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8일 늦은 7시, KBS홀에서는 작은 음악회가 열렸다. CCM 뮤지션들의 공연과 함께 선보인 ‘열린문 워십댄스’팀의 워십과 ‘열린문수화찬양단’의 찬양은 모인 이들에게 이 공연의 취지를 알 수 있게 해 주었다. 이 두팀은 바로 열린문사회복지센터(대표 황점곤)가 운영하는 쉼터에서 생활하는 아이들과 학생들로 구성된 팀이었기 때문이다. 이날 개최된 ‘제14회 열린문 음악회’는 가출청소년과 생활부적응 청소년들을 보호할 심성치유센터 개원을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열린문사회복지센터(www.opencenter.or.kr)는 14년 전부터 가정생활과 사회생활에서 열등감과 소외감을 느끼는 사람들과 보호가 필요한 청소년들에게 교육, 상담, 보호, 치료사업을 통해 재활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사회복지단체다.
 
먼저 교육사업으로 주·야간으로 개설된 ‘열린문배움터’에서 한글을 배우지 못한 노인들과 학업의 기회를 갖지 못한 이들에게 배움의 장을 열어주고 있다. 배우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살아가면서 느끼는 불편함과 우울증, 서러움 등을 한글을 깨우치고 검정고시를 치르면서 떨쳐버릴 수 있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또 ‘십대또래학교’에서는 학교생활 부적응 등으로 인해 또래집단에서 이탈된 청소년들에게 다양한 프로그램을 적용하여 건강한 사회인으로 양성하고 있다. 중화동에 위치한 열린문사회복지센터 내의 7개의 교실에서 총 200여 명의 학생들이 무료로 교육을 받고 있다.

열린문사회복지센터에서는 보호사역과 치료사역을 감당하기 위해 네 군데의 쉼터와 치유센터에서 50여 명의 청소년들에게 보금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1994년 가장 먼저 설립된 ‘열린문 쉼터’는 가출청소년, 근로청소년들이 생활하는 남자 청소년을 위한 공간으로 신앙을 바탕으로 한 대화와 상담을 통해 삶에 대한 의미를 새롭게 느낄 수 있게 도와준다. 가정폭력이나 부모로부터 버림받은 10대 여자 청소년을 위한 ‘다비다의 집’은 1996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치유센터의 사역은 어릴 때 겪은 가정폭력이나 부모로부터의 버림받음 등의 상처는 살아가면서 스스로 치유되기 힘들기 때문에 반드시 치료사역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황점곤 대표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교육, 보호, 상담 사역은 많지만 치료 사역은 찾아보기 힘들다”며 “치료사역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반복적인 탈선을 예방할 수 있다”며 치료사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올해 6월에는 아동심성치유센터인 ‘나, 너 우리집’을 경기도 양평의 공기 좋은 곳에 마련했다. 부모로부터 방임, 유기된 아이들이 치유프로그램을 통해 손상된 심성을 치료받고, 자연과의 친화력 속에서 밝게 자랄 수 있는 터전을 마련했다. 그리고 청소년심성치유센터를 충주에 연말 이전에 개원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런 청소년 쉼터를 통해 새로운 삶을 살게된 많은 청소년들이 있기에 열린문사회복지센터는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황 대표는 회고한다.

“폐결핵 아버지와 언어장애 어머니 사이에서 상처받고 버림받아 4학년 때부터 삶의 목적을 잃어버린 한 아이가 있었습니다. 그 아이가 초등학교 6학년 때 우리와 만났고, 쉼터에서 치유받고 교육받아서 결국 어릴 때 자신의 꿈이었던 공군장교가 되어 제복입고 다시 찾아왔을 때, 정말 코끝이 시큰해졌죠.”

열린문사회복지센터는 쉼터와 치유센터를 운영하면서 하나님의 복음을 전하고 있다. 처음 이곳을 찾는 청소년들의 복음화율은 30%이하지만, 이곳을 떠날 때는 모두 크리스천이 돼 있다고 한다.

이외에도 열린문사회복지센터는 상담사역을 병행하고 있다. 가정문제와 자녀문제에 대해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해 주는 ‘가정생활상담소‘와 비행, 우울, 무기력증 등으로 고통받고 있는 청소년을 위한 전문상담 치료센터인 ‘청소년예방교육치료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황 대표는 한국교회가 청소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그들을 품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청소년들을 먼저 이해해야 합니다. 어른의 가치관으로 판단하여 그들을 문제아로 취급하게 되면 더 많은 비행청소년이 생겨나게 되죠. 한국교회는 청소년 껴안을 능력을 잃은 것 같습니다. 그들을 무조건 품고, 그들의 방황과 갈등을 성장으로 유도한다면 한국교회 내에서 엄청난 능력을 발휘할 것입니다.”
 

“덤으로 사는 삶 주님위해” 황점곤 대표 열린문사회복지센터 황점곤(남부교회) 대표는 자신의 삶을 ‘덤으로 살아가는 삶’이라고 말한다.   “23살 때 투병생활을 했습니다. 치료를 포기한 상태까지 갔죠. 그 때 기도했습니다. ‘걸어 다닐 수만 있다면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살겠다’고 약속하면서 말이죠.” 그는 완치됐고, 그 이후의 삶은 덤으로 주어진 삶이라 생각했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서 힘들었습니다. 고아원, 양로원 등을 다녔는데 할 수 있는 게 없더군요. 집 없는 아이와 버림받은 아이들을 만나면서 청소년 사역을 시작하게 됐죠.” 한번은 세 살부터 버려진 아이를 데려와서 같이 지내려는데, 인간적으로 너무 힘들었다고 고백한다. “그 아이 옆에서 누워있는데 냄새가 너무 심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 물었죠. ‘하나님은 이 상황에서 어쩌시겠습니까?’ 응답이 오더군요. ‘나도 너처럼 그 아이를 안고 함께 자겠다’고 말이죠. 그 날 이후로 나의 사역에 위로를 받았고, 어떠한 아이도 품을 수 있었습니다.” 현재 황 대표는 신학공부중이다. 장로회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 1학년에 재학 중인 그는 이웃사랑을 실천하는데 있어, 영혼에 대한 문제로 인해 자주 한계에 부딪치게 돼 신학공부를 시작했다고 한다. 황 대표는 복지센터 운영에 부담감을 전혀 느끼지 않는다. “힘들다는 말은 저에게 사치입니다. 덤으로 사는 삶인데 주님 일을 한다는 것만으로도 더 바랄 것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