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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보이는 안개 인생
2019년 07월 10일 (수) 13:05:23 김세권 목사 mungmok@gmail.com

김세권 목사 / Joyful Korean Community Church(Texas, Dallas) 담임

   

▲ 김세권 목사

"내일 일을 너희가 알지 못하는도다 너희 생명이 무엇이냐 너희는 잠깐 보이다가 없어지는 안개니라"(약4:14)

  초등학교 동창

한 노신사가 모처럼 어렸을 때 다니던 초등학교를 돌아보고 있었다. 그때 저쪽에서 뚱뚱한 할머니가 걸어오고 있었다. 노신사가 기억을 더듬으며 할머니에게 말을 건넸다.

“아, 여보세요. 혹시 당신은 60년 전쯤 이 학교를 다니던 옥분 씨 아닙니까? 그때 나와 같은 반이었는데 기억이 안 나십니까?”

할머니가 노신사를 한 번 쳐다보고는 대답했다.

“글쎄, 난 옥분이오만 옛날 우리 반에는 댁처럼 머리가 허연 학생은 없었답니다.”

인생 정말 잠깐이다. 천 년을 살 것처럼 소리 지르던 사람이 이는 바람에 스러져 나뭇잎 떨어지듯 자취를 감춘다.

나는 지금 86킬로그램 정도 몸무게가 나가지만, 왕년에는 불과 3킬로그램 남짓했다. 60년 세월이 나를 그리 만들었다. 더 나이 들면 아마도 몸무게가 줄어들 거란 사실이 아주 분명하다. 줄어들다 보면, 언젠간 훌쩍 땅을 떠나게 될 거다.

   
 

우리가 나이를 먹는 게 아니라, 흘러가는 세월이란 강에 누워있을 뿐이란 금언도 있지만 위로가 되진 못한다.

불과 얼마 전에 찾아가서 치료를 받았던 한국인 의사 한 분이 쓰러졌다. 차고에서 두 시간 동안 쓰러진 상태로 있었다는 이야길 듣는다. 지금 중환자실에 누웠지만, 생사를 모른다. 그분은 참 좋은 분이고 아주 스마트했다. 슬프고 안타깝다. 이런 일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다 싶다.

야고보는 이런 인생의 본질을 아주 잘 붙들었다. 우리는 그저 안개일 뿐이란 거다. 안개는 헬라말로 아트미스(ἀτμίς)를 옮긴 표현이다. 아트미스는 수증기를 가리키는 말이다. 수증기는 실체가 있는 듯하지만, 없다. 붙잡지도 못한다. 물론 안개에 의미가 아주 없단 이야긴 아니다. 눈에 보이긴 하니 말이다. 보이면 뭘 하는가? 금방 쓰러지고 만다. 하여서 말뜻은 '유한하다'는 것이다. 전도서 기자가 고백했듯이, "헛되다"(하벨 하발림 / הֲבֵל הֲבָלִים)는 말과 속뜻이 같다. 이게 우리네 삶이다.

팩트(fact)가 이러한데도, 왜 우리는 세상 것에 목을 맬까? 천상병이 말했듯이 잠시 다녀가는 소풍에서 무얼 얻으려고 그리 기를 쓸까? 하고픈 대로 시간을 쓰고, 놀고픈 거 놀아도 좋다. 문제는 그 인생에 주님이 계신가 하는 거다. 말로는 아무리 그렇다 해도 별 무소용이다. 실제로 그렇다면, 시간을 자기 마음대로 쓰지 않는 법이다. 주님이 누구며, 우리가 누군지를 아는 사람은 결코 그리 살지 않는다.

인생에서 아무리 난리를 쳐도, 하나님 뜻대로 사는 것만큼 의미가 있는 일이 있던가? 주님을 곁으로 밀어놓은 인생이 그리도 좋은 건진 잘 모르겠다. 분명한 건, 거기 생명이 없다는 사실이다. 잠깐 보이다 없어지는 안개와 같은 인생을 다시 한 번 생각한다. 며칠 전에 듣다 너무 은혜가 되어 이곳에 올린 찬양을 다시 한 번 듣는다. 온 땅의 주인이신 주님이, 안개에 불과한 나를 사랑하신다(https://www.youtube.com/watch?v=-ZcTrYvCGPk&list=RD-ZcTrYvCGPk&start_radio=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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