얻기 위함이다.

사전에 보면 많은 동물 가운데 경제적인 소득을 위하여 또는 좋아하여 집에서 기르는 짐승을 가축이라고 쓰여있다. 개, 돼지, 고양이, 양, 말, 닭 등이 여기에 속하는데 모두 사람에게 유익을 주는 동물이다. 그중에서 소는 그 어떤 동물보다 희생적인 동물이다.

   
 

우리 민족과 소는 떼어 놓을 수 없을 만큼 밀접한 관계에 있었다. 농업 국가인 우리나라에서는 소를 귀하게 여길 수밖에 없었다. 농사에 소는 필수적인 동물이었다. 논밭을 가는 데는 물론, 무거운 짐을 실어 나르는 일까지 도맡아 하였다. 그래서 우리 조상들은 자신의 필요 때문에라도 소를 귀하게 여길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꿈에 소가 나타나면 대체로 길몽으로 보며 식구, 집, 재산, 사업체, 금전운, 권위, 명예 등을 상징했다고 한다.

어릴 때 소는 버릴 것이 하나도 없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러고 보면 소는 살아서는 주인을 위해 묵묵히 일하고 또 죽어서는 자신의 모든 것을 사람을 위해 주는 동물이다. 소의 살(고기)은 그 부위에 따라 각기 다른 요리를 만든다. 그리고 소의 뼈, 뿔과 발굽, 소의 가죽, 소의 털, 심지어는 소의 내장과 피까지 사람이 먹을 음식과 약을 만드는 원료로 쓰이기도 하고 사료로도 쓰인다고 한다. 소의 담석은 우황이라고 하여 한약재로 아주 귀한 약으로 쓰이고 있다.

이처럼 소는 인간을 위해 모든 것을 아낌없이 주는 희생적인 동물이다. 이러한 헌신적인 모습과 우직한 모습에서 성실과 근면함을 느낀다. 또한 동서양을 막론하고 소는 풍요의 상징으로 여긴다. 인도나 이란에서는 소가 생명의 원천이며 제물로 쓰이고 있다. 우리나라도 고대 문헌에 보면 소를 희생 제물로 썼다는 기록이 있다. 이 제단을 선농단이라 하였으며 해마다 풍년을 빌기 위하여 봄에 소를 바쳐 임금이 친히 제사를 지냈다. 선농제에서는 제물이 되어 죽은 소를 그대로 버렸을 리는 만무하므로 이것을 탕으로 하여 먹었음을 짐작할 수 있는데 오늘날의 설렁탕 유래가 되었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소는 인도에서는 지금까지도 힌두의 가장 큰 숭배의 상징으로 대표된다.

성경에 보면 하나님께서도 소를 사용하셨다. 사무엘상 6:7에는 ‘젖 나는 소 두 마리’라고 기록되었는데 이것은 새끼를 낳은 지 얼마 안 되어 젖을 먹여야 하는 새끼가 있는 암소임을 말한다. 사무엘상 6:12에 보면 그 소가 이스라엘 땅으로 가면서 울었다고 했다. 소는 모정이 강한 동물이다. 이 소는 자신의 새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맡은 사명을 위해 좌우로 치우치지 않고 앞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사무엘상 6:14에 보면 벧세메스로 간 두 소는 번제의 희생 제물이 되고 말았다.

우리나라에서는 소에 얽힌 전설도 있고, 속담 또한 많다. 우리가 잘 아는 속담 몇 개만 예를 들어보면, ‘소털같이 많은 날’, ‘소 뒷걸음치다 쥐잡기’, ‘못된 송아지 엉덩이에 뿔 난다.’, ‘소귀에 경 읽기’, ‘소 죽은 귀신같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 ‘바늘구멍으로 황소바람 들어온다.’, ‘닭 소 보듯, 소 닭 보듯 한다.’, ‘바늘 도둑이 소도둑 된다.’ 등이 있다.

그런가 하면 소를 소재로 지은 시도 많이 있는데 특히 박목월 님의 ‘황소 예찬’이라는 시는 참으로 우리의 심금을 울린다. 그 밖에 여러 시인이 소를 소재로 시를 쓰기도 했다. 이처럼 소를 소재로 시인은 시를 쓰고, 화가는 그림을 그렸다. 우리가 잘 아는 이중섭 화가의 소에 대한 그림은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하다. 또한 몇 년 전에는 우리의 마음을 짠하게 만들었던 집에서 한 식구처럼 지내는 친구 같은 소와의 삶을 그린 ‘워낭소리’라는 다큐멘터리 영화가 나오기도 했다.

소는 예쁜 것과는 거리가 멀다. 아름답지도 않다. 소는 그 모습조차 꾀도 부리지 않는 우직하고 충성스럽고 부지런하게 느껴진다. 또한 빨리 달리는 것과는 거리가 먼 느린 걸음으로 목적지만을 향하여 터벅터벅 걸어가는 동물이다. 소의 특징은 끈기와 성실이다. 소는 여유를 의미한다고 한다. 어미 소가 새끼송아지를 핥아 주는 사랑의 모습에서 자애의 상징으로 인식된다.

이러한 특징을 가졌기에 소를 상징 동물로 사용하는 나라나 대학이 있다. 또한 정당, 단체 등에서도 소를 상징 동물로 정한 것을 보면 소처럼 끈기와 성실과 헌신적으로 봉사하자는 의미로 그렇게 정한 것 같다.

소를 생각하면 애처롭다는 생각과 함께 괜스레 마음이 숙연해진다. 만물의 영장이라면 소보다 나아야 할 것이고, 더욱이 하나님의 형상을 가진 성도라면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소가 살았을 때나 죽어서나 주인을 위해 아낌없이 희생한다면 나는 과연 나의 주인이신 하나님께 어떻게 하고 있는지 부끄럽기만 하다.

이제 과거는 지나갔고 새로운 2021년 소의 해를 맞았으니 성실과 인내와 충성으로, 그리고 헌신과 봉사 정신으로 사는 2021년의 소가 되어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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