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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원하는 것만 믿으려는 사람들
영화 리뷰 / 연상호 감독 <사이비>
2018년 08월 02일 (목) 17:20:51 장운철 기자 kofkings@amennews.com
   
 

<교회와신앙> 장운철 기자용어 하나를 먼저 언급해 보자. 영어를 사용해서 송구하지만 ‘Wishful Thinking’이라는 말이다. 글자대로 번역을 하면 ‘희망사항’ 또는 ‘희망적 사고’라고 할 수 있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이 희망하는 바들이 있다. 서로 간에 다양하다. 아마도 자라온 환경에 영향을 크게 받았을 것이라 본다. 지지리도 가난하게 자란 사람은 ‘돈’이 인생 최고의 ‘소망’으로 자리 잡기가 쉽다. 가족 중에 환자가 있을 경우 ‘건강’이 무엇보다도 우선순위라 생각하는 게 당연하다. 가족에게 ‘관심’을 못 받은 이들에게는 ‘사랑’에 민감하게 된다.

이렇듯 사람들은 자신들의 필요에 따라 알게 모르게 ‘희망적 사고’를 가지고 있다. 사회생활, 대인관계, 금전관계 그리고 신앙생활 중에서 잘 나타난다. 자신의 ‘희망적 사고’로 세상을 바라보고, 판단하고, 결정하고, 행동한다. 그리고 믿음도 그런 방식으로 갖는다. 그래서 흔히 사람들은 ‘믿고 싶은 것을 믿는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다시 말해, 자신이 원하는 것을 믿고, 또 믿고 싶은 것을 믿는다는 말이다.

영화 <사이비>(감독 연상호, 2013)에서 그것이 잘 나타난다. 사람들은 원하는 것만 믿는다는 것 말이다. <사이비>는 에니메이션 영화다. 에니메이션이지만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이다. 수몰예정지 마을이 영화의 배경이다. 마을 사람들은 정부로부터 보상금을 받았다. 이 보상금을 노리며 늑대들이 달려온다. 그 늑대는 주인공 김민철과 최경석 장로다.

영화는 주인공 김민철이 외지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김민철은 탕자다. 술과 노름으로 가산을 탕진하고 외지에서 살았다. 고향이 수몰지역으로 지정되고 보상금이 지급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그것을 목적으로 집으로 돌아온 것이다.
 

   
▲ 주인공 김민철

최경석 장로는 사기꾼이다. 역시 수몰지역 보상금을 노리고 그 지역을 찾았다. 교회를 세워 마을 사람들에게 지급된 보상금을 헌금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물론 이때 마을 사람들에게 소위 ‘비전’이라는 것을 제시했다. 멋진 기도원을 짓고 그곳에서 함께 은혜롭게 살자는 것이다. 최 장로의 목소리 역할을 영화배우 권해효 씨가 했다.

최 장로는 목회 임지가 없는 젊은 목사 성철우를 이용한다. 성 목사는 나름대로 진실하게 목회를 해보려고 했지만, 최 장로 손바닥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최 장로는 아직 헌금을 하지 않은 마을 사람 신도들을 상대로 ‘쇼’를 준비한다. 연극배우 몇 명을 고용했다. 휠체어를 사용하는 지체 장애인과 가족의 역할을 시키고, 어느 날 교회에서 성 목사에게 안수를 받는 순간 벌떡 일어나도록 일을 꾸민 것이다. 그 일은 계획된 대로 진행이 되었고 신도들은 열광의 도가니 속으로 빠지고 만다.

주인공 김민철과 최 장로가 마을 커피숍에서 충돌하게 된다. 이것으로 김민철은 최 장로 얼굴을 익히게 된다. 경찰서로 끌려간 김민철은 벽보에 붙은 현상수배자 명단에서 최 장로를 발견하게 된다. 최경석 장로의 사진이 바로 경찰서 현상수배자 벽보에 붙어 있었기 때문이다. 김민철은 “저 사람 내가 안다. 교회에 있는 사람이다”며 경찰들에게 당장 잡으러 가지며 흥분을 한다. 강짜를 부리는 그를 이기지 못하고 경찰이 그를 대리고 마을로 내려간다.
 

   
▲ 최장로(오른쪽)와 성목사(왼쪽) 

이때 마을 한 집 앞에서 성 목사가 심방을 마친 후 신도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었다. 멀리서 경찰차가 오는 것을 보고 성 목사와 신도들이 발길을 멈춘다. 김민철과 경찰들이 차에서 내리고 양해를 구한 후, 먼저 성 목사에게 현상수배자 사진을 보여준다.

“이 사람 아십니까?”

영화 <사이비>의 클라이막스(climax)가 여기다. 사진을 본 성 목사는 깜짝 놀란다. 모를 리가 없다. 자신의 보스(boss)이기 때문이다. 잠시 생각에 잠기던 성 목사는 경찰들에게 대답을 한다.

“모르는 사람입니다.”

순간 김민철은 소리를 지른다. 화를 낸다. 성 목사가 모를 리 없다고 한다. 경찰은 그 사진을 같이 있던 신도들에게 다시 물어본다. 그러자 신도들도 깜짝 놀라며 대답은 성 목사와 같이 했다. 모르는 사람이라고 말이다.

성 목사와 마을 사람들은 왜 최 장로 사진을 보고 모른다고 했을까? 그들이 원하는 것은 최 장로는 수배자가 아니라는 것이다. 최 장로는 순수하고 진실한 기독교인이며 자신들을 새로운 세계, 평안한 기도원으로 인도할 사람이길 원한다. 그래서 그들의 눈에 수배자 최 장로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원하는 모습만 보였기 때문이다. 그들은 정말로 그것을 사실로 받아들였다. 그래서 경찰이 떠난 후에도 전혀 요동이 없었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행동을 했다.

영화의 결말은 김민철이 분을 이기지 못하고 교회에 방화를 일으킨다. 최 장로는 성 목사와의 다툼에서 피살되고 만다. 보상금은 다시 마을 사람들에게로 돌아갔다. 세월이 한참 지난 후 김민철은 노인이 되어 마을 뒷동산에 올라가 기도하는 것으로 마쳐진다.

   
▲ 최장로와 성목사가 휠체어에 앉은 이가 일어나는 '쇼'를 한다. 

정리해 보자. 사람들은 ‘Wishful Thinking’ 즉, ‘희망적 사고’를 가지고 있다. 자신들이 원하는 바를 믿고 따른다는 말이다. 사람마다 원하는 강조점이 조금씩 다르다. 돈, 건강, 인정, 직장, 대학 등이다. 각자가 자라온 환경의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러한 ‘희망적 사고’가 기독교 생활에서도 나타난다는 것이다. 기독교인은 모두 ‘나는 예수님을 믿습니다’고 고백을 한다. 그렇지만 인생살이 중 어떤 사건이 닥치면 기독교인답게 행동하지 않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 돈, 건강, 인정 등을 중심으로 인생 문제를 풀려고 한다. 아직 신앙의 깊이가 없어서 그렇다고 여길 수 있다. 문제는 ‘희망적 사고’로 이단이나 사이비 종교에 빠지기 쉽다는 데 있다. 진실을 믿기보다는 자신의 ‘희망’을 따르려고 하기 때문이다.

‘희망적 믿음’이 아닌 진실된 믿음으로 진실된 신앙생활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딱 한 가지 방법이 있다. 바로 성경을 중심으로 믿음 생활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데 이조차도 대부분의 신앙인은 옳다고 말을 한다. 그러면서 ‘희망적 사고’로 신앙생활을 한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여호수아는 모세의 뒤를 이어 지도자 바통을 이어받았다. 새로운 지도자가 되어 출애굽한 백성들을 이끌고 요단강을 건너가야 하는 임무를 받았다. 일반적으로 앞선 지도자가 훌륭하면 그 다음 지도자는 피곤한 법이다. 소위 ‘잘해야 본전’밖에 안 된다. 반대로 앞선 지도자가 변변치 못하면 그 다음 지도자는 ‘누워서 떡 먹기’가 될 수 있다. 모세는 신으로 추앙 받을 만큼 훌륭하게 여김을 받은 지도자였다. 여호수아는 힘든 지도자의 길을 갈 수밖에 없게 되었다.

꼭 그것 때문은 아니다. 여호수아는 하나님께 ‘나 못하겠어요’라며 지도자 자리를 거부했다. 여러 가지 부담스러운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자신은 그럴만한 그릇이 되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이때 하나님은 여호수아에게 어떤 말씀을 하셨을까? 두려워하고 소극적인 그에게 용기와 힘을 줄 수 있는 어떤 말씀을 하셨을까? 이때 하셨던 말씀 중 하나가 바로 여호수아 1장 8절이다.

“이 율법책을 네 입에서 떠나지 말게 하며 주야로 그것을 묵상하여 그 가운데 기록한대로 다 지켜 행하라. 그리하면 네 길이 평탄하게 될 것이라 네가 형통하리라”(수1:8)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방법은 성경을 깊이 ‘묵상’하라는 것이다. ‘묵상’(meditation)에는 반복한다는 개념이 들어있다. 마치 소가 되새김질을 하듯 하라는 말이다. 다시 말해 하나님 말씀을 머리로만 기억하지 말고, 삶으로 체득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성경으로 삶이 젖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많은 기독교인들이 성경 말씀을 알고는 있지만 묵상하는 데는 부족하다. 아침에서 묵상하고 점심과 저녁 때도 묵상해야 한다. 무슨 일을 시작할 때도, 마칠 때도, 인간관계에서도, 물질관계에서도, 건강관리에도 묵상을 해야 한다. 깊이 묵상할수록 더욱 좋다.

‘우리 마음 속에는 마치 자동항법장치 같은 게 있다’고 어느 목사님이 말했다. 우리가 열심으로 하나님을 바라보고 따르지 않으면, 자동항법장치가 ‘자기 중심’으로 방향을 잡는다고 한다. 정곡을 찌르는 예다. 깊이 있게 묵상하지 않으면 예수 믿는다고 하는 사람도 ‘자기 중심’으로 삶을 살아간다는 의미다. 자신이 원하는 대로 믿음 생활을 한다는 것과 맥을 같이 한다.

이외 잘 알려진 성경구절도 많다. 딤후 3:16, 히 4:12 등이다.

어떻게 하면 자신이 원하는 대로 믿음 생활을 하지 않고, 진실을 따라 믿음 생활을 할까에 대한 답은 역시 ‘성경’대로다. 그것도 성경을 깊이 있게 묵상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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