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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없고 정쟁만 있다
특검법 둘러싼 여·야 대립 어디로
2003년 03월 12일 (수) 00:00:00 윤길주 ykj77@joongang.co.kr

 

민주 지역표심 눈치 보기
한나라 총선겨냥 강공책

국민 볼모로 정치적 계산만

현대그룹 대북 송금과 관련한 특별검사법(특검법) 도입을 둘러싸고 첨예하게 맞선 정치권의 계산이 흥미롭다. 세간의 관심은 한나라당이 통과시킨 특검법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이 과연 거부권을 행사할 것인가에 쏠려왔다. 그러나 그보다 특검법을 놓고 민감하게 진행돼온 그간의 과정과 정치권 제 세력 간의 이해득실 계산을 살펴보면 이 사안의 ‘정치적’ 본질을 읽어낼 수가 있다. 

한나라당은 고건 총리 인준 표결에 앞서 민주당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단독으로 특검법안을 통과시켰다. 민주당은 다수당의 횡포이자 폭거라며 박관용 국회의장 사퇴 권고 결의안을 내는 등 거세게 반발했다.

민주당은 노 대통령에게 거부권을 행사할 것을 요청했고, 청와대는 여론의 향배를 주시하며 각계의 의견 수렴에 나섰다.

특검제 실시에 대한 국민 여론도 양분된 양상을 보였다. 진상 규명을 위해 특검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국익을 위해 국회 차원의 진상조사를 먼저 하는 게 옳다는 주장도 있다.

한가지 흥미로운 것은 어느 당을 지지하느냐에 따라 진상 규명에 대한 해법이 상반된다는 점이다. 한나라당 지지자들은 대체로 특검제 도입에 찬성인 반면, 민주당 지지자들은 반대이다.

국민들도 사실을 밝힌다는 본래적 목적보다는 정치적 이해관계에 함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치인들은 입만 열면 국익을 외친다. 마치 자신들만이 애국자인양 떠들어댄다.

현대그룹 대북 송금 사건과 관련해서도 모두가 ‘나라를 위해서’라며 특검을 찬성하고 반대한다. 국민은 헷갈릴 뿐이다.

대한민국은 2003년 벽두부터 온통 현대 대북 송금 사건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다.
한나라당은 마치 대선에서 패배한 분풀이라도 하듯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을 몰아붙였다.

한나라당 한 의원이 “조금만 일찍 터졌더라면 대선에서 이길 수 있었을텐데...”라며 아쉬움을 표하는 것에서도 대북 송금 사건에 대한 한나라당의 접근 자세를 볼 수 있다.    

민주당은 수습하기에 급급했다. 김 전 대통령을 보호하려고 통치권 운운 하는가 하면 검찰 수사도 봉쇄했다. 애초부터 진상 규명 의지가 없어 보였다.

필자는 대북 송금 특검제를 둘러싼 정치권의 논란이 국익과는 무관한 정치인들의 주도권 다툼과, 정치적 이익을 위한 다툼이라고 본다.

TV와 신문을 통해 “국익을 위해 반드시 특검을 해야”라고 말하는 한나라당 대변인의 논평이나 “국익을 위해 덮을 것은 덮고 가는”이라고 말하는 민주당 대변인의 논평은 일면 그럴듯해 보인다.

그러나 이것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국면을 조성하려는 정치적 술수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아는 국민은 많지 않다.
정치인들이 모든 일에 ‘국민의 심판’을 내세우는데 정작 국민은 심판할 의도도, 관심도 없다.
이제 특검제를 둘러싼 정치적 셈법을 살펴보자. 현대 대북 송금 사태 파문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것은 한나라당이 계속해서 군불을 지피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한나라당의 복잡한 당내 사정과도 관계가 있다. 또 일부 언론이 현대 대북 송금 사태를 의도적으로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나라당은 대선 패배후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소장파 의원들은 지도부 사퇴와 함께 당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이회창 전 총재의 퇴진에 따른 카리스마와 리더십의 공백으로 한나라당은 자칫 와해될 위기에 빠져 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대북 송금 사태가 터진 것이다.

한나라당은 이를 전략적으로 이용했다. 노무현 정부와 대립각을 세움으로써 내부 이탈을 막아 자연스럽게 당을 안정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딴지를 거는 의원에 대해서는 ‘전쟁 중에 아군에게 총질하는 역적’으로 몰아버릴 수 있어 누가 감히 함부로 그것은 틀렸다고 ‘소신’을 밝히기도 어렵다.

더구나 총선도 1년 넘게 남아 지도부가 대선 때처럼 여론의 눈치를 살펴가면서 대응할 필요도 없다. 죽이되든 밥이되든 강공 드라이브만 걸면 된다.

한나라당이 날치기라는 비판을 무릅쓰고 특검법을 단독으로 통과시킨 데는 앞으로 몇 개월 동안 대북 송금 문제를 울궈먹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이것으로 정국 주도권을 잡아 노무현 정부에 상처를 줘 궁극적으로는 내년 총선에서 다시 한번 다수당이 되겠다는 계획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내에서도 적대국가인 북한과의 거래에서 비밀은 불가피하다고 생각하는 의원이 많다.

실제로 모든 것을 들춰내서 국익에 도움이 될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럼에도 이들은 소수파로 아예 숨소리조차 내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민주당과 청와대를 보자. 민주당 내에서는 신주류와 구주류 사이에 특검제 도입과 관련해 의견이 엇갈렸다.

당초 신주류 측은 특검제도 받을 수 있다는 입장이었고, 노 대통령도 국회에서 법안이 올라오면 어쩔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기류가 완전히 바뀌었다. 대다수 의원들이 특검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는 호남의 민심과 깊은 관계가 있다.
호남 지역에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조사를 받는 특검제는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는 게 대체적인 여론이었다.

수도권 호남출신 유권자들도 비슷한 성향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지역구 의원들에게 특검이 실시돼서는 안 된다고 항의하기도 하고, 여론도 전했다. 표심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의원들로서는 지역구 여론을 무시할 수가 없다.

그렇지 않으면 내년 총선에서 어려워지니까. 때문에 특검제에 찬성하던 신주류 개혁파 의원들까지도 특검에 반대하는 쪽으로 모두 돌아선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도 딜레마에 빠져버렸다. 이런 것이다. 우선, 특검제를 거부하게 되면 국회에서 올라온 첫 번째 법안을 휴지조각으로 만들어버린 결과가 된다.

한나라당이 국회를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는 사실상 전쟁 선포나 마찬가지다. 한나라당은 노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기다렸다는 듯이 일어나 장외 투쟁에 나설 게 불을 보듯 뻔하다.

야당과 협상과 타협을 하겠다는 노 대통령의 구상은 한순간에 깨지고 정국은 내년 총선까지 시끄러울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법안에 서명을 하는 일도 쉽지 않다. 당장 민주당에서 크게 반발할 것이다. 또 범 호남계 유권자들로부터 냉대를 받을 각오를 해야 한다.

노 대통령은 민주당 간판으로 호남 유권자의 압도적 지지를 얻어 당선됐다.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려면 이들을 다시 표로 엮어야 한다.
그런데 호남 유권자들의 정서는 대체로 “노 대통령이 DJ에게 어떻게 하는지 두고 보자”는 것이다. 특검이 실시될 경우 호남 민심이 돌아설까 하는 게 노 대통령의 걱정이고 딜레마의 한 축인 것이다.

특검법을 가운데 두고 서로 국익을 위한다고 현란한 수사들이 난무하고 있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 보면 국민을 볼모로 한, 이렇게 복잡한 정치적 계산들이 숨쉴틈없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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