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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해도 안 되는 세상, 우리는 ...
북리뷰/ 하완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 했다>
2018년 11월 09일 (금) 16:33:16 장운철 기자 kofkings@amennews.com

<교회와신앙> 장운철 기자흥미로운 제목의 책을 발견했다.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 했다>(하완, 웅진지식하우스,2018)이다. 제목만 그럴싸하게 정한 누군가의 넉두리라고 생각하고 스쳐지나갔다. 흔히 ‘제목 장사’라고 하듯 말이다. 그러나 하루 이틀 시간이 지나갈수록 그 책이 계속 뇌리에 맴 돌았다. 결국 그 책을 손에 들고 계산대로 향했다.

   
 

위 책은 2018년 11월 첫 주, 인터파크, 영풍문고, 예스24, 교보문고 종합 베스트셀러 10위 안에 들었다. 베스트셀러라는 게 올바르게 믿을만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많은 이들의 선택을 받은 모양이다.

작가 하완 씨는 ‘열심히 노력만 해도 안 되는 세상’을 고발하고 있다. 그래서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 했다’는 제목이 나온 것이다. 우리는 무엇을 해도 열심히만 하면 굻어죽지 않는다고 가르침을 받아왔다. 과거에는 그것이 그럭저럭 진실처럼 맞아왔다. 오늘날에도 그 공식이 적용될까?

무라카이 하루키의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내용의 한 대목을 소개하면서 책은 시작된다. 태평양 한 복판에서 배가 뒤집혔다. 한 남자가 바다 한 가운데 튜브를 타고 살아났다. 조난당한 것이다. 조금 후에 한 여인도 튜브에 몸을 싣고 그 남자에게로 다가왔다. 두 사람은 서로를 위로해 주며 용기를 냈다.

여인은 헤엄을 쳐서 이곳을 빠져나가 어디든 가자고 했다. 그렇지만 남자는 동의하지 않았다. 연인 혼자 열심히 헤엄쳐 나갔다. 두 사람은 서로 안 보이게 되었다. 여인은 어느 무인도에 도착했다. 지칠 대로 지쳤지만 모래밭에 SOS를 써가며 구조 신호를 보냈다.

이윽고 구조 헬기가 도착했다. 여인이 구조됐다. 비슷한 시간에 남자에게도 구조 헬기가 도착했다. 그도 구조됐다. 남자는 그동안 튜브에 누워 바다에 떠다니는 음료수 캔을 따 먹고 있었다.

두 사람은 우연히 한 카페에서 만났다. 여인은 그 남자가 구조됐다는 것에 깜짝 놀랬다.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은 그 남자도 죽을 힘을 다해 노력한 자신과 동일하게 구조되었다는 것에 은근히 화가 났다.

작가 하완 씨는 열심히 노력하며 산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이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을 말하고 싶어한다. 좀더 정확히 말하자면 ‘그런 세상’이라는 말이다.

자신의 이야기를 했다. 그는 일러스트 작가다. 그도 여느 학생처럼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노력을 다했다. 나름대로 죽을 힘을 다해 한국에서 유명하다고 하는 미술 대학에 4수만에 입학을 했다. 그런데 그게 전부다.

대학 졸업 이후 남들처럼 열심히 직장생활을 했지만 남는 게 없다. 여유있게 놀러가 보지도 못했다. 허랑방탕하게 살지도 않았는데 모아놓은 돈도 없다. 일러스트 작가로 직장을 2개까지 가지며 크게 달라진 게 없다. 그래서 나이 40이 되어도 결혼은 ‘아직’이다.

노력만 가지고 안 되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혹자는 ‘노력’이 아니고 ‘노오력’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랬더니 어떤 이는 그것으로도 안 되고 ‘노오오-력’이 있어야 한다고 또 말한다. 태어나면서 금수저로 밥을 먹는 이들과의 경쟁에서 어떤 노력도 소용이 없다는 그런 답답한 이야기다.

세상에만 그런 이야기가 적용되는 게 아니다. 교회로 들어와도 그게 잘 보인다.
한 목사님의 넉두리다. 미국 유학도 갖다오고, 나름 관심 분야에 책도 출판한 말 그대로 배울만큼 배운 사람이다.

인터넷과 신문 등에 나온 담임목사 청빙 공고를 보고 관련 서류를 제출했다. 지방에 있는 교회라도 하나님이 가라고 하면 가겠다는 기쁨 마음이었다. 그러나 한 달, 두 달 시간이 그대로 지나갔다.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2-3번 면접 설교를 하러 해당 교회에 방문해 보기도 했지만 결과는 동일했다. 늘 낙방이다.

그 목사님은 후에 알았다. 신문 등의 공고는 요식행위였다는 것을 말이다. 후임 담임목사는 이미 정해진 상태였다. 담임목사의 가족, 친인척 중에서 누구, 또는 그가 추천하는 누군가가 이미 존재해 있다. 실력(?) 있는 장로의 자녀나 친인척도 여기에 해당된다. 자신은 그저 들러리일 뿐이었다.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 세상, 또 어떠한 노력을 하지 않아도 잘 되는 세상. 이렇게 풍자되는 세상 한 복판에서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어떻게 살아야 할까?

세상이 어떻게 흘러가든 ‘열심히’ 살아야 할까? 아니면 그럭저럭 요행을 바라보며 쉽게 살까?

우리에게 잘 알려진 성경 구절이 있다.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이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살전 5:16-18)

여기에서 ‘항상’(always), ‘쉬지 말고’(continually), ‘범사에’(all circumstances)라는 단어가 눈에 들어온다. 무슨 뜻이 들어있나? ‘요행’이나 ‘우연히’라는 뜻보다는 ‘열심히’라는 의미에 더 가깝지 않은가. 당연한 소리다. 하나님은 우리와 관계 맺음을 열심히 하기를 원하신다. 기도생활, 찬양생활, 예배생활 등 어떠한 신앙생활에서도 열심히 하기를 말이다.

열심을 다해 하나님께 나아가야 한다는 말씀은 곳곳에 많이 등장한다.
“항상 기도하고 낙망하지 말아야 될 것을...”(눅18:1)
“모든 기도와 간구로 하되 무시로 성령 안에서 기도하고 이를 위하여 깨어 구하기를 항상 힘쓰며...”(엡6:18)

열심을 다해 하나님께 나아가는 행위 그 자체가 우리에게 기쁨을 준다. 몸은 고되지만 오히려 삶에 힘이 된다. 지혜가 생기고 없던 용기도 불쑥 튀어 나온다.

하나님을 향해 열심히 달려가는 자가 하나님이 맡겨주신 가정, 직장, 비전 등에서 열심히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열심히 사는 인생, 그것 역시 하나님이 기뻐하시기 때문이다. 세상이 어떠한 모양으로 변하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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