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호에서 다룰 성경 구절은 요한계시록 1장 3절이다. 먼저 본문에 대한 이만희 씨(시온기독교신학원, 이희재)와 김풍일 씨(새빛등대중앙교회)의 해설을 살펴본 후, 그 본문에 대한 성경의 올바른 의미를 밝혀볼 것이다.

요한계시록 1장 3절
“이 예언의 말씀을 읽는 자와 듣는 자들과 그 가운데 기록한 것을 지키는 자들이 복이 있나니 때가 가까움이라”(개역성경)

본문에 대한 이만희 씨의 해설은 아래와 같다.

“읽는 자는 책을 받아먹는 사도 요한이요, 듣는 자들은 속히 될 계시의 말씀을 받을 종들(14만4천)이다”(이만희 책, <계시록의 진상 2> 안양:도서출판 신천지 1988. p.33).

이만희 씨는 성경본문(계 1:3) 해설을 하면서 갑자기 본문에서 전혀 의도되지 않은 ‘14만4천’이라는 개념을 끄집어왔다. 이 용어는 요한계시록 7:4~8에 가서야 만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씨는 그 숫자를 ‘종들’이라는 해설과 연결시켰다.

무슨 근거로 그렇게 했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설명을 달지 않은 채 그저 ‘종들=14만4천’이라는 결론부터 내린 것이다. 흔히 자신들의 단체 소속 신도들의 숫자로 주장하는 여느 단체처럼, 이 씨도 그렇다는 것인지 분명하게 밝히지 안은 채 말이다.

그렇다면 이 씨가 ‘종들’로 표현했던 성경 본문의 ‘읽는 자와 듣는 자들과 그 가운데 기록한 것을 지키는 자’는 과연 어떤 의미일까?

홍창표 교수는 “때때로 선지자들 사도들과 같은 특수한 공적 봉사자들을 의미하며, 때로는 일반성도들을 뜻하기도 한다”고 말한다(홍창표, <요한계시록 해설 제 1권>, p.420). 한 마디로 ‘성도’로 보면 된다는 의미다.
 
그렇게 보아야 할 이유가 ‘속히 될 일’ 이 그 계시를 읽는 자, 듣는 자, 그리고 순종하는 자 모두를 위한 계시이기 때문(계 1:3)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씨가 주장하고 싶었던 ‘14만4천’이라는 숫자의 의미는 무엇일까? 이 씨 단체의 신도 수를 말하는 것일까? 아니면 어느 특정 단체 신도의 수인가? 로버트 콜만은 요한계시록 7장에 언급된 ‘14만4천’의 의미에 대해서 ‘성도들을 의미하는 포괄적인 숫자’임을 강조했다. 어느 특정 단체의 숫자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요한이 본 환상에 따르면, 성도들이 하나님의 소유임을 그리고 하늘의 도성에 들어갈 수 있도록 보증하는 하나님의 도장을 받음으로써 지상에서 보호받게 된다(7:1~3). 그들은 마지막 때에 두려운 사건들을 통과하면서 보호받게 된, 포괄적인 숫자를 강조하는 상징적인 방식인 이스라엘의 모든 지파들에서 나온 14만4천이라는 신비로운 형태로 대표되고 있다(7:4~8).

교회를 새 이스라엘로 묘사하는 일은 예수를 좇는 자들이 ‘열두 보좌에 앉아 이스라엘 열두 지파를 심판할’ 날이 오리라는 예수님의 약속에 있는 바를 뒷받침해준다(마 19:28; 눅 22:30).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신 바와 같이, 하늘의 뭇별들(창 15:5)과 바다의 모래들처럼(창 32:12) 셀 수 없이 많은 수인 것이다. ‘각 나라와 족속과 백성과 방언에서’(7:9) 능히 셀 수 없는 무리들이 모여들 것이다.

세상의 기저로부터 위대한 자나 연약한 자나 젊은이나 늙은이나 할 것 없이 하나님의 모든 종들이 어린양 앞 그곳에 모여드는 것이다”(Robert E Coleman, Song of Heaven, 석창훈 역. <천상의 노래 요한계시록 강해> 서울: 두란노서원, 2000. pp.107~109).

따라서 이만희 씨가 계시록 1장 3절의 ‘종들’을 ‘14만4천’과 동일하게 연결시키는 것, 그리고 그것으로 독특한 의미를 부여하려고 하는 것은 올바른 성경적 접근이라 할 수 없는 것이다.

서울 봉천동에 위치한 새빛등대중앙교회 교주 김풍일 씨는 같은 성경본문(계 1:3)에 대해 어떻게 해설을 했을까? 살펴보자. 

“이처럼 때가 가까울 때에는 예언의 말씀을 지키는 자가 복이 있다고 하였는데 어찌 때가 가깝다고 말만하고 예언의 말씀을 알려주지 아니하면 예언의 말씀을 알 수 있겠는가? 말세의 축복을 받으라고 하면서 예언의 말씀을 알려주지 아니하면 이보다 더 큰 위증자가 어디에 있겠는가? 예언의 말씀을 읽는 자들과 듣는 자들과 예언의 말씀을 지키는 자가 복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으나 알아야 지킬 것이 아닌가? 말세에 예언의 말씀을 전하지 않고 교훈의 말씀을 전하는 자는 때를 따라 양식을 주지 못하는 거짓 목자이니 결코 두려워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김풍일, <생명나무> 서울:실로출판사, p.50).

“성경의 부속인 구절구절을 통달하지 못하고 성경의 짝을 알지 못하고서 어떻게 시대적인 아버지의 뜻을 알 수 있겠는가? 예언의 말씀을 제하지 않는 자만이, 통달한 자만이 생명나무가 있는 거룩한 성(천년왕국)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이다. 성경에 예언된 계시의 비밀 말씀 중 전체를 모르는 자는 전체를 제하는 자요 얼마만큼 모르면 모르는 것만큼 제하는 자들임을 알 수 있다.

하루 속히 예언의 말씀을 제하는 장소에서 완전히 벗어나 생명나무에 나아가는 밝은 길을 걸어야 하겠다”(김풍일 책, p.30).

김풍일 씨는 위에 언급한 이만희 씨와 마찬가지로 성경 본문이 의미하는 바를 왜곡하고 있다. 본문이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에 대해서보다는, 오로지 자신이 누구이며, 자신의 단체가 어떠한 단체인가를 드러내 보이려는 데만 관심을 쏟고 있다.
  
김풍일 씨는 ‘말세의 축복을 받으라고 하면서 예언의 말씀을 알려주지 아니하면’이라고 했다. 물론, 김풍일 씨가 말하고 싶은 것은 하나님께서 예언의 말씀을 알려주시기는 했는데 그 알려준 자가 바로 자신이고, 그 예언의 말씀이 선포되는 곳이 바로 자신의 단체(새빛등대중앙교회)라는 것이다. 

김풍일 씨는 본문에 나타나는 ‘예언’이라는 의미를 자신에게 현재 내려오는 소위 ‘직통계시’ 정도로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말세에 복을 받으라고 말하면서 예언의 말씀을 주지 않았다는 해설은 그러한 관점에서 출발한 것이라 말할 수 있다. 과연 그런 것인가.

김풍일 씨의 주장대로 본문이 복은 허락하면서 예언의 말씀을 주지 않았다가 오늘날 김풍일 씨를 통해서 주어졌다는 식의 해설이 옳은 방식인가?

김풍일 씨는 먼저 본문의 ‘예언’이라는 용어에 오해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본문의 ‘이 예언의 말씀’( τουs λογουs τηs προφητειαs)은 요한계시록 자체를 언급하는 말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Leon Morris, The Revelation of St. Jhon, 김근수 역. <요한계시록> 틴텔주석시리즈 20, 서울:기독교문서선교회, 1993. p.55).

‘이 예언의 말씀’ 중 ‘이’(τηs, this)는 요한계시록의 저자 요한이 당시 자신이 쓰고 있는 편지를 지시하고 있는 지시어로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즉 프로페테이아스(προφητειαs)는 이미 쓰여진 편지(글)를 뜻하는 것이다(David Aune. p.21. “The term προφητειαs refers to Written composition, as the phrase ‘the things written in it’(i.e. in the prophecy) suggests.”). 이는 “읽는 자와 듣는 자들과 … 복이 있나니”라는 뒤따르는 문맥과 함께 볼 때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다.
요한이 보내는 편지(예수 그리스도의 계시, 예언의 말씀)를 대하는 자들에게 복이 있음을 선언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이 예언의 말씀’ 구문은 1장 1절, 1장 2절에서 표현된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 ‘하나님의 말씀’과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즉 이 세 구문이 각각 의미하는 바가 다른 것이 아니라, 동일한 의미 즉 ‘요한계시록’을 말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본문의 ‘예언’이라는 용어를 특별한 ‘예견’의 의미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Leon Morris. p.55). 즉 김풍일 씨가 해설하는 식의 소위 ‘직통계시’와 같은 의미로 생각해서는 결코 안 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