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신자 중심 선교로 성장 제자리
 신앙생활 인한 대인관계 고충 해결절실
 상명하달식 구조를 수평적으로 바꿔야

한국교회가 고속 성장을 하다 멈추었다. 세계가 놀랄만한 숫자적 성장을 하던 것은 이제 옛 무용담처럼 느껴질 정도다.

90년대 들어서면서 마이너스 성장을 계속하고 있는 한국교회처럼 대학교 캠퍼스의 복음전도와 새신자를 낳는 결신률도 정체를 넘어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 가운데 지난 10월 27일부터 29일까지 종로구 부암동에 위치한 한국대학생선교회(C.C.C)에서 박성민 목사(대표)와 본부 실, 국장, 전국 책임 간사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캠퍼스 포럼이 눈길을 끈다.

‘변화하는 캠퍼스, 변화해야 할 미션’이란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에서 참석자들은 그 동안의 캠퍼스 선교 전략에 대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이구동성으로 지적했다.
문제는 무엇이 변해야 하는가이다.

지적된 문제 중에 하나는 대학생선교가 정체되는 원인이 기존신자 중심의 선교라는 점이다.

이미 믿는 신자를 중심으로 훈련시키고 파송시키는 전략이 새로운 신자를 발굴하는 것보다 우선하다보니 답보상태에 빠졌다는 것이다.

캠퍼스 대학교의 1만여 명이 넘는 종합대학에서도 선교단체들의 선교회원이 30명도 안 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이 이런 주장을 뒷받침한다.

기존신자 중심의 선교전략에서 새로운 신자를 적극적으로 전도하는 발상전환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전용덕 목사(학원사역연구소 팀장)는 “새신자를 전혀 전도하지 않는다는 말은 아니다. 그러나 새로운 신자를 전도하는 열정이 그전보다 못하고 또 대부분 간사 중심으로 비신자를 접촉하여 복음을 전하고 순장이나 순원들이 복음을 전하는 열정이 전보다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C.C.C의 학원사역연구소가 지난 4월에 전국회원을 대상으로 파악한 설문 조사에 따르며 대학교에 들어온 신입생 중에 선교회에 가입한 동기는 신앙동아리 활동을 하고 싶어서(31.5%), 훈련받고 싶어서(29.8%)라고 응답하고 있다. 신입회원이 3월에 생긴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런 동기들은 3월의 사역을 잘 활용만 하면 좋은 자원을 훈련시켜 비기독인 학생들에게 효과 있게 전도하는 전도인으로 만들어 나갈 수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러나 대학교 현실은 신입회원은 물론 비신자들도 종교가 아닌 다른 곳에 관심을 갖게 한다.

대학교 내의 중간고사와 여타 흥미로운 사상과 문화가 젊은 학생들을 유혹하기 때문이다.

특히 학생들이 교회와 복음에 대한 흥미를 잃어버린 것이 가장 큰 문제라는 지적이다.

C.C.C 회원의 캠퍼스 생활 중에 가장 큰 어려움은 신앙과 생활의 조화(21.7%)라는 대답은 이같은 사실을 잘 반영하고 있다. 또한 신앙생활로 인해 대인관계(15.7%)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편 캠퍼스 선교에 지적된 문제 점 중에 하나는 이단들의 침투이다. 이단들의 집요하고 전략적인 침투는 선교에 방해요소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이들에 대한 선교담당자들의 대응이 미흡에 이단들을 대처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전용덕 목사는 “이단들이 학생들을 호도하고 기독교를 오해하게 하는 행동을 하기 때문에 캠퍼스 선교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이들을 적절하게 대처할 간사들의 교육이 시급한 실정이다”고 말했다.

전용덕 목사의 지적대로 캠퍼스에 이단들의 활동이 활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JMS(정명석)이나 신천지교회, 안상홍증인회 등 여러 이단들이 캠퍼스를 위협하고 있다. 전남대의 경우 신천지교회측이 아예 동아리 연합회를 장악하여 기독교동아리 활동을 방해 하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 이들에 대한 선교단체는 물론 한국교회의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한 대목이다.

캠퍼스 선교단체의 문제 중에 하나는 구조에 관련한 것이다. 기존 체제 변화없는 상태에서 오는 구조적 문제가 선교에 어려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C.C.C가 변화를 꾀하는 것 중에 하나는 수직적 구조에서 수평적 구조으로의 변화이다.

선교단체의 구조가 상명하달이라는 군대식 구조를 갖다보니 권위적인 성향이 짙다. 그런 구조 속에 소명이라는 부분에서는 높은 기대치가 나오지만 관계의 친밀함이나 연합의 부분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수직구조를 좀더 낮추고 수평적 구조를 더 넓히자는 것이다.
 
이것은 권위적인 요소를 감소시키고 일반적인 명령구조에서 평등한 의사소통 구조를 활성화시키자는 것이다.

C.C.C에서는 이것을 메트릭스 구조라고 말하고 있다.

최상림 간사(부산지구 대표)는 “C.C.C의 구조개편은 지구단위에서 광역단위 개념으로 바꾸는 등 대폭적인 변화이다. 간사 배치의 경우 지구별로 불균형적으로 되어 있는 것을 광역개념으로 바꾸면 보다 효과적인 사역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전문사역을 나누어  선교, 캠퍼스, 4HR을 보다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광역화하는 곳에 집중해서 적용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이것은 C.C.C만이 가지는 고민은 아닐 것이다. 한국교회는 물론 선교단체가 복음전도 중심의 군대식 체제에서 오는 문제들일 수 있다. 계급적이고 명령식 구조보다는 권위는 존중하되 그리스도 안에서 연합된 지체로서의 구별된 사역을 존중하는 수직적이면서도 보다 인격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수평적 구조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C.C.C는 내년을 기해 서울을 중심으로 한 광역권과 경기 강원을 중심으로 한 중부권, 충남과 충북을 중심으로 한 충청권, 제주를 포함한 전라권, 부산을 포함한 경북과 경남의 경상권 등 5개 광역권으로 개편한다. 이런 구조 개편은 전문인력 양성과 함께 사역의 효과를 기대하는 구조이다. 모두가 공격수가 되는 동네축구에서 벗어나겠다는 의지라고 볼 수 있다.

또 하나의 변화는 사역을 강화하기 위해 본부 차원의 모금을 실시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박성민 목사를 비롯한 몇 명의 간사들을 중심으로 나사렛형제들과 교회, 기업체를 대상으로 구체적인 필요를 알리고 후원을 요청하는 적극적인 펀드 개발에 나설 예정이다. 이렇게 개발한 후원은 본부 운영 등 C.C.C 사역을 위해 사용하고, 그 외 간사들을 통한 후원은 간사들의 복지를 위해 쓰여지는 이원화된 후원 정책을 실시한다. 지금까지 본부 운영비 등은 간사들의 후원액의 일부에서 공동 모금 형식으로 제공되어 왔다. 미국 C.C.C의 경우는 한 해 한 사역에 있어 약 600억 원을 모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교단체의 사역과 후원을 구분하는 것은 한국교회의 선교단체가 할 일이다. 구분을 통해 사역의 효과적인 전략을 세우고 목표가 뚜렷해질 수 있다.

캠퍼스의 선교전략은 한국교회의 정체성과 맞물려 있다. 최근 C.C.C는 기존에 사용하던 사영리를 젊은이들 취향에 맞도록 디자인과 어투를 바꾸는 중이다.
 
김현철 간사(서울서지구 담당)는 “캠퍼스 부흥을 위한 모델학교를 만들고 이들에게 집중적인 전도전략을 지도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C.C.C는 물론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선교회들의 새로운 변화가 있지 않으면 위기가 올 것이다”고 말했다.

 인터뷰 /  대표 박성민 목사/ 한국대학생선교회

“대학생들이 교회 신뢰하지 않아요”

젊은이들의 복음 무감각증 심각
간사들 소명의식 강해 소망있어

“대학생의 전도가 어려운 이유는 젊은이들이 복음에 무감각하고 또 저항이 심하다는 점입니다. 교회와 함께 복음도 신용을 잃어버렸습니다. 캠퍼스의 정체 원인의 또 하나는 전도하지 않는 데 있습니다. 기존신자 학생들과 선교회들이 나눠먹기 식으로 사역하고 있습니다. 한국교회 상황과 비슷한 모습입니다. 과거는 불신자 중심이었으나 지금은 기존신자 중심으로 사역을 하다보니 불신자의 연결이 15% 밖에 되지 않습니다. 균형을 잡기 위해서 기존신자와 불신자의 두 개의 축이 함께 가야 합니다.”

박 목사는 모든 학생들에게 복음을 전해야 한다는 것이 캠퍼스 선교전략의 중심사고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 부분에 대해 일단 선교회 팀들이 긍정적이라는 점에서 박 목사는 발상전환의 시기가 왔다고 말했다.

“캠퍼스 선교에 어려움이 있지만 다행스러운 것은 간사들의 소명의식이 뚜렷하다는 점입니다. 선교회의 모든 간사들은 모금을 통해 생활을 꾸려나갔습니다. 오직 하나님만 바라보는 상황에서 간사들이 이 사역을 즐기고(?) 감사하고 있다는 것은 정말 고무적인 일입니다. 더구나 캠퍼스 중심의 사역을 기쁨으로 여기고 사역에 대해 긍정적인 의식을 가진다는 사실이 캠퍼스선교의 앞날을 밝게 합니다.”

박 목사는 간사들이 재정적인 어려움 속에서도 소명의식이 약해지지 않고 복음화에 대한 열정이 강한 것이 감사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런 간사들의 헌신은 21세기의 캠퍼스는 새롭게 변화될 원동력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기존의 전통적인 사고는 털어 내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한다. 회개해야 할 영역이 많다는 것이다.

“45년 만에 처음으로 동아시아본부(EAO)의 한국사역평가를 했습니다. 거기에서 지적된 문제 중에 하나가 권위적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구조를 수직적 구조를 낮추고 수평적 구조를 넓히는 메트릭스 구조로 전환할 생각입니다. 기존의 체제에 익숙한 것도 사실입니다. 익숙한 것은 좋을 수도 있지만 변화를 싫어하는 요인도 됩니다. C.C.C도 이제는 열린 선교회가 되어야 합니다. 하나님을 향해 우리가 열려 있듯이 다른 사람의 필요를 향해 열려 있어야 합니다. 변화된 사고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박 목사는 묵은 것을 털어 내고 잘못된 것을 고치며 시대에 따라 부르시는 하나님께 순종하는 것이 캠퍼스 선교를 감당하는 바른 모습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