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신앙> 양봉식 기자】 기독교 출판의 불황이 회복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바닥을 치고 아예 지하까지 내려갈 수 있다는 불안함이 있는 가운데 그나마 기획출판을 통해 새로운 출구가 보인다는 전망이 나왔다.

▲ 종로 5가에 위치한 대한기독교서회 직영서잠 내부

베스트셀러, 수명이 짧고, 다작 줄고

기독교 문화담담 기자모임인 <CC+> 가 주최한 ‘2018년 기독교 문화계 결산’에서 기독교출판계 결산을 한 최승진 사무국장(한국기독교출판협회)은 이같이 전망하고, 기독출판이 어렵지만 그마나 약진하는 기획력 있는 출판사들의 틈새시장공략으로 통해 새로운 출구를 만들어 낼 있을 것으로 보았다.

최승진 사무국장은 “베스트 중 이른바 단행본 Big 3로 불리는 두란노서원, 생명의말씀사, 규장의 점유율은 높았지만, 상대적으로 생명의말씀사의 경우 온라인에서 약세를 보였고, 규장의 경우 베스트셀러의 종 수는 많았지만 유지기간이 짧았고, 두란노서원의 경우 팀 켈러와 조정민 저자를 제외하면 눈에 띠는 저자가 없었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며 “반면, 소형 출판사들이 기획출판을 통해 수준 높아진 독자들에게 다가섬으로써 베스트에 진입한 것은 주목할 만한 성과라 할 것이다”고 밝혔다.

▲ 최승진 한국기독교출판협회 사무국장

최 국장은 대형 출판사가 아닌 군소출판사의 약진에 주목했다. 최국장은 “100, 비아토르, 샘솟는기쁨, 마음지기, 아르카, 플레로마 등 협회에 가입하지 않았지만 주목할 만한 책을 출판하는 출판사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고, 이들은 대부분 기독교 출판사에서 적게는 10년에서 많게는 20년 이상 일하던 전문인들이 직접 출판사를 세우고 기획출판으로 나선 것이어서 앞으로 더욱 그 행보가 기대되고 있다”며 기존 기독서점과 차별화된 전략이 효과를 보고 있음을 지적했다.

현재 기독출판 책 중에 ▲ 변함없는 고전의 강세 : <5가지 사랑의 언어>, <목적이 이끄는 삶>, <천로역정> ▲ 재출간의 좋은 예 : <어 성경이 읽어지네>, <내면세계의 질서와 영적 성장> ▲ 기획출판의 좋은 예 : <절대 1시간 기도>, <페이버>, <누가복음 뒷조사>, <1세기 교회예배 이야기>, 팀 켈러 시리즈 등을 꼽았다.

전문 독자의 시대! 우리의 독자는 누구인가?

최 국장은 2018년 기독교 출판에서 주목할 만한 사항에 대해 “바로 신학 관련 서적의 증가와 신앙 일반류 서적의 장르변화이다. 즉, 신학 관련 분야의 책은 신학일반, 역사신학, 조직신학, 실천신학 등과 성경공부, 연구, 주석 등을 망라하며 전체의 30%를 훌쩍 뛰어넘는 비중을 차지했다”며 “과거 신학 관련 서적이 목회자들의 영역이었던 것에 비추어 볼 때, 오늘날 신학 관련 서적의 증가(시장점유)는 곧 독자층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특히 이는 신앙일반 서적이 과거 간증류에 편중되었던 것에 비해 오늘날 신앙 일반류가 사회참여, 복음주의, 영성, 훈련 관련 서적들로 다변화 했다는 점과 맞물린다”고 밝혔다.

▲ 기독교서회(종로5가)

199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신앙서적을 읽어냈던 20~30대 독자층이 40~50대가 되면서 좀 더 전문적인 성경, 역사, 문화, 신학을 공부하려고 한 것에서 왔다는 분석이다. <어! 성경이 읽어지네>와 같은 류의 책이 잘 팔리는 것을 봐서 최 사무국장의 지적에 귀를 기울어야 할 것 같다.

최승진 사무국장은 “이를 증명하듯이 설교, 강해 분야에서 역시 예전에는 교회 성도들을 대상으로 예배 시 행했던 설교를 모아서 출판하던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최근에는 책을 출판할 목적으로 처음부터 원고를 구성하고 대상 역시 개별 교회 성도가 아닌 전 성도로 특정하는 설교, 강해서의 흐름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런 흐름 속에서 소외된 영역이 있다. 청년, 청소년, 전도, 선교 등에서 영역의 출판부진이다.

최승진 사무국장은 “단순히 ‘다음세대’를 향한 우려에서 그칠 것이 아니다. 이미 오래 전부터 기독교 서적은 초신자나 불신자들을 대상으로 기획되지 않았다. 심지어 교단의 공과나 성경공부용 책들도 기신자나 성경에 대한 상당한 조예가 있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었다”며 너무 전문적인 내용이 아닌 청소년들이나 초신자, 불신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책들도 출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 문 닫는 것을 공고한 대한기독교서회 직영서점

사회적 이슈! 동성애, 표절, 이슬람 그 한 가운데 선 기독교 출판 

사회적인 이슈에 대해 기독교 출판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

최근 한국사회에 떠오른 ‘동성애’, ‘이슬람’, ‘표절’, ‘미투’, ‘세습’ 등의 사건에 대해 기독출판계에서는 이와 관련하여 어떤 흐름을 보였을까? 최 사무국장은 사회적 이슈와 관련하여 적극적인 출판물을 내놓은 출판사는 IVP출판사를 꼽았다.

최 사무국장은 “미로슬라브 볼프의 <알라:기독교와 이슬람의 신은 같은가>를 필두로 윌리엄 로더의 <동성애에 대한 두 가지 견해>, 그리고 송인규, 양혜원 등이 공저한 <페미니즘 시대의 그리스도인> 등 굵직한 사회적 이슈들마다 이제껏 한국교회는 물론이고 한국 사회에서조차 진보적인 시각을 담은 책들을 발행하여 기독교 내 사회문화 담론을 주도했다고 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슬람에 관련하여 그밖에 <구약성서와 꾸란의 대화>(예영커뮤니케이션), <포용과 나눔으로 중동선교의 시작과 끝을 묻다>(대장간) 등이 비슷한 접근법을 보여준 반면, <만화 이슬람>(생명의말씀사), <누가 진짜 하나님인가? 알라인가 예수인가>(새물결플러스), <이슬람의 왜곡된 진리>(기독교문서선교회) 등은 한국교회의 전통적인 시각, 곧 이슬람에 대한 보수적 탐구와 경계를 나타냄으로써 이슬람에 대한 논의가 비교적 활발하게 진행되었다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 국장은 표절 이슈의 대한 부분도 지적했다. 즉 2015년 처음 페이스북에 신학표절반대 그룹이 개설되면서 활발하게 여러 유명 저자의 작품들에 의혹이 제기되었던 것에 비하면 다소 둔화된 것이 사실이지만, 홍성사, 새물결플러스, 감리교신학대학교, 숭실대학교, 총신대학교 등 주요 출판사와 기독교 대학교들이 직간접으로 포함된 표절이슈가 상당수 발생했다다는 것이다.

최 국장은 “이러한 과정을 통해 다시 한 번 우리 기독교 출판계 및 지식사회에서 논문, 저작의 표절을 심도 있게 다룰 수 있었다는 점은 위안거리로 삼을 만하지만, 정작 본격적으로 표절에 대한 방지책이나 표절여부 판단을 위한 광범위한 협의를 이끌어내는 데는 한참 모자랐던 아쉬움이 있다”고 밝혔다.

심각한 매출감소, 터널은 존재하지 않나? 

한국의 출판시장은 예전보다 못하다. 최승진 사무국장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한국출판저작권연구소(박익순 소장)가 지난 4월 23일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스템의 자료를 토대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 주요 출판사 68개의 2017년 매출액이 전년 대비 1.4% 감소했고, 영업이익이 무려 20%나 감소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6대 대형 온오프서점의 매출액은 소폭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이 반토막 났다고 발표했다.

최승진 사무국장은 “기독교 출판사 가운데 유일하게 목록에든 아가페출판사의 경우 2017년 매출액이 전년에 비해 16억 원이나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4억 원이 오른 8억 원에 그쳤다. 매출 대비 영업이익이 7% 수준임을 고려할 때, 출판계의 불황에 대한 고심이 깊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며 “심지어 대형 온오프서점의 매출액이 소폭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이 반토막 났다는 대목은 개정 ‘도서정가제’의 시행으로 잠시 개선되었던 영업이익마저 무색하게 할 만큼 오프라인 서점의 임대료, 인건비 등 고정비 지출이 운영에 있어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오프라인 서점과 온라인 서점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반대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문제는 시장의 규모가 대폭 감소되고 있다는 점이다. 최 사무국장에 따르면 소규모 가족경영이 대부분인 전국 기독교서점의 매출이 급감하는 상황에서 특별한 대안을 세우지 못하고 불황의 늪으로 빠지는 형국이라는 것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SNS, 블로그, 세미나, 미니 도서전시회 등을 개최하여 독자들에게 직접 다가가는 마케팅이 도입되고 있지만, 제한적인 시간, 공간 등의 여건으로 비용대비 이익이 크게 유의미한 경우는 거의 없다고 분석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최 사무국장은 기독 출판계의 ‘대형 쇼핑타운’ 건설의 필요함을 밝혔다. 한국교회와 연합하여 한국의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필요한 도서 정보를 열람할 수 있는 ‘시장’을 형성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것이다.

최 사무국장은 “단순히 시장의 확대를 통한 수익성의 제고를 의미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오히려 출판문화의 발전을 통해 모든 개별 시장의 수익성을 제고하려는 취지다”라고 밝혔다. 출판시작의 위축은 단순히 책을 읽지 않는다는 것에서 문제를 찾을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기독교 서점이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기독교의 메카라고 불리는 종로5가에서 대한기독교서회이 직영서점이 2018년 12월에 문을 닫는다. 이유는 적자 경영 때문이다.

대한기독교서회는 연합기관으로 직영서점을 운영해 왔다. 그런데 팔리지 않는 책 때문에 문을 닫는 일이 발생했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 변화하는 환경에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한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

기독교서점을 찾는 인구수가 대폭 줄었던 원인이 단순히 책을 읽지 않아서가 아니라는 점이다. 일반서점도 동일한 현상이 있기 때문이다. 출판사 관계자는 기독서점을 찾는 연령대는 50대 이상이고 40대 이전의 연령대를 거의 찾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용품과 책을 중심으로 운영했던 기독서점이 현 상황에 발 빠르게 대처하지 않는 것이 결국 시장의 위축을 가져왔다는 지적이다. 일반서적과 제휴도 모색하고, 서적 배열, 문화 공간 등 다양성을 추구할 수 있도록 변신하지 않는 이상 기독교출판과 함께 장기적인 침체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