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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의 설상화와 전광훈 씨
김희경의 문화와 생태 이야기
2020년 09월 14일 (월) 15:11:24 김희경 교사 webmaster@amennews.com

김희경 교사 / 김희경은 감성 생태 동아리 ‘생동감’의 교육부장과 생태교사로서 초등학교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으며, 신기루나래 그림 작가로 활동 중이고, 안양교육희망네트워크 위원장이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안양문화예술재단 뮤지컬 단원과 주인공으로 활동했다. 세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김희경은 흰돌교회 집사로 섬기고 있으며, 전문적인 숲해설가 자격증을 얻기 위해 과정을 이수중이다

   
▲ 김희경 교사

생태 환경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하나님의 놀라운 지혜와 끝이 보이지 않는 창의적인 예술작품들을 발견할 수 있다. 그중에서 해바라기는 놀라운 비밀을 가지고 있다. 이 비밀과 유사한 특징을 가지고 있는 꽃들은 코스모스, 민들레, 국화, 망초 등 생각보다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여러 꽃들이 있다. 그들의 비밀은 무언가가 ‘많다’는 것이다.

8~9월엔 해바라기가 하늘의 해를 바라보며 참 예쁘게도 크게 자라 한 송이의 꽃을 피운다. ⌜'송이'의 사전적 의미는 꽃, 열매, 눈 따위가 따로따로 다른 꼭지에 달린 한 덩어리(크게 뭉쳐서 이루어진 것)⌟이다. 그 한 송이 꽃에서 1000개 정도의 씨가 나온다고 한다. 그 씨는 꽃이 수정된 열매의 결과물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 말은 1000개 정도의 씨가 있다는 건, 1000개 정도의 또 다른 해바라기 꽃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해바라기 꽃 한 송이는 1000개 정도의 잠재적 꽃이 모인 덩어리다.

   
 

해바라기의 또 다른 비밀은 이 꽃이 ‘설상화’와 ‘관상화’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이다. 설상화는 꽃을 이루고 있는 꽃잎 한 장이 꽃이라 보면 된다. 통처럼 생긴 꽃의 한쪽이 혀처럼 길게 늘어져 하나의 꽃잎으로 자리를 잡아 붙어 있다. 그래서 혀꽃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가운데 씨가 생기는 부분에는 통 모양인 꽃, 관상화라는 꽃으로 이루어져 있다. 해바라기의 설상화는 벌과 나비를 관상화에게 유인해 주는 역할을 맡고 있을 뿐, 씨를 맺지 못한다.

해바라기를 중심으로 하나님이 주관하시는 생태를 관찰하면서, 이 꽃의 씨처럼 나의 과거의 조각들이 모여 지금의 내가 되었듯이, 성도 한 명, 한 명이 모여 교회가 되었듯이,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모여 대한민국이 되었듯이, 함께 모여서 ‘많아’지고 그 속에서 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새삼 의미 있게 다가왔다. 생태에 대한 관찰은 어느덧 현실을 보는 창이 되고 있었다. 코로나는 나의 일이 아닌 것처럼 모르고 있는 듯 살고 싶었던, 다분히 이기적인, 숨겨진 나의 모습들을 수면 위로 끌어 올려 직시하게끔 만들었다.

코로나 2.5 단계로 높아지는 과정에서 참 많은 해바라기의 설상화들이 꽃을 피었다. 겉은 화려한데 열매를 맺지 못하여 실속이 전혀 없는 신천지 코로나라는 꽃, 이태원 발 코로나라는 꽃, 전광훈 목사 사랑제일교회 코로나라는 꽃 등이다. 이 꽃은 우리에게 어떤 향기로 우리 안에 스며들어 있고, 어떤 열매를 우리 곁에 남기에 될까?... 우린 어떤 선입견을 깨고, 이 상황을 다르게 보아야 할 것인가?

   
 

“종교가 있나요?”라는 질문에 “교회 다녀요”라고 말하는 우린, 그동안 어떤 꽃을 피웠을까? 신천지, 이태원 발, 전광훈 목사 사랑제일교회의 키워드로 대한민국이 시끄러워졌을 때 난 변명하기 바빴다. “이들은 하나님 보시기에 좋지 아니한 꽃을 피웠기에 나와는, 우리와는 다르다”라고 말을 했다. 하지만, 많은 대형교회에서 확진자 수가 점점 늘어나고, 이제는 이런 변명이 회피로 들리는 상황이 되자 나는 나의 변명하는 말이 과연 어떤 꽃으로 사람들에게 보여질 지가 궁금했다. '내가 믿고 있는 신앙은? 내가 다니는 교회의 모습은? 신천지, 이태원 발, 전광훈 목사, 사랑제일교회와 다른 꽃으로 보일까? 난 나의 교회를 당당히 자랑 할 수 있을까? 나부터 당당히 하나님의 자녀라 말할 수 있을까?' 우리가 너무나 쉽게 말하는 ‘세상 밖 사람들’은 그들과 교회라는 공동체에 모인 우리를 다르다고 구분할 수 있을까?

많은 질문과 답을 하면서 문득 이런 생각을 했다. ‘세상 밖’이라는 말은 기독교 안에서 언제부터 사용되어지고 있었을까? 이 질문은 그동안은 불편하지 않게 사용했던 ‘세상 밖’이라는 말이 순간적으로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보이지 않는 경계선을 그어 놓고 ‘난 너보다 우월해!’라고 말하는 듯 들렸다. 세상 밖의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고 전도하라고 하면서 무의식적으로 선을 그어 놓고 우월감에 빠져 그들을 대하진 아니했을까? 나의 마음 속 삐뚫어진 설상화들이 모여 외부로 보여지는 표리부동한 이미지의 꽃을 만들었을 것이다. 교회를 구성하고 있는 설상화들도 거짓, 비난, 우월감, 권력, 돈, 비리, 불륜, 권위와 같은 이름의 꽃이 아닐지 냉정히 들여다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1997년에 이민섭 작사 작곡한 CCM 찬양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는 곡이 있다. CF 배경음악으로 나와 개신교 안에서만이 아닌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곡이 되었다.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당신의 삶 속에서 그 사랑 받고 있지요(×2). 태초부터 시작된 하나님의 사랑은 우리의 만남을 통해 열매를 맺고 당신이 이 세상에 존재함으로 인해 우리에게 얼마나 큰 기쁨이 되는지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지금도 그 사랑 받고 있지요(×2).⌟

“누군가가 아닌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며 좋은 모습(꽃)을 전해주며 많은 이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주었다. 태초부터 시작된 하나님의 사랑은 우리의 만남을 통해 열매를 맺는다고 한다. 우린 어떤 꽃을 피우고 어떤 향을 내어 만남을 만들고 열매를 맺을 것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할 때가 지금이 아닐까 생각을 한다.

해바라기의 화려한 설상화처럼 열매를 맺기 위해 벌과 나비를 부르는 화려함도 당연히 있어야 한다. 하지만, 외형적으로 화려해 보이는 전광훈 목사처럼, 해바라기의 설상화는 열매를 만들지 못함을 기억하자. 설상화가 만들어준 공간 안에 자리 잡은 관상화들이 꽃을 피어서 사랑의 마음을, 존중을, 배려를, 협력을, 공감을, 때론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닌 다름을 인정하며 대안을 제시하는 관상화로 환한 꽃을 피우기 위해 더불어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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