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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프 오르간(pipe organ)과 드럼(drum)의 조화
최삼경 목사의 교회 음악 담론
2020년 01월 31일 (금) 13:16:42 최삼경 목사 sam5566@amennews.com

최삼경 목사 / 빛과소금교회, 인터넷신문 <교회와신앙> 편집인

   
▲ 최삼경 목사

서론: 가스펠송은 사탄의 음악인가, 하나님의 선물인가?

종교개혁자 루터(Martin Luther, 1483-1546)가 ‘하나님이 교회에 주신 가장 위대한 선물은 하나님의 말씀과 찬송이다’라고 말하고, “음악은 신학 다음이라”라고 한 것처럼 음악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최고의 선물 중 하나다. 교회에 음악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성경적으로도, 역사적으로도, 목회 경험으로 다 알 수 있다. 하나님께서 주신 음악의 바른 위치를 바로 알고, 그것을 어떻게 사용하느냐가 목회의 성패를 가름한다는 것을 의심할 여지가 없다.

필자는 한 교회에서 35년째 목회를 하는 평범한 목사다. 음악을 전공한 사람도 아니고, 그냥 음악을 좋아하는 한 사람이다. 그런데 필자는 복음성가(가스펠송)를 죄악시하지는 않았지만, 나름의 이유로 목회 초기에 교회에서 가스펠송을 거의 부르지 않았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가스펠송이 없이 청소년과 현대인들을 교회로 끌어드릴 수 있을까”라는 고민과 가스펠송만이 가지는 장점이 있음을 알고 가스펠송을 예배에 도입해야 하느냐는 고민이 시작되었다.

그러던 중 미국 애틀랜타의 한 교회를 방문하게 되었는데, 그 교회 담임목사도 나와 같은 고민을 하다가 어쩔 수 없이(?) 결단을 하고 CCM 중심의 예배, 소위 “열린예배” 형태의 청소년 예배를 드리게 되었는데, 약 3천여 명 모이는 것을 보았다.

   
 

우리 교회에는 필자의 은사로서 한국 최초로 교회음악과를 창설하신 한 교수님이 성가대 지휘자로 봉사해주신 적이 있다. 당시 우리 교회의 규모로 볼 때, 그렇게 유명한 지휘자를 모실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지만, 그런 행운을 얻게 된 데는 나름 이유가 있었다. 그분은 가스펠 송을 죄악시하는 분이기에, 가시는 교회마다 갈등과 다툼과 충돌이 생겼다. 그런 그분에게 가스펠송을 부르지 않는 우리 교회는 맘에 들지 않을 수 없었고, 대신 우리 교회는 그런 분을 모시는 행운을 얻었다.

이 교수님이 나름 가스펠송을 반대하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분도 구약에 “소고 치며 춤추어 찬양하며 현악과 퉁소로 찬양할지어다”(시 150:4)라는 말씀이 자신의 사상에 맞지 않는다고 여기는 것이 분명했다. 그래서 그 교수님은 ‘그것은 하나님께서 주신 음악이 아니라 이방에서 온 이방인의 음악이다’라고 주장하였다.

그러던 차, 교수님이 암과 투병을 하는 중에, 필자가 “춤추고 소고를 치며 찬양하는 것이 이방인의 음악이라는 교수님의 주장이 맞는다면, 그러니까 ‘춤추며 찬양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보다 오히려 반대로 춤추며 찬양하는 것이 옳다는 말이 됩니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 이방인의 음악을 하나님의 계시로 취하셨다는 말이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하였다. 그 때부터 교수님도 자신의 가스펠송관에 대하여 갈등과 고민이 시작된 듯하였다.

결국 임종을 맞아 병원에 입원하시고 돌아가셨는데, 다시 깨어나 급하게 나를 찾으신다는 것이었다. 병원으로 달려가서 “보신 천국은 어떤 곳인 가요?”라고 여쭈었고 그분 나름의 기가 막힌 천국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그런데 그 날 교수님이 나를 찾은 이유는 바로 가스펠송 문제 때문이었다. 그 분은 일평생 주장해오던 자신의 가스펠송관을 취소하고, 가스펠 송에 대한 필자의 견해가 맞다고 하시는 것이었다. 그리고 “나는 오늘 밤 다시 천국에 갑니다”라고 하시기에, 필자는 “교수님! 그러면 천국에서 뵙겠습니다.”라고 마지막 인사를 하고 왔는데, 그 날 밤에 그분은 정말로 천국에 가셨고 필자는 이 땅과 천국이 참으로 가깝다는 생각을 하였다.

필자는 참으로 놀랐다. 그 분은 가스펠송을 사탄시하는 그 신념 하나로 살아온 분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로 인하여 많은 손해를 보았고, 어려움도 겪었고, 그러기에 거기에 그 분의 자존심과 사명과 명예가 다 들어 있다고 해야 맞다. 그런데 돌아가시면서 그런 고백을 했다는 점은 아무리 생각하고 생각하여도 놀라운 일이었고, 평생 잊지 못할 필자의 목회 추억 중에 추억이 아닐 수 없다.

그 후부터 필자는 목회하는 교회에서 가스펠송을 부르기 시작하였고, 지금은 주일 낮 4부 예배 중에 2개(2부와 4부 청년 예배)가 소위 음악예배가 되었다. 필자가 목회하는 교회당 앞에는 정면에는 클래식을 암시하는 파이프 오르간(pipe organ)도 있지만, 또한 CCM을 상징하는 두 개의 키보드와 드럼(drum)이 함께 있다.
 

파이프 오르간(pipe organ)과 드럼(drum)이 조화를 이루는 교회

영국의 선교단체인 WEC의 전 대표자가 우리 교회에서 특강을 하는 날, 우리 교회에 예배 전에 CCM 중심의 찬양과 파이프 오르간의 반주에 맞추어 부르는 찬송과 전통적인 형태의 성가대의 찬양을 보고, ‘영국 교회는 고전음악과 현대음악의 갈등이 심한데, 이 교회는 두 가지가 조화를 이루는 군요’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오래 동안 전통음악 중심의 예배와 CCM 중심의 예배로 인하여 교회는 갈등을 느끼고 있고 지금도 그런 교회들이 적지 않음을 안다. 과연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느냐의 방법은 한두 가지가 아닐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두 가지 명제, ‘하나님은 클래식 음악만 좋아하시는가?’, ‘하나님은 CCM만을 원하시는가?’라는 제목으로 답을 찾아보려고 한다.

하나님은 클래식 음악만 좋아하시는가?

전통적으로 교회 음악은 클래식 음악이었다. 그러나 클래식은 과연 그 태생 자체가 하나님이 주신 신령한 음악인가 하는 점이다. 클래식은 재즈나 팝송, CCM보다 더 거룩한 음악일까? 답은 아니다. 원래 파이프 오르간도 교회의 것이 아니었지만, 후에 교회음악화 된 것이다.

클래식이라고 다 고상하고 도덕적인 것은 아니다. 아름다운 선율 뒤에 숨겨진 음란과 부도덕성은 꽃 속에 감추어진 독사처럼 오히려 재즈나 팝송보다 더 위험할 수도 있다. 마치 하나님이 주신 선물 중에 이성처럼 귀한 것이 없지만 또 이성처럼 하나님을 대적하는 수단으로 전락한 것도 없음과 같다. 클래식 음악만 교회음악으로 고집하는 것은 일종의 클래식에 대한 오만과 우상일 수 있다.

과거에 가수 조영남이 한국 가곡을 부르게 해 달라고 작곡자에게 요청하였는데, 작곡자가 거절을 하였다고 들었다. 그 당시는 클래식 음악을 하다가 일반 가수가 되면 타락한 것으로 여길 때였다. 거절을 받은 조 씨가 방송에서 그것을 힐난하게 비판하는 것을 들은 일이 있다. 그 후에 어떤 과정에 허락을 했고 받았는지 모르나, 요즘은 조 씨가 가곡도 부르는 것을 본다.

사실 전위 음악이냐 아니냐를 따지는 기준도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과거에 천주교의 그레고리안 성가(gregorian)가 교회를 지배하던 때는 오늘날 클래식이라고 하는 것도 전위 음악이었음이 분명하다. 클래식과 팝 음악의 기준도 상대적이란 말이다. 우리가 부르는 회중찬송도 4세기 이후 천 년이 넘게 공식적으로 예배 시간에 금지됐다가, 16세기 종교개혁자들에 의해 회복되고 예배에서 가장 중요한 음악이 되지 않았는가?

누가 칼을 사용하느냐에 의하여 사람을 죽이기도 하고 살리기도 하는 것처럼, 클래식 음악이 더 신적이고 하나님이 더 기뻐하실 음악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 음악으로 하나님을 찬양하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느냐의 문제가 아닐까 생각한다.

하나님은 CCM만을 원하시는가?

요즘 젊은이들은 전통적인 찬송가를 거의 부르지 않아서 쉬운 찬송가도 잘 모르는 경우를 보고 미래의 교회에 대하여 두려움을 느낀다. 심지어 교회인지 술집인지 바인지 구별이 안 되도록 현란한 드럼 반주에 맞추어 춤을 추며 찬양을 하기도 한다. 어떤 교회는 예배 시간에 사이키 조명을 하고 헤드스핀까지 하는 기가 막힌 교회도 기독교 TV에서 보며 두려움을 느낀다.

한국교회에 이렇게 보편적으로 소위 열린 예배를 보급하는데 일조를 한 H 목사가 ‘유럽 교회를 가보니 파이프를 사용하는 교회는 다 망하였다’고 말한 일이 있다. 그래서 수만 명 모인다는 그 교회에는 망할까봐 두려워서인지 파이프 오르간이 과거에 없었고 지금도 없다. 그 분의 입장으로 보면 필자의 교회는 앞으로 망할 교회 중에 하나가 된 셈이다.

과연 유럽 교회가 망한 것이 그 파이프 오르간 때문일까? 필자는 결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 분이 소위 열린 예배를 우상처럼 신봉하여 나온 편협적인 주장이라고 본다. 어쩌면 망한 교회에 파이프가 있었던 것이다. 아마 키보드와 드럼을 치며 찬양하는 교회가 다른 요인에 의하여 망한 후에 보고, “키보드와 드럼을 치는 교회 치고 망하지 않은 교회는 없다”고 말함과도 같을 것이다.

두 음악의 조화가 최선이라고 본다.

필자는 젊은 시절 클래식 음악 듣기를 좋아하여 시간만 나면 광적으로 클래식 음악을 듣고 살았다. 그러나 그렇지 않아도 목회가 너무 버겁고 힘든데 클래식조차 무거워, 가볍게 팝도 듣기 시작하였다. 물론 그렇다고 클래식을 싫어한다는 말도 아니다. 단지 두 음악을 다 듣고 즐긴다는 말이다.

모 방송국의 “K-POP 스타”라는 프로를 시즌 1에서 시즌 3까지 거의 다 시청한 일이 있다. 필자는 ‘농담으로 거기 나오는 심사위원 3인 다음으로 내가 평가를 잘 한다’고 뻐기기도 했다. 그 1회부터 3회까지 1등을 한 사람들은 모두 교회에서 활동한 크리스천이었다는 점이 오늘 교회음악의 주소를 잘 알 수 있게 하였다.

필자는 아마추어 수준에서, 클래식과 다른 팝의 다른 발성법이나 곡 해석도 알 수 있었고, 또 공통점도 알 수 있었다. 그러다 보니 클래식에 팝을, 팝에 클래식을 첨가한다면 더 기가 막힌 음악이 될 것이 아닌가 생각하였다.

교회와 세상은 같아야 하고 또 달라야 하며, 달라야 하고 같아야 한다. 끝까지 달라야 하는 것은 달라야 한다. 그것이 거룩이다. 그러나 또 같아야 세상을 구원할 수 있다. 그렇게 볼 때 교회가 세상과 구별되어야 한다는 점에서는 클래식적이어야 할 것이고, 세상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점에서는 팝(pop)적이어야 할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설교도 너무 클래식적으로 하지 말고 좀 팝적으로 하라’고 말하기도 한다.

생각해보자. 교회가 술집과 같이 되어야 세상 속에 들어갈 수 있다고 한다면, 세상 사람들이 굳이 교회에 올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냥 바로 술집으로 가면 될 것이다. 교회가 신학이 정치나 철학이나 사회학과 구별이 안 된다면, 정치인이나 철학자나 사회학자는 그 교회와 그 신학을 필요로 하여 올지 모르나, 일반인들은 굳이 신학을 하거나 교회에 나가야 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그냥 교회와 상관 없이 바로 정치를 하고, 철학을 하고 사회학을 하면 된다.

그런가 하면 ‘사람들이 아무도 오지 않아도 아무 상관이 없다. 아무도 오지 않아도 나는 끝까지 클래식 음악으로만 하겠다’고 한다면, 그것은 복음이 목적이 아니라 그 음악이 목적일 수 있다. 필자는 한계 안에서 서로 인정해주고, 또 피해주면서 가야 할 것이라고 본다. 아니 그보다 요즘은 성악가와 팝 가수가 함께 연주도 하고 심지어 이중창으로 노래를 부르기도 하듯 적극적으로 같이 할 수도 있다.

음악은 시대 따라 세월 따라 변해 왔고, 지금도 변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변할 것이다. 미래 세대들이 어떤 성가와 찬송가를 선호할지 상상이 잘 가지 않는다. 이른 바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되어 인간 성가대가 급감하면서 집단 로봇의 목청으로 성가가 불릴지도 모를 일이다. 지켜야 할 것은 목숨 걸고 지키고, 변해야 할 것은 빠르게 변해야 한다. 교회는 가능하면 세상에 깊이 들어가야 하지만 또 산위의 동네처럼 구별되어야 한다.

필자는 전통적인 성가대, 특히 좀 베이스가 풍성한 성가대를 배경으로, 주디 콜린스나 나나무스꾸리의 앙칼진 소프라노로 ‘어메이징 글레이스’를 부를 때처럼 전율을 느낄 때도 없었다. 이렇게 조화를 이룰 수 있고 있어야 한다. 얼마든지 드럼과 파이프 오르간도 서로 조화를 이룰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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