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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아프셨을까…
안드레아 만테냐/ 피에타
2003년 10월 22일 (수) 00:00:00 최민준 wjjo1004@yahoo.co.kr


사물은 어디서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서 그 모습과 느낌이 매우 달라진다. 가령, 위에서 사람을 보면 사람은 매우 작게 보인다. 크고  작은 사람의 차이를 거의 느낄 수가 없다.  그러나 밑에서 올려다보면 사람은 매우 크게 보일 뿐만 아니라, 그 모습에 압도당하게 되는 것이다.

지금 보고 있는 그림은 안드레아 만테냐(Andrea Mantegna, 1431~1506)가 그린 <피에타>이다. ‘피에타’란 ‘불쌍히 여기다’란 라틴어에서 유래된 말이다. 예수님의 죽음을 슬퍼할 때, 흔히 ‘피에타’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예수님의 죽음을 어떻게 얼마나 함께 동참하며 슬퍼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 기독교 미술을 테마로 한 화가들의 큰 숙제였다. 그래서 여러 각도, 여러 모습의 예수님을 포착하려고 애를 많이 쓴 화가들의 흔적들을 여러 작품을 통해 발견할 수가 있다.

   
▲ 안드레아 만테냐의 <피에타>.

그 중에 지금 소개하는 만테냐의 <피에타>는 매우 독특한 형태의 모습의 예수를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이미 예수님의 시체는 시퍼렇게 변색되어 고통 속에 죽어간 얼굴의 모습이 역력하게 보이고 있다. 관람자의 눈길이 가장 먼저 닿는 발바닥에는 십자가에 못 박혔을 당시의 처참함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는 깊이 패인 못자국과 찢겨진 살갗이 보인다. 서서히 눈길을 돌려 중간 부분으로 옮기면 역시 못 자국이 선명한 축 늘어진 양손과  마주치게 된다. 그리고 더 올라가 예수님의 얼굴을 보면, 그 고통의 잔상이 그대로 남아 있는 모습을 보게 된다.

그림  자체는 단축법을 사용하여 짧게 그린 그림이지만  이 그림은 예수님의 시신을 아래  발바닥부터 머리까지 자세히, 그리고 천천히 길게 볼 수 있도록 유도한 그림이다.
관람자는 자신도 모르게 예수님의 고통을 길게 느끼게 되며, 그저 ‘예수님이 고통  당하셨구나’하는 객관적인 입장에서 그 고통에 동참하는 주관적 입장으로 바뀌는 것이다. 그러는 동안 옆에서 계속 흐느끼는 마리아와 요한의 모습을 발견할 수가 있는 것이다.

만테나가 임종을 맞이했을 때, 이 그림이  유일하게 그의 방에 걸려 있었다고 한다.  영원을 향해 떠나가는 시간, 그는 오랫동안 예수님과 함께 하고  싶었는지 모른다.

“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다닐지라도 해를  두려워 하지 않을 것은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시편 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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