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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밑 큰울림’ 벅차고 즐겁다
문화산책 / 지하철 예술무대
2002년 11월 06일 (수) 00:00:00 전강민 기자 minslife@amennews.com

 

지하철 2호선 을지로입구역에 느닷없이 징과 꽹과리 소리가 울려 퍼진다. 지나가던 많은 사람들이 흥겨운 사물놀이 장단에 발걸음을 멈췄다. 공연팀은 가족으로 구성된 사물놀이팀 ‘공새미 가족’으로 ‘2002 지하철 예술무대’에 선 것이다. 예전에는 이런 지하철 공연을 보더라도 다들 바쁜 걸음을 계속 재촉했었지만, 요즘은 멈춰서서 공연에 참여하는 시민이 많아졌다.

그만큼 들을만하고 볼만한 공연이라는 증거다. ‘지하철 예술무대’는 2000년 ‘지하철 역사를 생활 문화공간으로 재창조하자’는 취지로 시작해서 그 해 351회, 이듬해 541회의 공연을 가졌다. 올해는 3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동안 200회 공연이 열렸다. 연극, 무용, 음악, 퍼포먼스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들이 연중 상설로 진행돼 시민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지하철 예술무대’가 이번 가을부터 ‘확’ 달라졌다. 공연이 열리는 역별로 테마를 정해서 정기적으로 공연을 하는 것이다. 공연자들도 무작위로 신청 받는 수준이 아니다. 전문예술인 및 단체를 섭외하거나 신청자에 한해서는 오디션을 통해 선별한다. 보다 격조 높은 공연을 지향하겠다는 의지다. 9월부터는 각 역마다 국악, 밴드공연, 아카펠라, 무용을 테마로 해서 고정적으로 공연했다.

테마공연에 대한 시민들의 호응에 힘입어 10월부터는 8가지 테마로 늘여서 11월말까지 공연한다. 밴드공연과 재즈피아노는 동대문운동장역, 하모니카 연주와 국악과 클래식은 을지로입구역, 무용과 마임은 잠실역, 안데스 음악과 가요는 여러 역을 돌아가며 공연하고 있다(공연일정: www.seoulsubway.co.kr).

‘지하철 예술무대’는 공연장소마다 각각의 특징이 있어 장소에 어울리는 공연을 한다. 공연하기에 가장 적합한 장소는 을지로입구역이다. 넓은 공연장과 유동인구가 많아 전문그룹들의 공연이 주로 선다. 잠실역은 조용한 이동통로에 공연장이 있어 차분한 공연이 개최된다. 그에 비해 종로3가 3호선에서 5호선 환승통로에서는 젊은 세대의 유동인구가 많아서 젊은 분위기의 공연이 주로 열리지만 다소 산만한 느낌도 있다. 경복궁역은 격조 높은 분위기의 조용한 공연이 주로 행해진다.

‘지하철 예술무대’의 공연과 함께 지하철 문화행사의 주축을 이루는 전시회는 경복궁(3호선)역과 혜화(4호선)역에서 주로 개최된다. 경복궁역에서는 11월 11일부터 15일까지 ‘불조심 포스터 공모전 입상작 전시회’와 12월에 ‘세계 아동미술 전시회’가 계획되어 있다. 혜화역 미술전시관에서는 11월에 열리는 ‘세계명화전시회’에 이어서 11월 21일부터 28일까지는 ‘한국기독사진 공모전 및 회원전’이 열릴 계획이다.

‘지하철예술무대’는 서울지하철공사가 주관하기 때문에 지하철 1∼4호선 노선의 역에서만 행해진다. 여기에 비해 지하철 5∼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도시철도공사는 다른 형태로 문화행사를 갖고 있다. 도시철도공사에서 직접 주최하는 문화행사는 디자인열차, 여성테마열차, 월드컵 열차, 성탄열차 등의 문화열차 운행이 전부다. 기타 역에서 행해지는 여러 행사들은 모두 역에서 자율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인근 디자인학원, 미술학원에서 주로 여는 미술 전시회와 국화꽃 전시회, 사진 전시회 등이 수시로 개최된다.

‘지하철 예술무대’에는 종교적인 색채를 띤 공연이 없는 반면 5∼8호선에서 열리는 공연의 경우 교회들의 참여가 활발하다. 각 역마다 자매결연 맺고 있는 교회에서 합주단, 중창단 등의 공연이 이어져 기독교 문화를 전하고 있다.

지난 10월 26일, 5호선 오목교역에서는 역과 자매결연 맺은 영성교회(담임 최효식 목사)에서 개최한 중창단 공연이 있었다. 3번째 지하철 공연을 한 영성교회는 이번 공연이 예상보다 주민 호응이 좋았다고 한다. 영성교회 박주형 목사는 “지하철 공연을 통해서 직접적인 전도 효과는 솔직히 기대하지 않는다”며 “오며 가며 듣는 시민들이 교회에 대한 좋은 느낌을 가지고, 기존 신자들은 찬양을 통해 자신의 신앙에 좀 더 충실하게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의미있다”며 공연 의도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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