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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깨우는 한 교회사가의 일기
한국교회 사관(史官)의 일기를 공개적으로 기록해야 할 시점에 즈음하여
2020년 02월 28일 (금) 14:01:20 최은수 교수 webmaster@amennews.com

최은수 교수 / 영국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대학교 교회사 Ph.D., Berkeley GTU 객원교수 , IME Foundation 이사장

   
▲ 최은수 교수

동서양을 막론하고 역사가 기록되기 시작하면서부터 사관(史官)의 역할은 중차대하였다. 조선시대 절대왕정을 추구했던 태종 재임 시 사관 민 인생은 최고 권력도 두려워하지 않고 사관의 위에는 하늘만이 있기 때문에 하늘을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올곧게 역사를 기록해야 된다고 강변하였던 것이다. 특히 교회의 역사를 기록하는 교회사 가(家)는 천지만물을 지으시고 역사를 운행하시는 하나님 외에 두려워할 존재는 이 땅에 없기 때문에 외압에 굴하지 않고 바른 역사 서술을 지향한다.

100여 년이 지나고 있는 한국교회 역사에 대한 기록은 다양하게 저술되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조선왕조실록처럼 사관들이 기록한 역사 기술, 즉 사초가 없기 때문에 교회사를 저술함에 있어 자료의 한계와 편향된 기록의 위험이 항상 논란의 여지를 남기기도 한다. 이런 교회사 서술의 당위성과 함께 현금 한국교회와 세계 한인교회들이 당면한 혼란과 왜곡과 편향을 해결하기 위해서 필자는 감히 한국교회 사관의 일기를 공식적으로 기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싶다. 한 사람의 교회사 가로서 시대적 당위성과 긴급성을 말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 신재철 목사(초원교회)

그럼, 누가 사관의 역할을 할 수 있는가? 첫째로, 국내외의 유수한 교육 기관에서 교회사를 전공하여 박사학위를 받은 학자가 해야 한다. 한국교회라는 컨텍스트를 고려하면 한국교회사 전공자가 제격이라고 사료된다. 둘째로, 한국교회사 서술의 왜곡과 편향에 대한 교회사적 정립, 즉 바르게 세운 학문적 업적이 있는 학자가 해야 한다. 셋째로, 적어도 20년 이상 역사 서술의 기초가 되는 사초를 일기 형태로 기록해 온 전력이 있어야 한다. 교회사를 연구하고 저술하는 학자라도 사초와 같은 교회사 서술의 초록을 일기처럼 기록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그런 작업을 초야에서 해 왔다면 한국교회와 세계 한인교회의 엄청난 자산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넷째로, 교회사 서술의 왜곡이나 편향, 심지어 어용성향의 전력이 전혀 없는 인물이어야 한다. 다섯째로, 교회사 서술의 기초가 사초를 일기처럼 기록함에 있어 단순히 학문성 자체에만 함몰되지 않고, 진심으로 한국교회와 세계 한인교회의 성도들과 다음 세대를 목회적으로 돌볼 수 있는, 교회를 위해 봉사하는 신학의 실천자라야 한다.

필자가 1996년에 박사 논문을 마무리하고 1997년부터 교회사 교수로 가르치기 시작했으니 대략 25년이 다 되어간다. 한국의 유수한 신학교에서 동시대에 가르치던 분들이 총장 등 여러 섬김을 뒤로 하고 은퇴를 이어 가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은퇴는 은퇴일 뿐 각 자의 자리에서 신학적 소명을 감당함에 있어서는 현재진행형이다. 하지만 확연히 신학교마다 세대교체가 진행 중인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는 듯하다.

몇 주 전에 필자가 섬기고 있는 재단의 초청으로 신재철 교수 내외가 미국을 찾았다. 신 교수는 한국의 유수한 신학교에서 석 박사를 제대로 공부한 한국교회사 전문가로 부산 고신대학교를 비롯하여 여러 곳에서 강의한 경력만 20년이 훨씬 넘는다. 현재는 부산외국어대학교에서 가르치면서 본인의 학문의 지경을 넓히는 중이다. 한 사람의 교회사가로서 시대의 흐름에 민감하던 차에 신 교수를 초청한 것은 천명인 듯했다. 우리는 두 주간에 걸쳐 충분히 대화하고 서로의 역사적 견해를 상호 교환하였다. 그러면서 신 교수에게 한국교회의 사관으로서 역사 서술의 기초가 되는 일기 형식의 사초를 공식적으로 기록하면 좋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앞에서 기록한 대로, 신 교수야말로 한국교회 사관으로서 전혀 손색이 없는 학문의 길을 걸어왔기 때문이다. 본인이 왜곡되고 편향된 역사의 질곡을 걸어오며 생생하게 경험한 내용들은 천금을 주고도 바꿀 수 없는 것이다. 그러는 와중에 섬기는 교회도 피해를 입고 자신의 몸도 만신창이가 되었지만, 그 모든 것을 신앙으로 또한 올바른 학문적 정립으로 극복하는 진가를 보이기도 했다. 필자가 제일 좋아하는 사자성어가 있다. 사필귀정과 초지일관. 신 교수는 이런 입장을 온몸으로 견뎌내며 교회사가 본연의 자세를 견지하여 왔던 것이다.

그러므로 신재철 교수가 한국교회의 사관이라는 중차대한 직무를 감당하며 일기 형식의 사초를 기록하여 공개적으로 한국교회와 세계 한인교회 앞에 내어놓기를 간절히 염원하는 바이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독자들이 신재철 교수가 30년 이상을 섬겨온 인천초원교회(www.cwch.co.kr) 홈페이지를 방문하여 그의 일기를 확인하기 바란다. 단언컨대, 20년 이상 한국교회사의 사초가 될 만한 기록을 남긴 학자는 전무하거나 희귀할 것이다. 아무쪼록, 한국교회 사관의 일기를 통하여 사람들이 하늘의 하나님을 두려워하고, 그가 주관하시는 역사를 두려워하고, 후대와 영원의 역사적 평가 앞에서 겸손히 엎드려 나아가는, 바람직하고 상식적인 현상이 자리 잡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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