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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
정현 시인의 시
2020년 06월 18일 (목) 16:49:33 정현 시인 webmaster@amennews.com
   
▲ 정현 시인

정현 시인 /
정현은 ‘미주 동포문학’과 ‘문예사조’를 통해
시인으로 등단하였으며, 한국문인협회와 미주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시집으로는 ‘로뎀나무 그늘’
‘무화과나무 아래서’ ‘포도나무 가지’ 등이 있고,
‘글춤으로 드리는 예배’라는 수필집이 있다.


 

관계

선교지에서 처음 만났던 아니시아,
늘 2살 정도된 아이를 껌딱지처럼
엎고 다니던 7, 8세된 아니시아,
어린이 행사로 게임을 하도록
내가 잠시 아이를 받아 안았는데
얼마지 않아 아이가 나에게
소변 실례를 하였다.

기저귀가 없는 곳이기에
아이가 용변을 하면
아니시아는 그대로 받아야 한다.
아니시아 곁에 가면 그 꿀꿀한
냄새의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그 주일 아침, 여전히 아이를 엎고
내 앞에 앉았다.
예상대로 어린 아이가
오줌 실례를 하자 아니시아 등에서
바닥으로 주르르 흘렀다.

오늘은 좀 아이를 집에 다 두고 오지
하며 언짢은 마음이었다.
그 때.. 쿵! 하고 내 뒤통수를
건드리며 들리던 음성!
"재가 바로 너야!!!"
그 순간..
내가 엄마로부터 외면되고
살기 위한 방법으로 이웃집 아이를
봐주었던 그림이 오버랩되었다.

막혀버린 낙숫물이 제대로
떨어지지 못하듯
속에서 울컼울컥 했다.
아니시아도 아이를 봐주는 것이
살아가기 위한 방편이었던 것이다.

계속 주님은 말씀하셨다.
"네가 구원받아 거룩한
너의 정체성은 확립했었다.
그러나 때때로 내게 질문했었지.
'주님, 제가 버려짐의 후유증으로
그렇게 아파하다...
결국 죽기를 기도할 때까지..
주님은 과연 저와
함께하셨나요?'였다.
내가 너의 상황으로부터
바로 구원줄 수 있었다.
그런데 아니시아와 같은 아이를
돌보라고 내버려 두어야 했다.
모든 것을 할 수 있음에도
그냥! 바라만 보아야 했던
내 눈물...
내 아픔. ..
너는 알겠니!" 하셨다.

불임이었던 한나가
의의 자녀가 없었던
사사기 시대의 하나님과
소통이 되고 울보가 된 것처럼
막혔던 파이프가 뚫려버렸다.

그 긴 세월 이런 관계의 네트를
기우시기 위해 선교지에 오기까지
주님은 기다리신 것이다.

공생애 전체가 관계 중심이셨던
주님은 "여자여, 보소서
아들이니이다.
보라 네 어머니라."라고
마지막 순간에도 가족이 아닌
제자와 어머니와의 관계를
이으신 것이다(요19:26-27).

오늘날도 주님은
관계의 네트를 우주적으로
기우라고 미디어를 허락하셨다.
혈육의 범위를 넘어서서
서로 격려와 지지로 연결케 하는
이 관계 네트는 이천 년 전
갈릴리 바다에서 시작되어
십자가에서 확증하셨다.

주님이 마지막에 남기신 말씀처럼
이 관계를 위한
네트 깁는 작업에 동참해주시고
뭇 영혼들을 낚아 올리도록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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