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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와 선교이야기, 유럽 발칸반도의 알바니아
조태균 선교사 이야기
2020년 04월 16일 (목) 14:25:44 조태균 선교사 webmaster@amennews.com

조태균 선교사 / 총신대와 총신대학원을 졸업하였고, 유럽의 이슬람권인 알바니아가 개방된 직후 GMS 선교사로 파송되어 20여 년이 넘게 사역 중이고, GMS 유럽지역 대표와 초교파 선교사 협의회도 섬겼고, 선교사의 자립과 자비량 사역을 위한 신선한 시도도 하고 있으며, 그리스주재 한국대사관의 요청으로 알바니아 영사협력원으로 교민들의 편의와 안전에도 일조하고 있다.

   
▲ 조태균 선교사

알바니아는 발칸반도의 남서쪽 끝자락에 위치한 작은 나라이다. 그리스, 북마케도니아, 코소보, 몬테네그로와 국경을 접하고 있고, 서쪽은 아드리아해를 맞대고 이탈리아와 마주보고 있다. 일찍이 사도 바울은 로마서 15:19에서 자신의 선교사역을 간략히 요약하면서 “내가 예루살렘으로부터 두루 행하여 일루리곤까지 그리스도의 복음을 편만하게 전하였노라”고 했었는데, 그가 언급했던 ‘일루리곤’이 오늘날의 알바니아이다. 비잔틴 제국의 수도인 콘스탄티노폴리스(현재의 이스탄불)와 로마를 잇는 장장 1,100 Km에 이르는 에그나티아 가도(Via Egnatia)는 알바니아의 항구도시인 현재의 두러스(Durrës)에 이르러 뱃길로 아드리아해를 건너 로마로 이어지는데, 이 알바니아의 고대도시 두러스에는 바울을 기념하는 기념교회가 세워져 있다. 기독교의 뿌리를 가지고 있던 알바니아는 중세시대와 근세기를 지나면서 오스만 제국의 지배와 북한에 버금갔던 공산주의를 거쳤고, 이로 인해 이슬람과 무신론을 경험하였으며, 1990년대 초 개방 이후 새로운 선교 역사를 기록해 가고 있는 나라이다.

유럽에서의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확인된 이후, 바이러스가 이탈리아를 기점으로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기 시작하면서 알바니아내의 바이러스 유행은 기정사실처럼 여겨졌다. 역사와 지리적으로 알바니아는 아드리아해를 맞대고 있는 이탈리아와 긴밀한 관계를 가지고 있고, 수 많은 알바니아인들이 이탈리아에 거주하거나 오가고 있기 때문에, 이탈리아로부터의 바이러스 유입은 시간문제에 지나지 않았다. 결국 이탈리아로부터 귀국한 알바니아인이 코로나19 확진을 받았고, 이후 알바니아내의 코로나19 확산은 가속화 되고 있다. 4월 14일 오전 기준으로 알바니아내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475명, 사망자 24명을 기록하고 있다.

   
▲  코로나19 전세계 누적 확진자 200만명 넘어(출처 연합뉴스TV)

세계 여성의 날이었던 3월 8일 주일을 기점으로 알바니아 정부는 사람들이 모이는 각종 집회와 모임을 금지하고 휴교와 더불어 상가들의 문을 닫는 조치를 내렸다. 그때까지만 해도 종교 집회는 예방수칙을 준수하여 실시할 수 있는 여지가 있었기에 많은 교회들은 정부의 예방 지침을 따라 교회의 각종 모임과 예배를 준비하고 있었다. 하지만, 불과 며칠 사이에 알바니아 정부는 모든 공공 교통수단의 운행을 중단하고, 도시간 이동과 사람들의 야외 활동 시간을 제한하는 조치를 추가 발표하였고, 토요일 오후부터 월요일 새벽까지는 전면 통행금지를 실시하기 시작했다. 그 후로도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조치는 계속 강화되어, 개인 차량의 통행을 출퇴근 시간에만 허용하고, 일반인의 외출은 각 가정당 1인에 한해서 하루 1시간반 동안만 생필품 등의 구입을 위해 허가하고 있으며, 이 모든 통행은 사전 승인을 받도록 했다. 알바니아의 모든 국경은 일찌감치 폐쇄되었고, 마지막까지 유지되던 알바니아-터키간의 항공기 운항마저 금지하여 공항도 폐쇄됨으로써 알바니아는 완전히 고립된 상황이 되어버렸다.

현장 예배를 준비하던 교회들은 갑작스런 주말 통행금지 조치로 인해서 비대면 예배를 준비해야 하는 혼란스런 상황을 맞이하게 되었지만, 조치 후 첫 주를 지나면서 여러 가지 모임과 예배에 대한 방안들을 마련해내기 시작했다. 또한 알바니아 복음주의 교회 협의회(VUSH)는 각 교회와 종교 관련단체들에게 나름의 방향을 제시하고 더불어 현 사태를 극복하고 해결하기 위한 각종 온라인 기도 모임들을 제안하고 독려하고 있기도 하다. 최근에 정부는 종교법인들에게 모임을 제외한 활동을 허가하는 조치를 취했는데, 이로 인해서 교회와 관련 단체들이 어려움에 처한 이들을 돕는 활동들을 전개해 가고 있다.

지난 20여년 동안 알바니아 교회들과 함께하면서 고난의 시기를 통해서 알바니아 교회들이 성장하고 성숙해져 가는 모습을 듣고 보아왔다. 1997년에 있었던 알바니아의 내전으로 인해서 많은 선교사들이 알바니아를 떠나게 되었을 때, 어리고 미숙했던 알바니아 교회들은 선교사들이 남긴 빈자리에서 강하게 자라나면서 현지인 지도력이 성장했다. 1999년에 일어난 코소보 전쟁으로 인해서 알바니아 인구의 10%에 달하는 약 30만여명의 코소보 전쟁난민들이 알바니아로 피난을 왔을 때도 미약했던 알바니아 교회들은 선교사들과 더불어 그 혼란한 정국 가운데서 난민을 섬기는 일로 알바니아 사회에 큰 인상을 심어주기도 했다. 또한 2019년 11월 26일 오전 3시 45분 경 수도 티라나에서 북서쪽으로 34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진도 6.4의 지진이 발생했을 때, 93년 만에 발생한 최악의 지진 피해를 교회들이 단합하여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진가를 발휘하는 저력을 보이기도 했다.

현재 우리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서 한 달 넘게 갇혀 지내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의 조치가 내려지면서부터 성도들과 교회들에 대한 염려와 우려가 앞섰다. 이로 인해 성도들의 믿음이 약해지고 아예 신앙을 잃어버리게 되지는 않을지, 교회가 쇠약해지고 선교가 위축되지는 않을지에 대한 무거운 짐이 마음을 억눌렀다. 하지만, 각자의 처소에 머물러야 하는 시간들 속에서 성도들은 각자의 자리를 예배의 처소로 만들어가고, 교회 지도자들은 성도들의 안부를 묻고 믿음을 격려하고 있으며, 성도들 역시 서로를 돌아보는 모습을 보게 된다.

그러면서 오래 전 바울 사도가 했던 그의 고백을 되새겨 보게 된다. “나는 심었고 아볼로는 물을 주었으되 오직 하나님께서 자라나게 하셨나니, 그런즉 심는 이나 물 주는 이는 아무 것도 아니로되 오직 자라게 하시는 이는 하나님뿐이니라”(고전 3:6-7). 환경에 따라 그 성장의 속도에 차이를 보일지 모르지만, 생명은 꾸준히 성장한다. 그리고 오히려 고난의 때를 통해서 더 튼튼하고 견고하게 성장한다. 코로나19 사태가 여러모로 선교 현장에 미치는 악영향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런 것들이 하나님의 선교를 실패로 만들지는 못할 것이다. 자라게 하시는 이는 하나님이기 때문이다. 여러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 코로나19 상황이 지나간 이후, 알바니아 교회의 성숙한 모습이 기대가 되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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