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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그리고 풍요의 신 '바알'
2018년 07월 04일 (수) 15:15:30 권영삼 목사 032kwon@naver.com

권영삼 목사 / 광교사랑의교회 담임
 

   

▲ 권영삼 목사

철학자 김용규는 자신이 지은 책 <서양 문명을 읽는 코드 ‘신’>(김용규, 휴머니스트, 2010)에서 신이 인간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다음과 같이 설파한다.

“어느 문명에서든 신은 종교 안에만 머물러 있지 않습니다. 신은 언제나 종교 밖으로 나가 종교 아닌 것들 속으로 스며들어 가지요. 세속적인 것, 일상적인 것, 문화적인 것으로 과감히 침투해 들어갑니다. 신은 사회제도와 전통 안으로, 생활규범과 관습 속으로, 학문 안으로, 문학 속으로, 미술과 건축 안으로, 음악과 공연 속으로 부단히 파고들어가 문화와 문명의 심층을 이룹니다.”(<서양문명을 읽는 코드 ‘신’> p.8)

종교에 대한 철학자의 통찰은 돈을 성찰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맘몬(Mammon)의 사전적 의미는 ‘부, 재물, 소유라는 뜻으로써 하나님과 대적하는 우상 가운데 하나를 이르는 말’로 풀이된다. 그런데 성경에서 대표적인 맘몬의 형태는 바알이다.

안타깝게도 한국교회는 바알 우상을 잘 모른다. 성경에 등장하는 것은 알고 있지만 바알이ᅠ어떤ᅠ신인지 그 정체성을 명쾌하게 설명하기란 쉽지 않다. 또한 이스라엘 역사에서 바알이 어떻게 숭배 받았는지를 파악하는 것도 녹록치 않다. 하나님은 아브라함과 영원한 언약을 맺고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될 것을 약속하셨다(창 17:7-8). 그러나 이러한 언약이 주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이 하나님을 배반하고 바알을 선택할 만큼 바알은 매력적인 우상이다.

나아가 바알이 왜 신앙인에게 위험한지 신학적으로 정리되어 있지 않다. 이 작업은 바알이 신약을 넘어 우리가 사는 시대에 어떤 모습으로 다가오는지를 파악할 수 있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과정이다. 우리 안에 깊숙이 숨겨진 돈 신 맘몬, 그 정체를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다.

우가릿 문서에 나타난 바알 신화

바알에 대한 기원은 ‘우가릿문서’(the Ugaritic Texts)를 통해 접근할 수 있다. 시리아 북부 지중해 연안에 위치한 우가릿(Ugarit)은 주전 6,000년~1,190년경까지 지중해에 인접한 고대 항구도시이자 무역의 중심지였다. 청동기 시대에 번성했던 도시국가 우가릿은 기원전 1,200년경 해양족 침략에 멸망당한 후 1928년에 우연히 그 실마리가 발견되었다.

우가릿의 라스샴라(Ras Shamra·아랍어로 ‘회향의 머리’라는 뜻) 언덕에서 발견된 쐐기문자 형태인 우가릿문서가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이 문서의 토판에는 가나안 종교와 바알 신화가 기록되어 있다. 우가릿 토판문서는 쐐기문자를 사용한 최초의 알파벳 기록이다.

우가릿에서 쐐기문자가 발달한 이유는 사람들의 이동이 잦은 무역항이라는 이점이 있다. 농업 중심의 이집트는 사람 이동이 적어 매우 난해한 그림문자를 사용했지만, 무역으로 사람들의 이동이 빈번한 우가릿은 누가 보아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쐐기문자의 발달을 가져왔다. 더욱이 우가릿은 바다의 폭풍과 해적 그리고 산적과 도둑 등 끊임없이 사람들을 위협하는 존재들과 직면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강력한 신을 의지하는 마음이 강하게 작용했다. 바알 신화는 이러한 사람들의 두려운 마음을 지배하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우가릿문서에는 신화와 서사시가 등장한다. 여기서 신화는 신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이야기이고, 서사시는 신들이 관련되지만 인간들이 주요 인물로 등장하는 이야기를 말한다.

신화에는 우가릿 만신전에서 가장 활동적인 바알(Baal)이 등장한다. 바알은 천둥과 번개의 신이다. 이 신화에서 주신(主神) 엘(El)은 70여 신들의 아버지다. 엘의 아내는 아티랏(Athirat) 또는 엘랏(Elat)인데 구약성경에서는 아세라(Asherah)로 나온다. 혼돈과 바다의 신 얌(Yam·히브리어로 ‘바다’라는 뜻)도 등장한다. 구약성경에는 리워야단(Leviathan, 사 27:1)으로 표현된다. 그리고 죽음과 불임의 신 모트(Mot·모트는 히브리어로 ‘죽음’이라는 뜻)와 바알의 누이 아낫(Anat)이 등장한다. 바알 신화는 정확하지 않고 복잡하다. 그러나 사계절의 변화를 신화 속에 담고 있다는 점에서 자연을 인격화한 신이라고 할 수 있다.

바알은 아버지가 둘이다. ‘하나님’ 또는 ‘신’을 의미하는 ‘엘’과 곡식의 신 ‘다곤’이다. 최고의 신과 풍요의 신을 아버지로 두었으니 바알은 권력과 풍요의 주관자라고 할 수 있다. 바알을 돕는 신들은 강하고 매력적이다. 용맹하고 강한 여전사 아나투는 바알의 오른팔이다. 바알의 세 딸들은 촉촉한 습기와 이슬과 안개다. 장인신(匠人神) 코싸루와하시수는 무엇이든 척척 만들어 내고 나중에 바알의 신전까지 짓는다. ‘포도나무 덩굴과 들’이란 뜻의 구파누와우가루는 바알의 충실한 전령이자 풍요의 하위 신이다.

신화에서 바알은 천둥과 번개로 하늘에서 비를 내린다. 풍우신(風雨神) 바알이 가나안인에게 강력한 숭배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는 까닭은 가나안 풍토와 무관하지 않다. 가나안은 척박한 땅이다. 지중해와 사막 사이에 있는 땅으로써 농사에 불충분한 강우와 가뭄의 영향이 늘 가나안인의 삶에 영향을 미쳤다.

가나안 사람들은 사나운 바다의 혼돈을 경험하고, 조용히 흐르는 산개울이 갑자기 급류로 변하여 삶의 터전을 순식간에 파괴하는 현상을 수없이 목격했다. 게다가 이른 비와 늦은 비가 내려야만 농작물을 수확할 수 있음도 알았다. 비의 신 바알은 가족과 양떼의 다산을 위한 원천으로도 인식되었다.

바알 신화는 바알이 두 신을 꺾는 이야기다. 신화의 전반부는 혼돈과 바다의 신 얌을 꺾는 이야기요, 후반부는 죽음의 신 모트를 꺾고 바알이 부활한 이야기다. 신화에서 죽음의 신 모트는 일시적으로 바알을 압도하여 죽음으로 내몬다. 그러나 바알은 죽어 장사되었다가 다시 살아난다. 풍요와 권력을 바탕으로 바알은 지중해 동부연안 레반트(Levant) 지역에서 생명을 위협하는 혼돈의 세력들 곧 바다, 강, 죽음, 불임에 항거하며 싸운다. 결국, 바알은 혼돈과 죽음을 꺾은 ‘질서와 생명의 신’이다.

이는 지중해 해양성 기후로 인하여 가나안 땅이 몇 달간 건기를 맞아 모든 생명이 죽은 것처럼 인식되다가 겨울비로 인하여 생명의 기운이 움트는 것이 바알의 부활과 조화를 이룬다. 그러므로 생존과 번영을 위해서 인간은 ‘비바람의 신’에게 복종하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이로써 바알은 천상과 지상을 영원히 다스리는 주관자가 되었다. 신들의 영도자이니 당연히 인간을 통치할 자격을 갖춘 셈이다. 이 지점에서 바알의 매력은 극치에 이른다. 본디 바알(לﬠכ)은 주인, 주님, 남편 등을 뜻하는 일반명사지만 훗날 고유명사가 되었다. 바알 신은 인간의 보편적인 욕망을 자극하기에 알맞다.

이처럼 인간이 원하는 거의 모든 것이 투영된 신이 바알이다. 권력과 재물과 풍요를 모두 갖춘 최고의 매혹덩어리인 것이다. 그리고 이런 매혹은 하나님 백성인 이스라엘의 내면까지 삼켜버렸다. 바알의ᅠ모습은 하나님의 백성인 이스라엘에게 물신(物神)이 얼마나 강력하게 우상으로 다가오는지 성경이 증명하고 있다.

   
 

가나안 정복 후 이스라엘 공동체에 침투한 바알 신앙

이스라엘은 홀로 하나이신 여호와 하나님을 믿는 백성이기에 바알은 극소수의 사람들이 몰래 숨어 섬겼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실상은 그 반대다. 구약에서 바알은 이스라엘 안에서도 매우 체계적으로 숭배되었다.

바알이 구약성경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들이 모압 평지에 진을 칠 때였다. 모압 왕 발락은 거짓 선지자 발람을 초청하여 이스라엘을 저주하려고 했다. 그때 발락과 발람은 가나안의 주신이자 농작물과 가축의 다산과 번영을 보장하는 바알 산당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의 진을 보게 되었다.

“아침에 발락이 발람과 함께 하고 그를 인도하여 바알의 산당에 오르매 발람이 거기서 이스라엘 백성의 진 끝까지 보니라”(민 22:41).

이처럼 가나안 땅에 충만했던 바알 신앙은 여호와 하나님을 유일신으로 믿는 이스라엘 백성들 가운데에서 크게 번성했다. 사사기 시대에 접어들자 이스라엘 안에 바알 신전과 바알 제단까지 존재했다. 이스라엘을 구원한 다섯 번째 사사 기드온은 자신의 아버지 집에 있던 바알 제단을 허물고 그 옆에 있는 아세라 목상을 잘라 버렸다. 기드온은 집안과 성읍 사람들이 이를 알게 되면 자신을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을 것을 알고 두려움에 가득 차서 집안의 종 멸 명을 데리고 한밤중에 이 사명을 수행했다.

아니나 다를까, 다음날 아침 바알제단이 사라진 것을 안 성읍 사람들이 기드온을 죽이러 왔다. 그런데 사건은 기드온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법으로 해결되었다. 기대하지도 않았던 기드온의 아버지 요아스가 나서서 기드온의 행위를 변호한 것이다. 요아스는 바알 숭배를 조롱하면서 바알이 진짜 신이라면 스스로를 옹호하게 해보라고 말한다. 바알 제단이 그의 집에 있던 것으로 보아 요아스는 성읍의 족장이었을 것이다.

“요아스가 자기를 둘러선 모든 자에게 이르되 너희가 바알을 위하여 다투느냐 너희가 바알을 구원하겠느냐 그를 위하여 다투는 자는 아침까지 죽임을 당하리라 바알이 과연 신일진대 그의 제단을 파괴하였은즉 그가 자신을 위해 다툴 것이니라 하니라”(삿 6:31).

‘악은ᅠ선의ᅠ결핍’이라는ᅠ어거스틴(Aurelius Augustinus)의 정의는 바알을 성찰하는 데도 큰 도움을ᅠ준다. 구약성경은 하나님의 빛이 비추는 양지를 드러내지만 동시에 응달의 모습도 보여준다. 응달의 가장 어두운 곳에 우상 바알이 있다. 우상은 스스로 존재하는 권능이 아니라 하나님의 결핍이다. 그래서 우상은 결국 인간의 모습이다. 응달은 빛을 가리는 물체의 형상을 고스란히 드러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바알을 보는 것은 내 자신을 보는 것이다. 구약성경을 읽으면서 내 안의 응달에 숨겨진 바알을 있는 그대로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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