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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토카인’의 폭풍 속에서
중환자실 한 간호사의 생명이야기(11)
2020년 10월 05일 (월) 11:44:23 김경애 간호사 webmaster@amennews.com

김경애 간호사 / 미국 캘리포니아 Santa Clara County Hospital ICU RN

   
김경애 간호사

코비드19 치료와 관련하여 자주 듣는 말 중의 하나가 ‘싸이토카인 폭풍’이다.
싸이토카인(cytokines)은 면역세포의 활동을 돕는 물질로서, 우리 몸에 염증이 있을 때 이것에 대항하고자 우리 몸에서 정상적으로 분비하는 단백질을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싸이토카인 폭풍(storm)은 면역 체계의 과잉 반응으로 어떤 이유에서 싸이토카인 같은 염증 반응 물질이 단기간에 너무 많이 분비되어 정상 세포를 공격하는 경우를 말한다. 이 용어는 1993년 이식 환자들 중 거부 반응을 보이는 사례에서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2006년에는 유럽의 한 제약회사에서 개발한 어떤 약의 제1상 임상시험에서 건강한 젊은 남성 대상자 6명이나 중환자실 치료를 받게 한 위험했던 부작용을 싸이토카인 폭풍으로 설명했다.

싸이토카인과 관련하여 요즘 언론에서 자주 사용되는 염증, 감염, 패혈증 등의 용어를 한 번 살펴보고자 한다.
염증(inflammation)은 기원 전부터 사용되어온 용어로서, 독소나 외상 혹은 미생물 같은 유해한 자극에 의해 인체가 침해를 받았을 때 면역 매개 물질들을 사용하여 우리 몸을 보호하려는 과정이다. 예를 들어, 벌에 쏘였을 때, 벌의 독소에 의해 물린 자국이 붓고(swelling), 아프고(pain), 벌겋게 되고(redness), 열감(heat)이 있게 된다. 국소적인 화상이나 동상을 입었을 경우도 염증 과정을 거쳐 몸이 회복된다고 볼 수 있다.

류마티스 관절염이나 크론병(Crohn’s disease) 같은 만성 염증성 질환은 염증 반응 물질들이 몸에서 지속적으로 분비되어 자신의 세포를 공격하는 자가 면역 질환이며 이런 만성 염증성 질환이 심장병이나 뇌혈관 질환 그리고 암을 일으키기도 한다는 연구 결과가 계속 나오고 있다. 특별히 미생물에 의해 우리 몸이 침해를 받아 병이 나는 것을 감염(infection)이라고 부른다. 감염을 일으키는 병원성 미생물로는 바이러스(virus), 세균(bacteria), 곰팡이(fungus), 기생충(parasite) 등이 있고 크기가 작은 것에서 큰 것 순이다. 세균은 세포벽, 세포막, 핵 등으로 구성된 단세포 생물로 스스로 생존할 수 있다. 바이러스는 유전정보를 지닌 핵을 단백질이 둘러싸고 있는 정도로 훨씬 작고 숙주가 없으면 생존할 수 없어서 바이러스를 실험실에서 배양하기가 쉽지 않다.

   
 

독감, 간염, 대상포진, 에이즈 등도 코로나19처럼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이다. 필자가 대학생 때는 C형 간염은 치료제가 없다고 배웠었는데, 지금은 C형 간염도 완치가 가능하다. 에이즈도 항바이러스제가 많이 발전하여 꾸준히 복용하면 정상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게 되었다.

폐렴, 요도감염, 장염 등은 주로 세균에 의한 감염병이고 항생제(antibiotics)로 치료한다. 최초의 항생제인 페니실린이 1928년 영국의 어떤 생물학자에 의해 우연히 발견되었고 이것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많은 생명을 구했다는 얘기는 많이 회자되고 있다. 세균에는 우리에게 유익한 균도 많다. 김치같은 발효 식품에 들어있는 유산균은 우리 몸의 장 안에서 음식의 소화와 영양소 흡수를 돕고 나쁜 세균의 숫자가 많아지는 것을 막아준다.

감염과 글자 하나 차이인 전염(contagion)은 병원체에 감염된 사람이 여러 경로를 통해 다른 사람에게 이 병원체를 옮기는 것을 말한다. 직접 접촉, 비말, 혈액 등이 전염 경로에서 사용되는 단어들이다. 결핵균도 공기 전염이므로 환자가 활동성 결핵이면 음압 병실에 격리된다.

우리 몸이 세균에 감염되어 균과 독소가 혈액을 타고 전신으로 돌면서 일으키는 전신적인 심각한 염증반응을 패혈증(sepsis)이라고 한다. ‘피가 부패하다’라는 한자 뜻이고, 셉시스는 ‘썩다’라는 헬라어로서 상처난 부위가 낫지 않고 썩어가는 것을 표현한 것이다. 현대적으로는 인체에 침범한 균 독소에 대한 염증 반응으로 싸이토카인 폭풍처럼 과도한 염증 반응일 경우 여러 장기를 망가뜨려 치명적으로 급변할 수 있는 위중한 병으로 인식되고 있다.

가수 신해철 씨나 황수관 박사도 패혈증으로 사망했다. 올해 3월 초에는 건강하던 30대 남자 연예인 두 명이 하루 차이로 패혈증으로 이 세상을 떠났다. 한 명은 임파선염으로 초기에 진단받고 세균성 뇌염으로 치료받다가 패혈증으로 사망했다고 한다.

2009년 브라질의 미인대회 출신인 모델 마리아나는 신석증을 의심하고 치료를 받다가 요로감염으로 패혈증에 빠졌다. 전신 감염 상태이므로 염증 물질인 싸이토카인이 분비되고 이것은 전신적으로 혈관을 확장시키고 혈압을 급격히 떨어뜨린다. 승압제(pressors)를 투여하더라도 말초 부위는 혈액 공급을 제대로 받을 수 없게 되어 마리아나의 손과 발이 썩어들어갔다. 손과 발과 위장의 일부를 잘라내는 수술까지 했었지만, 결국 그녀는 생명을 잃게 되었다.

패혈증은 처음에는 미세한 증상으로 시작한다. 세균성 감염에 노출된 적이 있으면서 열이 나고 숨 쉬기 곤란하고 맥박이 빨리 뛰면 응급실을 빨리 방문하여 혈액검사를 해 볼 것을 권장한다. 패혈증의 원인은 가장 많은 경우가 폐렴이고 그 다음으로 요로감염, 간담도염, 복막염, 뇌염 등이다. 패혈증은 세균성 감염에 의한 병이므로 항생제를 가능한 한 빨리 투여해야 하고 혈압을 유지하기 위해 수액을 주사하고 산소치료를 해야 한다. 미국의 질병통계국에 따르면 2019년 패혈증으로 사망한 사람이 27만 명이라고 한다.

싸이토카인 폭풍, 과잉 염증 반응 그리고 패혈증 등은 모두 개인의 면역 체계와 관련이 있다. 필자가 전에 썼던 글에서도 언급했듯이 면역력을 높이는 마음 자세는 감사하는 생활이다. 그리고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마음 자세는 불안과 두려움이라는 것을 7개월간 코로나 환자들을 돌보면서 알게 되었다. 기저질환이 없는 40, 50대 코로나 환자들 중 몇몇은 빨리 회복되지 않고 중환자실에서 오랫동안 치료를 받는 경우를 봤다. 그런 환자들은 호흡기 삽관을 하기 전 매우 불안해하고 두려워하였다. 죽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면역력을 떨어뜨려서 잘 낫지 않게 하는 거였다. 사망의 권세를 이기신 예수님을 진정으로 믿는 그리스도인이라면 다니엘의 세 친구의 ‘그리아니하실지라도 (단 3:13-18)’의 단계까지 고백하지 않아도 승리의 면역력으로 코로나 바이러스를 쉽게 이기리라 본다.

그동안 필자와 의료진들을 위해 기도해 주신 친지들과 믿음의 동역자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항상 기뻐하고 쉬지 말고 기도하며 범사에 감사하라는 말씀을 붙들고 살고자 한다. 코로나19 대유행(Pandemic)을 통하여 성경을 더 많이 읽을 수 있게 되어서 좋다. 요즘 예언서를 읽는데, 말라기서의 ‘온전한 십일조’가 사회의 약자를 향한 친절이 포함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힘든 환자 배정에 불평하지 않기, 밝은 모습으로 병원 직원들에게 인사하기, 후배 간호사들을 격려하고 칭찬하기, 욕창 방지를 위해 더 자주 체위변경 해주기, 호흡기 환자 구강 간호 더 자주 해주기, 면회 금지 정책으로 병원 방문을 못 하는 가족들에게 더 자주 전화하여 업데이트해주기, 바쁜 동료를 위해 나의 시간을 쪼개어 기쁘게 도와주기 등을 떠올리자 나의 얼굴뿐만 아니라 예수님의 얼굴에도 미소가 번지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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