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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을 알아가는 광야의 여정
김병하 박사의 구약 이야기(6)
2020년 07월 20일 (월) 14:32:30 김병하 박사 webmaster@amennews.com

김병하 박사 / 연세대, 총신대학원, 영국 쉐필드대학교 구약학 Ph.D, 영국 Manchester International Christian College(University of London) 교수 역임, Leeds Korean Church 담임, 저서 ‘희년 사상의 영성화

   
▲ 김병하 박사

시내산에서 말씀을 받고 하나님의 언약 백성이 된 이스라엘은 약속의 땅을 향해서 이동하게 된다. 약속의 땅 가나안을 목전에 둔 모압 평지까지 이스라엘 백성들의 광야 생활 여정을 기록해놓은 책이 민수기이다. 민수기의 히브리어 책명은 “그리고 그가 말씀하셨다”라고 하는 첫 히브리어인 ‘봐예다베르(וַיְדַבֵּ֨ר)’이다. 그러나 책의 내용을 잘 말해주고 있는 “광야에서”라는 의미를 가진 다섯 번째 히브리어 ‘베미드바르(בְּמִדְבַּ֥ר)’를 부제로 사용했는데 기록된 내용을 더 잘 드러내서인지 더 많이 사용되는 히브리어 책명이 되었다. 시내산에서 모압 평지까지는 실제로 얼마 되지 않는 짧은 거리였지만 이스라엘 백성들은 무려 38여 년을 광야에서 떠돌다가 도달할 수 있었다. 광야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온 우주보다 크신 하나님의 이름으로 약속해주신 가나안 땅을 정복할 수 없다고 생각하며 하나님을 원망했던 커다란 죄(13-14장)를 짓기도 했고 그 외에도 많은 원망과 불평의 시간들을 보냈다. 하나님을 향한 그 불순종의 시간들을 순종의 시간들로 다듬어가신 여정이 광야에서의 시간이었다. 창세기의 ‘구원의 약속’과 출애굽기의 ‘구원의 성취’와 더불어 하나님의 백성에게 주어진 ‘율법’과 ‘성막’ 그리고 레위기의 제사를 통해서 이루어지는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에 대해서 이야기한 다음에 민수기는 약속의 땅에 들어가기까지 광야에서 이루어진 하나님 백성들의 훈련과 연단의 과정을 그려내고 있다.

약속의 땅으로의 여정

   
 

민수기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의 임재의 상징인 성막과 더불어 동행하는 법을 배워나가면서 하나님을 알아가는 과정을 기술하고 있다. 거룩하신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그리고 그분과 동행하는 삶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이스라엘 백성들의 훈련과정을 통해서 그려주고 있는 것이다. 하나님으로부터 가나안 땅의 약속을 받은 백성들은 그 약속이 이루어지는 날까지 받은 말씀을 가지고 인내하며 순종하는 삶을 살았어야만 했다. 그러나 민수기의 기록들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그러한 삶을 살지 못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광야를 나타내는 히브리어는 미드바르’(מִדְבָּר)이다. 이 단어를 보면 말씀이라고 하는 히브리어 다바르’(דָבַר)가 들어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사방으로 아무런 도움을 받을 수 없는 광야에서는 하나님의 말씀에 전적으로 순종함으로써만 살아갈 수 있다고 하는 의미가 “광야”를 나타내는 히브리어 ‘미드바르’(מִדְבָּר)에 담겨져 있는 것이다. 이러한 히브리어 ‘미드바르’(מִדְבָּר)의 의미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광야에서 어떠한 어려움들을 맞이한다 하더라도 야웨 하나님의 말씀을 붙잡고 약속의 땅을 향해 나아갔어야만 했음을 말해준다.

그러나 야웨 하나님을 알아가는 과정 중에 있었던 이스라엘 백성들은 광야에서 어려움이 닥칠 때마다 원망과 불평의 종이 되었다. 그리고 다시는 돌아보아서는 안 되는 애굽에서의 종살이에 대한 향수를 품는 불순종의 모습들을 보여주곤 했다. 아직 야웨 하나님에 대한 지식이 온전하지 못했고 그분을 알아나가는 과정 중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시내산에서 잠시 보여주었던 순종의 모습을 잃어버린 광야에서의 불순종의 시간들은 언약 백성들의 삶의 모습은 아니었다. 광야에서 하나님을 알아가는 긴 시간들을 보내고 난 뒤에 모압 평지에서 순종의 모습을 다시금 회복할 때까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는 수많은 훈련과 연단의 시간을 통과하는 광야에서의 긴 배움의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다.

출애굽 1세대 이스라엘 백성들은 광야 40년의 시간을 지나면서 여호수아와 갈렙을 제외하고는 모두 광야에서 생을 마감하게 된다. 출애굽할 때에 이스라엘 백성들은 남자의 숫자만 60만 정도였다. 광야 40년 동안에 출애굽 1세대가 모두 죽었다고 하는 것은 아무리 적게 잡아도 매일 평균 100여 명 이상이 죽었음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매일 이어지는 이러한 허다한 죽음을 보며 이스라엘 백성들은 출애굽 직후에 “애굽에 매장지가 없어서 당신이 우리를 이끌어 내어 이 광야에서 죽게 하느냐”(출 14:11)고 불평하게 하였다. 출애굽 이후에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을 향해 원망하고 불평했던 성경의 기록은 12번 정도가 나오는데 12번의 불평이 출애굽 초기 2년 동안에 집중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하나님을 향해서 이스라엘 백성들의 터져나오는 불평과 불만은 그들이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하나님을 다시금 알아가고 체험해나가는 처음의 과정에서 비롯된 것이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불평의 시작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의 은총을 입은 것을 보고 애굽에서 함께 따라 나온 자들이 시작했음을 엿볼 수 있다(11:4). 민수기는 “여호와의 불을 그들 중에 붙여서 진영 끝을 사르게 하시매”(11:1)라고 기록하고 있는데 이 말씀은 악한 말로 원망한 자들은 진 끝에 있었음을 암시하고 있다. 옆에 있는 다른 사람들에게 쉽게 전이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는 불평과 불만을 시작한 자들은 지도자와 함께 앞에 서서 하나님의 사역을 적극적으로 감당해나가는 사람들이 아니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와 같은 사실은 주님의 일을 감당해나가고 있는 우리들의 마음가짐과 자세가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주는 교훈이 큼을 느끼게 된다.

인구조사
약속의 땅을 향해 시내산을 떠나는 이스라엘 백성들은 여호와의 군대 진영으로 편성된다. 약속의 땅에 하나님 나라를 세우기 위한 정복 전쟁을 수행해나가는 정예 군대를 조성하고 대열을 갖추어 출발하게 된다. 출애굽 1세대를 대상으로 이루어진 첫 번째 인구조사에서 전투를 위해 싸움이 가능한 20세 이상 남자의 수는 603,550명이었다(1-2장). 후에 광야의 여정을 다 보내고 나서 이루어진 두 번째 인구조사에서는 601,730명이 계수되었다(26장). 이 두 번째 인구조사의 대상은 약속의 땅에 들어가서 감당해야만 하는 정복 전쟁과 지파별 땅의 분배를 목적으로 이루어지게 된 것으로 이들은 광야에서 태어난 출애굽 2세대였다.

인구조사 결과의 의미
첫 번째와 두 번째 인구조사 결과는 비슷한 숫자를 유지했음을 볼 수 있다. 이는 추위와 굶주림 등과 같은 여러 가지 위험들이 곳곳에 널려져 있는 광야에서의 거친 생활을 고려할 때 기적과 같은 일인 것이다. 이런 결과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거칠고 힘든 광야의 여정을 지날 때에 그들과 함께하셔서 친히 먹이시고 인도하신 하나님의 은혜로 인한 것이었음을 알 수 있다. 특별히 두 번의 인구조사에서 유다 지파의 숫자 기록을 보면 그들의 수가 많이 늘어난 것을 볼 수 있다(1:27; 26:19-22). 유다 지파의 흥왕의 원인은 요셉과 관련하여 유다가 적극적으로 중재자의 역할을 한 것에 대한 축복이었음을 알 수 있다(창 43-44장). 하나님의 공동체를 위해서 기꺼이 희생하는 자에게 주어지는 ‘죽고자 하는 자에게 주시는 살아나는 축복’을 보여주는 기록이라 볼 수 있다.

광야에서의 인구조사가 주는 교훈
시내산을 떠날 때 시행되었던 이스라엘 백성들의 인구의 숫자와 모압 평원에 이르러서 실행된 두 번째의 인구조사의 숫자는 거의 비슷했음을 보았다. 이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끊임없는 반항과 불순종에도 불구하고 친히 언약의 약속을 이루어가시는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아브라함의 씨가 큰 무리로 자라나서 가나안 땅을 유업으로 받을 것을 약속하신 언약에 신실하신 하나님의 모습이다. 이런 언약에 신실하신 하나님의 모습은 민수기에 나타나는 발람의 세 차례에 걸친 이스라엘을 위한 축복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22-24장). 이스라엘 백성들의 불순종에도 불구하고 그들에 대한 하나님의 사랑과 그들을 통해 이루시고자 하는 하나님의 목적을 친히 이루어가시는 하나님의 변함없는 사랑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민수기 기자는 이런 하나님을 “하나님은 사람이 아니시니 거짓말을 하지 않으시고 인생이 아니시니 후회가 없으시도다 어찌 그 말씀하신 바를 행하지 않으시며 하신 말씀을 실행하지 않으시랴”(23:19)고 기술하고 있다.

우리는 출애굽 1세대가 광야에서 모두 죽어간 것에 대해서 분명한 대답을 찾을 수는 없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이 주신 율법을 지키려고 했던 것은 구원을 얻기 위해서였던 것이라고 하는 신학적인 견해는 그들의 광야에서의 멸망은 불순종으로 인한 하나님의 징계의 결과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구약 이스라엘 백성들도 이미 하나님의 은혜로 구원 받은 민족이었고 그들이 율법을 지키려고 노력했던 것은 그 은혜 안에 머물기 위함이었다고 하는 신학적 통찰(언약적 율법주의)을 가지고서는 출애굽 1세대의 광야에서의 죽음에 대한 분명한 답을 찾을 수 없는 것이다. 아마도 구원에 관한 일은 “감추어진 일은 우리 하나님 여호와께 속하였기 때문”(신 29:29)이라고 하는 말씀과 같이 하나님께 속한 일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경은 줄곧 우리들에게 ‘언약의 하나님의 신실성’에 대해서 말씀해주고 있다. 이 언약에 신실하신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의 거듭되는 불순종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을 약속의 땅으로 인도하시게 된다. 창조언약 이후로 모든 피조물의 하나님이 되어주셔서 그들을 인도하시고 보호하시며 필요들을 공급해주시겠다고 하신 그 ‘하나님 되어주심의 역할’을 그분의 이름을 걸고 약속하시고 그 약속을 신실하게 실행해 나가시는 하나님이시다. 이 하나님이 우리들의 ‘언약의 하나님’이시다. 언약을 신실하게 지켜나가시며 구약의 이스라엘 백성들을 끝까지 인도하셨던 언약의 하나님은 광야와 같은 이 세상에서의 삶을 살아가면서 때로는 불평하며 걸어가는 우리들도 끝까지 지켜주시고 인도해주시고 우리의 필요들을 공급해주실 것이다. 이 언약에 신실하신 하나님을 바라보는 것이 믿음이다. 이 믿음을 통해서 우리들은 하루하루 신앙의 진보를 이루어나가며 주님의 뜻을 이루어드리는 주님 나라의 백성들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언약에 신실하신 하나님께서 우리와 항상 동행해주시며 우리의 삶을 인도해주실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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