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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의 난립과 사유화
우리의 삶을 깨우는 한 목회자의 시론(2)
2020년 03월 09일 (월) 13:35:06 신재철 목사 webmaster@amennews.com

신재철 목사 / 인천초원교회 담임, 철학박사, 부산외대 교수

   
▲ 신재철 목사

필자에겐 여러 스승들이 있는데, 그분들을 통하여 총신대학원 교수를 역임한 심창섭 교수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특히 개혁주의 선교회의 이사장을 맡으면서 선교 일선의 현황에 대하여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던 차였다. 한 은사를 통해 전해 들은, 선교 현장에 대한 심 교수의 실제적 진단이 더욱 생생하게 다가왔다.

심 교수는 2006년에 내가 박사학위 논문을 심사받을 때 참여했던 심사위원 교수이기도 했다. 이어 2007년에 제10회 한상동 기념강좌에서 강사로 함께 연단에 선 적도 있다. 두 차례에 걸쳐 대면하였기에 친근하게 느껴졌다. 심 교수는 정년이 되어 은퇴를 했다. 심 교수는 총신대학원에서 은퇴한 후 한 교회에서 선교사로 파송을 받았다. 이름 그대로 은퇴한 후 명예선교사로 새로운 사명을 감당하기 시작한 것이다. 심 교수의 제자 중 목사로 교회를 섬기는 이들이 무수하다. 이어 자신과 같이 교수의 걸음을 걷는 제자들도 적지 않다. 그리고 세계도처에서 선교사로서 사명을 감당하는 제자들도 그 수가 상당하다.

심 교수가 역사학자였기에 선교사로서의 시작이 무관하지 않았다. 교회사학자는 선교학과 깊은 관여가 있기 때문이다. 2018년 6월 26일 열린 지역선교부 전략회의에서 심 교수기 지적한 문제는 두 가지였다. ‘난립’과 ‘사유화’다. 난립은 난개발과 연관되고, 사유화는 영세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심 교수는 선교사 자신들은 물론 교회와 일반 성도들에게도 숙고할 기도 제목을 던졌다고 본다.

   
 

심 교수가 지적한 선교의 첫 번째 문제는 선교사들이 특정한 지역에 집중되어 난립 현상이 농후하단 것이다. 선교사들 스스로 이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 선교 초기에 존 네비우스의 선교 정책 제안에 따라 각 나라의 선교부에서는 선교구역을 조정하여 선교했던 것이 왜 필요했는지를 다시 생각해 보았다.

난립이란 표현이 아무나 쉽게 할 수 있는 표현이 아니었다. 심창섭 교수다운 표현이었다. 필리핀의 안티폴로란 도시엔 선교사들이 200여 명이나 된다. 선교사 난립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역이다.

심 교수는 선교사의 사유화도 큰 문제로 지적하였다. 이 역시 정확한 지적이다. 우리가 기억하는 언더우드 등의 선교사들이 사유화와 무관한 선교 열매를 남긴 것을 생각하면 선교사들에게 이런 용어가 따라붙는다는 것 자체가 불행한 일이다.

대체적으로 선교사들이 열심히 선교를 한다고 믿는다. 이런 선교사들을 위한 교회와 성도들의 후원도 대단히 열정적이다. 이런 결과로 선교현장엔 열매가 주렁주렁 맺힌다. 이 열매는 주님의 소유이다. 이를 감히 선교사가 사유화한다면 주인의 심판을 피해갈 수가 없는 것이다.

난립은 극복되어야 한다. 이것은 그래도 해결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하지만 사유화는 다르다. 더욱 회개가 필요한 문제이다. 치유하기 어려운 질병이란 의미다. 목사든 선교사든 사유화는 경건을 이익의 방도로 삼은 ‘생활 이단’이라고 할 수 있다. 작금에 드러나는 이단들의 타락과 유사한 것이다.

심창섭 교수를 비롯하여 선교 정책에 관여하는 모든 지도자들이 책임을 다해야 한다. 선교사들의 난립과 사유화를 지양하고 대안을 마련하는 일에 의견을 모으고 실천해야 한다. 한국교회는 세계선교의 중요한 위치를 점유하고 있다. 난립과 사유화를 공론화 시킬 필요는 없지만, 교회마다 선교사들이 이런 범주에 들어있는지를 살펴야 한다. 성도들의 헌금은 주님의 뜻에 부합하게 사용되어야 하며, 난립과 사유화 현장에 흘려보낼 여유가 없다. 보내는 이나 보냄을 받는 선교사들이 첫사랑의 순수함을 재고할 시점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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